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 욱일기라니..." 캐나다 한인학생의 청원

밴쿠버 인근 랭리 소재 한 학교 교실에... 한인학생들 '체인지'에 청원

등록 2018.11.19 09:57수정 2018.11.1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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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학생들이 학교 측의 욱일기 게양에 반대해 올린 청원. ⓒ 송주연

  
"욱일기를 제발 내려주세요!"

캐나다 밴쿠버 인근 도시 랭리(Langley) 소재의 한 세컨더리 스쿨(한국의 중·고등학교에 해당) 교실에 일본 욱일기가 게양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캐나다와 북미지역에서 영향력 있는 청원사이트인 '체인지'(www.change.org)에 지난 18일 한 한국인 학생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이 학교 9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라고 소개한 청원글 게시자는 얼마전 학교 210호 교실에 욱일기가 걸려 있는 것을 봤다면서 학교 측이 욱일기를 내릴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달라고 청원했다.

복도를 지나가면서도 볼 수 있는 위치에 걸려있는 욱일기를 본 이 학생은 다른 한인 학생들과 함께 담당 선생님을 찾아가 욱일기를 치워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선생님으로부터 "이것은 역사교육의 일환이니 내릴 수 없다"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이후, 학생들은 지속적으로 선생님에게 메일을 보내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담당 선생님은 "토론해 보자"라고 제안했을 뿐이라고 한다. 학생들은 이 문제는 토론할 만한 거리가 아니라고 판단했고, 이를 '체인지'에 알려 과거 일본 제국주의가 저지른 일들을 알리기로 결정했다. 
  
대표로 글을 올린 이 학생은 청원글에서 "많은 사람들이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가 저지른 일에 대해서는 반인륜적인 범죄로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일본 제국주의가 저지른 만행에 대해서는 같은 기준으로 보고 있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의 파시즘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많은 국가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본은 이런 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제국주의를 자랑스러운 역사로 바라보는 시각도 가지고 있다"라며 "2015년 한국의 위안부에 대해 사과를 한 자세에서도 진심이 느껴지지 않아 많은 한국인들이 분노했다"라고 알렸다. 

이 학생은 "나의 할아버지 세대가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온다"라며 "잔인한 과거를 상징하는 욱일기를 교실에 걸어 놓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욱일기가 받아들여지는 학교는 인종차별주의와 성차별주의 역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학생들의 청원에 캐나다와 북미 지역의 교민들이 서명에 동참하고 있다. 19일 오전 9시 50분(한국시각) 현재 7400명 이상이 이 청원에 동의했다.

랭리는 밴쿠버 외곽에 있는 도시 중 하나로 최근 한국인 유학생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중 하나다.

☞ '체인지' 청원 글 보기(http://chn.ge/2S10DbR)
 
#욱일기 #캐나다 #랭리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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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상담심리사. 심리학, 여성주의, 비거니즘의 시선으로 일상과 문화를 바라봅니다. 모든 생명을 가진 존재들이 '있는 그대로 존중받기'를 소망합니다.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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