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틀리는 아이... 자라서 무엇이 될까?

[꾸러미 읽기] '왁투', 무엇이든 삼켜버리는 마법상자', '실수 왕 도시오'

등록 2018.11.21 14:45수정 2018.11.21 14:45
0
원고료주기

겉그림 ⓒ 북극곰

 
ㄱ. 서운해 하지 마

<왁투>
 이미성 글·그림
 북극곰
 2018.6.28.


아주 작은 대목 때문에 토라집니다. 커다란 일 때문에 토라지는 일은 드물지 싶습니다. 삐치거나 서운해 할 적도 엇비슷해요. 커다란 일로 삐치거나 서운하기보다는 자잘한 일 때문에 삐치거나 서운합니다.

그림책 <왁투>에 나오는 젊은이도 문득 작은 한 마디, 한 가지, 하루 모습 때문에 어쩐지 서운합니다. 그런데 그때에 곰곰이 생각해 본다면, 우리를 서운하게 하거나 토라지게 했다는 그 일은 우리가 삶을 어느 한 갈래로 똑같이 바라보기보다는 여러 갈래로 넓거나 깊게 바라보도록 이끈다고 할 만합니다.

이렇게 하니까 이렇게 되고, 저렇게 하니까 저렇게 되는 결을 넘어서는 자리가 있으니, 이를 새롭게 배우도록 북돋운다고 할 만하지요. 어쩌면 서운하거나 토라진 마음을 다스리기는 어려울 수 있어요. 더욱이 서운함이나 토라짐은 '나'만이 아니라 '너'도 느낄 만하지요.

서로 쳇쳇거립니다. 다 같이 쳇쳇댑니다. 부디 쳇쳇질은 조용히 마무리할 수 있기를, 하늘을 올려다보고 구름을 느낄 수 있기를, 마음에 바람을 담기를 빕니다.
 

겉그림 ⓒ 고래이야기

 
ㄴ. 왜 부아가 났니

<무엇이든 삼켜버리는 마법상자>
 코키루니카
 김은진 옮김
 고래이야기
 2007.9.20.


싫어하는 사람 눈에는 아무것도 안 보이기 마련입니다. '싫다 = 마음에 안 들다'인 터라, 마음에 안 드는 한 가지뿐 아니라 다른 것까지 온통 눈앞에서 사라지고 마음에서도 자리를 못 찾습니다.

좋아하는 사람 눈에는 모든 것이 보이기 마련입니다. '좋다 = 마음에 들다'인 터라, 마음에 드는 한 가지뿐 아니라 다른 것까지 눈앞에서 반갑게 나타나고 마음에서 신바람내며 춤춰요.

<무엇이든 삼켜버리는 마법상자>를 보면 처음에 아주 작은 한 가지가 싫었던 아이는, 이 싫은 한 가지가 발판이 되어 온갖 것이 다 싫습니다. 싫어서 치우고 싶고, 또 싫어서 치우고 싶으며, 자꾸자꾸 싫어서 몽땅 치우고 싶어요. 자, 그러면 이 아이 곁에는 무엇이 남을까요?

아무것도 안 남겠지요. 다 싫으니까요. 이리하여 다 싫어서 '이것 너무 싫어!' 하고 외칠 적에는 아이마저 어디론가 사라지겠지요? 다시 말해서, 싫어할 적에는 누구보다도 우리가 스스로 싫은 모습이에요. 싫어할 적에는 바로 나부터 잃어버리고, 내 참마음을 잃으니, 내 하루를 잃고, 내 삶을 하나하나 잃겠지요.

싫어하거나 좋아하기에 앞서 차분히 바라볼 노릇이고 생각해야지 싶어요. 즐거운 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스스로 찾아내야지 싶어요.
 

겉그림 ⓒ 북뱅크

 
ㄷ.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면 돼

<실수 왕 도시오>
 이와이 도시오 글·그림
 김숙 옮김
 북뱅크
 2017.4.10.


툭하면 뭔가 깨거나 엎어지는 아이가 있습니다. 걸핏하면 말을 틀리거나 더듬는 아이가 있습니다. 이 아이는 자라서 무엇이 될까요?

어려서 늘 넘어지거나 어긋난다면, 이 아이는 앞으로 늘 넘어지거나 어긋나는 어른이 될까요? 어쩌면 뭔가 깨거나 엎어지면서 이러한 손놀림이나 몸짓이 어떠한 결인가를 배울 수 있고, 자꾸 말을 틀리거나 더듬다가 말결이나 말살림을 새로 익힐 수 있습니다.

<실수 왕 도시오>는 으레 뭔가 엉뚱하게 하거나 엉터리로 하는 아이가 부대끼는 어린 나날을 그립니다. 이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이 같은 모습일 수 있는데, 이러한 나날을 누린 터라 어른이 되고 나서 둘레 아이들한테 '좀 넘어져도 된단다' 하고 너그러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습니다. 참말로 이 잘못투성이 아이는 어른이 되어 그림책 그리는 사람이 되었고, 스스로 어릴 적에 겪은 이야기를 이 그림책으로 담아내어요.

살면서 늘 배웁니다. 틀리면 틀리는 대로 배우고, 잘못하면 잘못하는 대로 배웁니다. 맞으면 맞는 대로, 잘하면 잘하는 대로 배워요. 언제나 배우는 하루이니 언제나 새롭게 나아갈 만합니다. 가만히 지켜보면서 가다듬습니다. 하나하나 살피면서 북돋웁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글쓴이 누리집(blog.naver.com/hbooklove)에도 실립니다.

실수 왕 도시오

이와이 도시오 지음, 김숙 옮김,
북뱅크, 2017


왁투

이미성 지음,
북극곰, 2018


무엇이든 삼켜버리는 마법상자 - 개정판

코키루니카 글.그림, 김은진 옮김,
고래이야기, 2017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한국말사전을 새로 쓴다.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우리말 꾸러미 사전》《우리말 글쓰기 사전》《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AD

AD

인기기사

  1. 1 지뢰 묻혔는데 직진 명령? 중국인 병사는 이렇게 한다
  2. 2 여자의 몸은 어디까지 음란한 걸까
  3. 3 '지소미아 연장'에 목매는 미국... 왜냐면
  4. 4 "수사해서 문제 없으면 스톱해야 하는데... 특수부 자제 못해"
  5. 5 화랑대역 유명 빵집의 위기 "이럼 우리만 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