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시장경제 수호'하겠다면, 삼성바이오 처벌 요구해야

이른바 자유민주주의 세력, 기득권 방어 때만 자유시장 들먹여

등록 2018.11.16 12:07수정 2018.11.16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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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연수구에 있는 삼성 바이오로직스. ⓒ 연합뉴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2015년 회계처리기준 변경이 고의였다고 결론을 내렸다. 회계처리에 부정이 있었다는 것이다. 증선위는 대표이사 해임을 권고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회사에 대해서는 거래중지를 결정했다. 또한, 이번에 파장이 큰 결론을 내린 증선위와 한국거래소는 2016년 상장 관련 규정을 개정해 3년 연속 적자였던 삼성바이오의 코스피 상장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부기관과 민간 기업의 '합작품'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으로 그려지는 듯해 한숨을 짓게 만든다. 기업에게 불리한 규제와 결정을 내릴 때마다 자본주의 사회의 '자유'를 외쳤던 집단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할지 참 궁금하다. 또한, 그들이 말하는 자본주의는 무엇인지 그 실체 또한 알고 싶다.

자본주의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작동 원리이자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한번 장착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가꾸고, 돌봐야 한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언제든지 망가지고, 멈출 수도 있다. 그래서 자본주의 시장에서는 꼭 필요한 기제들이 존재한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먼저 신뢰다. 특히 주식을 포함한 금융시장에서는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정부 정책에 대한 예측 가능성에서 신뢰가 쌓이게 된다. 그런데 이번 삼성바이오 문제처럼 성장 가능성을 눈속임하고, 이를 감시할 정부기관조차 이에 동조했다는 의심을 사 자본주의의 신뢰를 중대하게 훼손했다. 신뢰를 바탕으로 삼성바이오에 투자한 사람들은 현재 소송을 준비 중이다.

두 번째,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칙이다. 이 원칙은 국가가 만든 법률과 제도로 모습을 드러낸다. 시장의 모든 기업이 공평한 원칙 위에서 정당한 이윤을 추구할 때 건강한 자본주의가 만들어진다. 삼성바이오는 2016년 11월 코스피에 상장됐다. 당시 증선위와 한국거래소가 '시가총액 6000억원, 자본 2000억원 이상' 조건을 충족하면 상장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한 덕분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이 규정으로 상장한 기업은 삼성바이오가 유일하다. 원칙이 무너진 순간이었다.

세 번째, 신뢰와 원칙이 무너졌을 때 받아야 할 처벌이다. 이는 자본주의라는 사회의 시스템을 파괴한 행위에 대한 벌칙이자 이로 인해 금전적 손해를 입은 경제 주체들에 대한 보상이다. 삼성바이오가 회계 부정을 하도록 지시한 책임자 등 관계자와 증선위, 금융감독원 등 정부기관은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자본주의 시스템을 훼손한 행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사회의 자유를 강하게 주장하는 집단이 '사랑하는' 미국은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기업의 부정 행위에 대한 강력한 법규를 가지고 있는 미국에서는 삼성바이오 같은 일은 잘 일어나지 않지만 미국이 기업 회계부정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사례가 있다.

2001년 약 2만 명의 직원을 보유한 미국 엔론의 회계부정(분식회계)이 드러났다. 이 사건으로 당시 엔론의 회장이었던 케네스 레이 회장과 최고경영자 제프리 스킬링은 사기와 내부자 거래 등으로 각각 징역 24년 4개월, 24년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회사는 파산했다. 또한, 엔론의 외부 감사를 맡고 있던 미국의 5대 회계법인 중 하나였던 아서 앤더슨은 영업정지를 당하고, 결국 파산하게 됐다.

미국의 자본주의를 닮고자 애쓰는 우리나라. 정부의 규제가 등장할 때마다 방어 논리로 미국 자본주의를 말하는 사회. 그러나 정작 자신들에게 불리한 상황에서는 미국 자본주의가 생명처럼 여기는 신뢰와 원칙은 말하지 않는다. 지향하는 철학의 원칙도, 논리적 일관성도 없다. 공동체를 위하는 척하면서 자본주의를 들먹이지만, 결국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방어하기 위함이다.

이번 삼성바이오 사태는 이어지는 검찰 수사에서 또 한 번의 변곡점을 맞을 것이다. 시민단체는 삼성합병 재수사와 삼성물산 감리 즉시 착수를 주장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말 많고, 탈도 많은 국민연금까지 연관돼있어 삼성바이오 투자자뿐만이 아니라 전 국민의 관심 대상이 된다.

또한, 대한민국의 대표 기업 삼성의 승계 작업과도 직결되는 이번 사태는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파장과 논란이 계속될 것이다. 최종 결론이 한 기업과 기득권의 영역을 공공히 하게 될지, 대한민국 자본주의의 신뢰와 원칙을 다시 세우는 시발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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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무원노동조합 정책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사회 이슈, 사람의 먹고 사는 문제에 관심 많은 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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