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근로제 확대 성급" 홍영표와 각세운 최고위원, 왜?

이수진, 민주당 '노동계' 압박 최고위 제동... "장시간 노동 시달리는 노동자 고통 외면"

등록 2018.11.14 16:27수정 2018.11.14 16:32
0
원고료로 응원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은 근로기준법 개정 과정에서 주 52시간제가 전면 적용되는 2022년 말까지 여유를 두고 결정하기로 한 것인데, 당사자를 배제하고 성급하게 결정돼 아쉽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아래 민주당) 최고위원이 1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말이다. 그동안 여러 기자간담회와 여야정상설협의체 합의 등에서 연내 탄력근로제 확대를 강조해 온 홍영표 원내대표 입장과 정면 배치되는 발언이었다. 홍 원내대표도 이 위원의 발언을 같은 자리에서 청취했다. 이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노동계 몫으로 배정한 최고위원이다. 연내 탄력근로제 확대에 대해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수진 "사회적 합의가 먼저"
 
a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영표 원내대표. ⓒ 남소연

 이 위원은 정부 여당이 현행법 상 3개월로 제한한 탄력근로제 기간을 6개월로 늘리고 적용 특례 업종(현 육상운송업,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 운송 관련 서비스업, 보건업) 확대 방침을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 "조삼모사 정책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또한 "기간이 확대 되더라도 경제에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라면서 "소득주도성장의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서는 일관된 정책이 중요한데, 탄력 근로제 확대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권의 일방 통보식이 아닌,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통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향해 경사노위 참여도 함께 촉구했다. 이 위원은 "홍 원내대표의 말처럼 사회적 대화가 중요하다"라면서 "경사노위에 합의를 맡겨야 하고, 민주노총도 사회적 대화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홍 원내대표가 탄력근로제 확대에 대한 민주노총의 입장에 줄곧 비판만 이어온 상황과 다른 모습이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취임 60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민주노총이 너무 일방적이고 말이 안 통한다"라면서 각을 세운 바 있다. 탄력근로제 확대에 대해서도 "고용노동부에서 탄력근로제 적합업종을 선정 작업하고 있고 그 결과를 토대로 결정할 것이다"라면서 "야당과 논의해봐야겠지만 1년은 어렵고 6개월로 추진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정의당 "3달간 주 64시간 초과수당 없이 먼저 일해보라"

한편, 탄력근로제 확대로 노동 시간이 늘어날 경우, 과노동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은 정의당에서도 줄곧 제기돼 온 주장이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김수현 정책실장을 상대로 "(단위기간이) 6개월로 늘어나면 총 26주 동안 13주 동안은 주당 64시간 일하고 13주는 주당 40시간을 일할 수 있다. 그런데 정부는 12주 동안 주당 60시간을 넘긴 경우를 과로사 기준으로 삼고 있다"라면서 "이 내용이 적용돼 비수기 노동시간을 성수기에 쓸 경우, 연장 근로 수당 없이 일을 시킬 수도 있는데, 과로 문제도 그렇고 임금도 제대로 못 받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 역시 '홍영표 원내대표, 노동권을 올리자는 건지 내리자는 건지 분명히 해야 한다'는 논평을 통해 "탄력 근로시간제 확대를 시행하고 싶다면 민주당이 소속 국회의원을 비롯한 전 당직자들이 먼저 시행해볼 것을 권한다"라면서 "석달 간 주 64시간 초과수당 없이 일 해보고 그 후에 논의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홍영표 #이수진 #민주노총 #탄력근로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그래서 부끄러웠습니다"... 이런 대자보가 대학가에 나붙고 있다
  3. 3 [단독] 김건희 일가 부동산 재산만 '최소' 253억4873만 원
  4. 4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5. 5 [동작을] '이재명' 옆에 선 류삼영 - '윤석열·한동훈' 가린 나경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