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도 '문전박대' 당한 비정규직 "현수막이 무기인가"

[현장]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국회 앞 천막 농성 돌입... 윤소하 의원 “국회가 부끄럽다”

등록 2018.11.14 14:27수정 2018.11.1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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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비정규직 그만쓰개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단' 대표들이 국회의사당앞에서 ‘파견법 폐지와 노조법 2조 개정’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펼치려다 국회 경위들의 제지를 받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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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비정규직 그만쓰개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단' 대표들이 국회의사당앞에서 ‘파견법 폐지와 노조법 2조 개정’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펼치려다 국회 경위들의 제지를 받고 있다. ⓒ 권우성

   [기사 대체 : 14일 오후 6시 15분]

청와대, 대검찰청에 이어 국회에서도 '비정규직'은 환영받지 못했다.

'비정규직 그만쓰개 1100만 비정규직 공동 투쟁단(아래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1박 2일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은 지난 12일부터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직접 대화를 요구하며 4박 5일 공동행동에 돌입했다.

첫째 날인 12일 광화문에서 집회를 마친 후 청와대 앞으로 행진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했고, 13일에는 서초동 대검찰청 로비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던 대표단 9명 가운데 6명이 퇴거불응죄로 경찰에 체포됐다 3시간여 만에 풀려나기도 했다. 셋째 날 대표단이 찾은 곳은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였다. 대표단 10명은 이날 오후 1시 40분쯤 천막 농성에 앞서 여야 원내대표단을 만나겠다며 국회 본관으로 이동했다.

현수막 펼치려다 제지당해... 윤소하 의원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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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비정규직 그만쓰개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단' 대표들이 국회의사당앞에서 ‘파견법 폐지와 노조법 2조 개정’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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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텐트농성장 찾은 윤소하 의원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에서 텐트농성에 돌입한 '비정규직 그만쓰개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단'을 만나고 있다. ⓒ 권우성

 
대표단은 국회의사당 바로 앞에서 '파견법, 기간제법 폐지와 노조법 2조 개정'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기습적으로 펼치려다 국회 경위들에게 제지당했다. 경위들은 국회 경내에서 집회 시위나 농성은 불법이라며 현수막을 뺏으려고 달려들었고, 몸싸움 과정에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가 손에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결국 경위들에게 현수막을 빼앗긴 대표단은 국회의사당 앞에 앉아 '비정규직 악법 철폐' 등의 구호를 외치며 농성을 벌였다. 한국지엠, 현대자동차, 아사히글라스, 잡월드 등에서 온 비정규직 대표단은 "지난주 목요일(8일)에 여야 원내대표에 면담을 요청했다"면서 "오늘 오후 3시에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와 면담 약속이 잡혀 있어 그때까지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자유한국당은 면담을 거부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원내대표가 외부 일정으로 나가 있어 답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결국 대표단은 오후 3시쯤 윤소하 의원이 직접 찾아와 20여 분 '마당 간담회'를 진행한 뒤에야 농성을 풀고 국회 정문 앞에서 10여 동의 천막을 치고 기다리고 있던 나머지 대표단들에게 돌아왔다. 천막 설치 과정에서도 이를 막으려는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져 대표단 1명이 다리에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기기도 했다.

이날 국회 앞마당에서 대표단과 마주한 윤 의원은 "왜 (비정규직 노동자가) 국회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노상에서 국회의원과 호소 아닌 호소를 주고받아야 하는가"라면서 "국민과 노동자를 위해서 일해야 할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 부끄럽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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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그만쓰개' 국회앞 텐트농성 '비정규직 그만쓰개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단'이 14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1박2일 텐트 농성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저지하는 경찰과 노동자들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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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그만쓰개' 국회앞 텐트농성 '비정규직 그만쓰개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단'이 14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1박2일 텐트 농성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저지하는 경찰과 노동자들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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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그만쓰개' 국회앞 텐트농성 '비정규직 그만쓰개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단'이 14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1박2일 텐트 농성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저지하는 경찰과 노동자들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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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그만쓰개' 국회앞 텐트농성 '비정규직 그만쓰개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단'이 14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1박2일 텐트 농성에 돌입했다. ⓒ 권우성

   "국회의원은 현수막 걸고 천막도 치는데 우리는 왜..."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은 "국회 앞 계단에서 왜 우리가 4박 5일 동안 공동투쟁을 하는지, 왜 문재인 대통령에게 100인이 대화하자고 하는지, 왜 검찰총장에게 만나자고 하는지 기자들에게 얘기하려고 현수막을 펼쳤다"면서 "현수막을 펼치자마자 달려들어 현수막을 빼앗아 갔다, 현수막이 무기라도 되나"라고 따졌다.

차 지회장은 "파견법과 기간제법 만들어 재벌들은 20년 동안 배 터지게 곳간 채웠다, 이제 그 법 없애고 노조법 2조를 개정해야 한다, 온전히 노조 할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사회 말이 되나"라면서 "1박 2일 농성하는 동안 국회는 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천막을 치고 목소리를 내는지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병훈 현대기아차 전주비정규직지회장도 "첫째 날 청와대, 둘째 날 대검찰청, 셋째 날 국회에 왔는데 세 번 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경찰과 국회 방호과 직원들에게 막혔다"면서 "국회의원은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도 하고 현수막도 걸고 천막도 치는데 왜 비정규직 노동자는 안 되나, 이게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인가, 국회의원마저도 노동자들 목소리를 안 들어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은 ▲(노조할 권리 보장을 위한) 노조법 2조 개정과 파견법 기간제법 폐지 공론화, ▲ 불법 파견 사용자 처벌과 정규직 전환, ▲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대표단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습적으로 펼치려던 현수막에도 "재벌을 위한 국회인가, 1100만 비정규직을 위한 국회인가, 파견법 기간제법 폐기 노조법 2조 개정"이라고 적혀 있었다. 대표단은 이날 국회 앞에서 1박2일 농성을 마친 뒤 15일과 16일에는 다시 청와대 앞으로 이동해 비정규직 철폐 문화제와 결의대회를 각각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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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 외치는 '비정규직 그만쓰개 공동투쟁단' 14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에서 ‘비정규직 그만쓰개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단’이 비정규악법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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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 외치는 '비정규직 그만쓰개 공동투쟁단' 14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에서 ‘비정규직 그만쓰개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단’이 비정규악법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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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그만쓰개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단(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이 14일 오후 국회 의사당 앞에 텐트를 치고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 권우성

 
#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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