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고, 김종필 흉상 2라운드

총동창회 "흉상 세운다"... 반대 측 "끝까지 막겠다"

등록 2018.11.16 07:47수정 2018.11.1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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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고등학교 총동창회 공주고를 빛낸 얼굴 아래쪽에 고 김종필 전 총리의 사진도 걸려있다. ⓒ 김종술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5·16 군사쿠데타의 주역이었던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흉상이 오는 24일 오후 2시 모교인 공주고등학교에 세워진다. 일부 교직원 및 시민단체는 16일부터 공주고와 공주시청에서 출근길 흉상건립 반대 시위를 하겠다고 밝혔다.

총선을 앞둔 2015년 11월 공주고 일부 동문들이 '흉상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추진하다 <오마이뉴스> 보도 이후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일자 제막식을 취소하고 흉상 건립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관련기사: 공주고, '5·16 주역 김종필 흉상 설치 무기한 연기 http://omn.kr/fkg7 ).

당시에는 정문 좌측에 흉상을 세울 계획이었다. 이번에는 체육관 옆 '동문동산'에 건립할 계획이라고 한다.

"학교 행사를 시민들이 반대하는 것 이해 안돼"
 

공주고등학교 ‘동문동산’에 김종필 흉상을 세우기로 한 자리가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다. ⓒ 김종술

 
15일 학교장의 허락을 받고 흉상을 세우기로 한 동문동산을 찾았다. '본교졸업 저명인사 모교방문' 기념비 뒤로 1982년 6월 5일 전 국무총리 김종필(19회) 대리석도 보였다. 흉상이 들어설 자리는 반듯하게 정리되고 양쪽에는 무궁화가 심어져 있었다.

임재관 공주고등학교 총동창회장은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흉상 건립 배경을 설명했다.
"전에는 공주시장, 국회의원, 서산시장 등 정치하는 분들이 추진했는데 이번에는 총동창회가 한다. 총동창회 이사회에서 이미 흉상 건립안이 통과됐다. 공주고 100주년이 3년 반 남아서 이 일환으로 훌륭한 선배들을 모교에 모시는 것이다. 한 분만 하는 것은 아니고 향후 모든 분을 할 것이다. (2015년) 당시 반대하는 학교 교직원과 협의한 대로 동문동산에 세운다. 

이번 행사는 시 행사가 아니고 학교가 하는 것이다. 학교 행사를 시민들이 와서 시위하고 반대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당시에는 정진석 국회의원이 김종필 후원회장 하면서 세운다고 해서 반대 시위를 한 것인데 이번에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김종필 전 총리의 잘잘못은 역사에서 판단할 것이다. 우리는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후배들이 뭘 배우라고 한일협정 주역의 흉상 세우나"
 

2015년 11월에 공주고에 고 김종필 전 총리의 흉상을 건립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교직원 및 시민단체의 흉상건립 반대 시위가 계속 이어졌다. ⓒ 김종술

 
그러나 여전히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그분이 교내에 흉상을 세울 만큼 그렇게 훌륭한 분이 아니다. 5·16 쿠데타의 주체고 유신의 주체다. 공주고 출신으로 국회의원, 총리까지 했다고 일부 동문이 추진하고 있지만 반대하는 동문도 많다. 흉상을 건립하는 주체도 일부 정치인이 개입되어 있다. 총동창회는 정치인들이 빠졌다고 하는데 정치인들이 배후에 있다고 생각한다."
- 공주고 48회 졸업생인 서영석씨

"김종필씨는 개인의 영달을 위해 쿠데타 세력에 가담하고 굴욕적인 한일협정의 주역이었으며 독재정권 하에서 온갖 부귀영달을 누렸다. 일부 추종 세력이 중심이 되어 개인의 업적을 우상화 하고 치적을 부풀리려고 모교 교정에 흉상을 건립하려는 것이다."
- 공주고 교직원 박종우씨


"후배들이 뭘 배우라고 독재의 앞잡이를 학교에 세우려 하는지 모르겠다. 학교의 문제가 아닌 시민의 수치다. 예전에는 먹고 사는 문제가 앞섰지만, 지금은 김종필 흉상이 있는 학교에 자식을 보내려고 하는 학부모들은 없다."
- 공주시민 박현희씨
 
 

공주고등학교 ‘동문동산’ 본교 졸업 저명인 모교방문 기념자리에 고 김종필 전 총리의 기념비도 있다. ⓒ 김종술

지난 2015년 흉상 건립 논란 당시 공주고 박종우 교사가 다른 공주고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교사(52명 응답): 반대(47명, 90.4%), 찬성(5명, 9.6%)
학생(245명 응답): 반대(213명, 86.9%), 찬성(32명,13.1%)


이에 대해 일부 동문과 흉상 건립 찬성 측에서는 설문조사 결과가 조작되었다고 주장했고, 박 교사는 개인이 아니라 다수의 교사가 설문조사 작업에 참여했다며 반박한 바 있다.
#김종필 #공주고 #흉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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