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커플끼리 아기를 가질 수 있을 때가 올까? "쥐를 가지고 실험 성공했다."

중국 연구진, 정자없이 난자 2개를 이용해 새끼 쥐 탄생. 포유류에서 첫번째 성공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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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용(junyoung7003)등록 2018.11.15 15:15
        

수컷없이 암컷사이에서 태어난 쥐와 교배를 통해 태어난 새끼 쥐 정자없이 두개의 난자만을 이용해 만든 쥐(위쪽)와 교배를 통해 태어난 정상적인 새끼 쥐(아래)이다. ⓒ 조선일보

 
  
 우리는 지금까지 아기는 남녀 사이에만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남녀사이가 아닌 남자, 남자 또는 여자, 여자사이에서 아기가 생길 수 있다면 어떨까? 실제로 지난 2018년 10월 12일 영국의 BBC를 통해 중국의 한 연구실에서 유전자 편집 기술을 통해 동성의 쥐사이에서 최초로 새로운 생명이 탄생했다고 알려졌다. 이는 포유류에서 단성생식이 성공한 첫 사례이다.

 과학자들은 동물복제, 부작용 없는 장기이식 등 의료기술 향상을 위해 여러 기관으로 자유롭게 분화되는 줄기세포를 연구해 왔다. 자연에서 일어나는 단성생식의 경우에는 어떻게 일어나는지 아직 알려진 바는 없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줄기세포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자연에서 핵이 제거되지 않은 난자가 전기적 충격을 받으면 정자가 들어왔다고 착각해 수정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세포는 배아 시기에 배아줄기세포를 생성해 내게 되고 이때 생긴 줄기세포가 각 부분으로 분화하여 새끼가 정상적으로 태어날 수 있도록 한다. 이런 반응은 주로 양서류나 파충류, 조류 등에서 일어나고 포유류에서는 자연적으로 단성생식이 일어나지 않는다.
 
 포유류에서 단성생식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각인 유전자 때문이다. 각인 유전자란 포유류의 상염색체 상에 존재하는 유전자로 다른 양서류나 파충류, 조류에는 존재하지 않는 유전자이다.

 포유류는 부모로부터 각각 한 개의 유전자를 받는다. 그러나 사실 둘 중 하나만 발현되어 특징들이 나타난다. 이 때 받은 각각의 유전자가 모두 발현하게 되면 생명에 지장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둘 중 한 유전자만을 발현시키기 위해 한 유전자에 어떤 변화를 줌으로써 발현을 조절해주는 방법으로 유전적인 질병을 막아준다. 이렇게 포유류는 각인 유전자를 조절해 주는 방법을 통해 새끼가 질병없이 살 수 있게 해 주었다. 예를 들어 키가 각인 유전자라면 큰 키 유전자와 작은 키 유전자 중 1가지만 발현이 일어나 자식이 키가 크거나 작게 된다.
 
 이런 정보들을 토대로 중국의 웨이 리 박사와 연구원들은 암컷과 암컷, 그리고 수컷과 수컷 사이에서 단성생식을 실험했다. 연구원들은 유전적 질병이 생기는 것을 막고자 유전자 편집 기술을 통해 각인 유전자를 조절해 주면 포유류에서도 단성생식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이때 각인 유전자를 조절해서 유전적 질병이 없도록 하는게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  
 

암컷과 암컷사이의 단성생식 방법 암컷과 암컷사이의 인위적인 단성생식을 만드는 방법으로 각인 유전자를 조절해 가능하게 했다. ⓒ 동아사이언스

 
 실험 방법은 다음과 같다. 암컷과 암컷사이의 경우 한 암컷으로부터 받은 염색체 중 절반을 자른 반수체 형태의 배아줄기세포를 만든 다음 발현을 조절하는 각인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제거했다. 그리고 또다른 암컷으로부터 난자를 받아온다. 이후 반수체 배아줄기세포의 핵을 받아온 난자에 넣고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하여 3세트의 유전자를 삭제하고 새롭게 끼워줬다. 그렇게 수정된 난자는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하고 새끼가 자라게 된다.

 수컷과 수컷 사이에서 새끼를 만들어내는 방법은 두 암컷 사이의 경우 보다 좀더 복잡하다. 두 암컷 사이의 경우 하나로부터 난자를 나머지 하나로부터 반수체 배아줄기세포를 받아와 수정시키는 과정인데 수컷의 경우에는 정자와 반수체 배아줄기세포 외에 핵을 제거한 난자가 하나 더 필요하다. 이는 대리모의 자궁에 인위적으로 착상하기 위해서는 난자 형태로 수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수컷의 경우 정자로부터 반수체 배아줄기세포핵을 얻고 이를 핵을 제거한 난자와 합쳐준 뒤 나머지 정자와 수정시켜준다. 그리고 수컷의 경우에는 암컷의 유전자보다 더 많은 양인 7세트의 유전자를 삭제하고 편집했다.
       

수컷과 수컷사이에서 태어난 새끼 쥐 수컷과 수컷사이에서 태어난 새끼 쥐는 48시간만에 생을 마감했다. ⓒ 동아사이언스


 그 결과 암컷의 경우 총 210개의 배아로부터 29마리의 새끼가 태어나는데 성공했다. 여기서 태어난 새끼들은 모두 X염색체만 가지고 있어서 암컷만 부화했다. 연구팀은 단성생식을 통해 태어난 쥐들은 정상적인 생활을 했고 그 가운데 일부는 생식까지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에 반면 수컷과 수컷사이에서 태어난 새끼의 경우에는 얼마 못 가 죽는 차이를 보였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웨이 리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서 포유류도 한계를 넘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웨이 리 박사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통해서 암컷 사이에서의 결함을 제거하고 수컷 사이에서의 번식 또한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테레사 홀름 오클랜드 교수는 이번 실험을 보고 "먼 미래에는 동성 커플 사이에서 아기를 가질 수 있을 때가 올 것이다."라는 긍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반면 라벨바지 박사를 포함하여 몇몇 사람들은 암컷과 암컷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가 정상적일 수 없다는 점과 성공 확률이 매우 낮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현재 자신들의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동성 커플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앞으로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고 윤리적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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