이정미 만난 '윤창호 친구들'의 특별한 부탁

[현장] "윤창호법 조속한 통과위해 큰 당 움직여 달라"...법 연내 통과 불투명

등록 2018.11.13 14:50수정 2018.11.1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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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윤창호씨의 친구들이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찾았다. 음주운전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윤창호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이정미 대표는 13일 오전, 국회 정의당 대표실을 찾은 고 윤씨의 친구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윤창호법의 처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고인 희생 헛되지 않도록 최선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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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호법 조속 통과' 약속한 이정미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3일 '윤창호법'과 관련해 국회를 찾은 고 윤창호 씨의 친구 김민진씨 등을 면담한 후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 남소연

 이정미 대표는 고 윤창호씨의 사고에 대해 "우리 사회에 너무나 큰 경종을 울렸다"라며 '이제는 더 이상 이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되겠다'는 굳은 각오를 하게 됐던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주 초월회(매주 첫째 월요일 5당 대표와 국회의장이 만나는 모임)에서 윤창호법이 발의됐는데 이번 정기 국회 안에 반드시 통과시켜, 젊은 청년이 우리사회에 남기고 간 과제를 우리 국회가 답해야 하지 않겠냐며 이야기를 나눴다"라며 "5당 대표가 이를 반드시 통과시키자는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친구들 입장에선 뒤늦은 이야기겠지만,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정의당이 국회 안에서 최선을 다해 윤창호법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이 자리에서 다시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고 윤창호씨의 친구 손희원씨는 "제가 생각하는 정의당은 국민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작지만 강한 정당"이라며 "항상 국회에서 시대를 앞서가면서도 다른 정당들을 이끄는 정당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음주운전과 관련해 정비해야 할 법제도들이 정말 많다"라며 "예방부터 처벌 기준 강화 등 여러 일이 있을 텐데 정의당이 다른 정당이 움직일만한 창의적으로 여러 아이디어를 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부탁했다.

손씨는 이어 "두번째로 정의당이 가장 앞서서 당내 여러 심사기준에서 음주운전 항목을 점검하고, 음주운전 경력에 대해 엄격하게 처리해주셨으면 한다"라며 "정의당이 앞장서서 음주운전 경력자에 대한 공천기준이나 지역위원장의 배제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다른 정당에도 동참을 촉구했으면 한다"라고 제안했다.


또한 "당장 5당 대표·원내대표가 윤창호법을 조속히 통과시키기로 합의한 걸로 알고 있지만, 사실상 행안위와 법사위에서는 안건이 상정조차 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라며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본회의 통과를 제안했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도 동의했는데 실무절차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씨는 "국회에 찾아오는 수많은 억울한 사람들에게 윤창호법이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며 "국민들의 삶과 밀접한 관련 있는 여야 무쟁점 법률이라면, 빨리 통과될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정미 "꼭 다시 보자"
 

고 윤씨의 다른 친구 김민진씨는 "창호가 숨을 거두던 날, 저는 국회에 와서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었다"라며 "그날 도로교통공단 측에서 '20년간 하려고 노력했던 일들을 친구들이 단시간에 해내서 고맙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셨다"라고 회고했다. 그는 "저희는 이걸 저희가 다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 "창호가 사고가 났고, 그걸 어떻게든 알리고 바꿔보자는 심정에서 시작을 알리는 작은 점을 찍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걸 단지 창호 친구들 10명의 여론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온 국민의 여론이라 생각하고 윤창호법이 최대한 빨리 통과될 수 있도록 대표께서 하실 수 있는 최선을 다해주셨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발언을 마치고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이정미 대표는 "범죄를 저질러도 주변에서 처벌받지 않는 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이렇게 해도 된다는 인식들이 존재하는 한 예방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윤창호법이 가지는 의미가 크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머리를 맞대고 사람들이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깊이 얘기해보고 윤창호법에 이어 낼 수 있는 법안이 있는지 여러분과 상의해 제출하겠다"라며 "그럴 때 같이 만나서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정미 대표는 "각 당 대표들이 의지를 낸다면 절차들을 조금 더 앞당길 수 있는 과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분들의 모든 슬픔을 해소할 순 없겠지만 '국회가 우리 얘기에 귀를 기울여 주는구나'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고 윤창호씨는 카투사 복무 중 지난 9월 25일 휴가를 나왔다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뇌사상태에 빠진 윤씨는 46일간 투병했지만, 지난 9일 결국 세상을 떠났다. 윤씨와 동문인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친구들 10명은 '윤창호의 친구들' 모임을 결성하고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안과 특정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포함한 '윤창호법'을 국회에 제안했다. 이 법은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고, 국회의원 104명이 이 공동발의자로 나섰다.

각 당 대표들이 윤창호법의 처리를 약속했고, 쟁점 법안이 아님에도 여야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윤창호법의 연내 통과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환경부장관 임명 강행을 두고 야당이 국회일정 '보이콧'까지 시사한 상황이라, 윤창호법의 처리 여부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이날 국회를 찾은 고 윤창호씨의 친구들은 다른 국회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윤창호법의 빠른 처리를 청원할 계획이다.
#이정미 #정의당 #윤창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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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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