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없이 출범한 경사노위
문재인 "민주노총 빈자리 아쉽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식 출범... "노동-경영계는 국정의 동반자"

등록 2018.11.22 16:29수정 2018.11.2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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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노위, 출범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출범식 및 본위원회 1차 회의에 위원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사회적 대화기구이자 대통령 자문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문성현, 아래 경사노위)가 22일 공식 출범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문성현 경사노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경사노위 공식 출범식 겸 1차 회의가 열렸다. 경사노위는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직후 노사정 합의로 만들어진 사회적 대화기구다.

경사노위에는 '청년'(김병철 청년유니온위원장)과 '여성'(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 '비정규직'(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중소·중견기업'(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과 '소상공인'(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대표들이 참여, 총 18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이를 두고 이날 공식 출범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경사노위는 청년, 여성, 비정규직, 중소기업, 중견기업, 소상공인 등 그동안 소외됐던 분야의 대표들이 참여함으로서 명실상부한 한국형 사회적대화 기구로서의 대표성을 갖췄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공익위원으로는 김진 변호사(법무법인 지향)와 신연수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이계안 2.1지속가능연구소 이사장, 박봉정숙 한국여성단체 성평등연구소장이 참여한다. 이날 공식 출범식과 첫 회의에는 민주노총을 제외한 17명의 위원들이 참석했다.

"사회적 대화 복원과 대타협이 참으로 절실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사노위 공식 출범식에서 "저는 그동안 사회적 대화 복원과 대타협이 참으로 절실하다는 것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해왔다"라며 "당면한 고용위기, 비정규직 문제, 노동시간 단축, 노동기본권 같은 노동현안은 물론 주력산업의 구조조정도 노사관계가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성장, 고용 없는 성장, 양극화와 경제불평등, 저출산 고령화의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는 데도 경제주체들이 큰 틀에서 합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다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로 나가기 위해 경제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가고 있다"라며 "우리가 추진하는 사람중심경제, 노동존중사회, 포용적 성장과 포용사회,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는 정부의 노력만으로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경제주체들이 지혜를 모으고 양보와 타협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만 가능하다"라며 "역사적으로 사회적 대타협은 한 국가의 경제 사회적 대전환을 이끌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대립이 아니라 협력의 관계"

문재인 대통령은 '역사적인 사회적 대타협'의 사례로 독일의 하르츠 개혁과 네덜란드의 바세나르 협약을 들었다.

하르츠 개혁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재임하던 지난 2002년 2월 구성된 하르츠위원회에서 제시한 4단계 노동시장 개혁방안을 가리킨다. 바세나르 협약은 임금동결(노조)-노동시간 단축(기업) 등 지난 1982년 11월 네덜란드의 바세나르에서 타결된 노사정 대타협을 말한다.

그는 "독일은  하르츠 개혁, 네덜란드는 바세나르 협약을 통해 저성장과 고실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재도약과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기반을 다졌다"라며 "우리도 20년 전 노사정위원회를 설립해 IMF 외환위기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한 경험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노동계와 경영계를 국정의 동반자로 생각하는 저와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라며 "우리는 대립이 아니라 협력의 관계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를 살리고 양극화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포용국가로 가기 위해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는 함계 협력해야 한다"라며 "자기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투쟁하는 게 아니라 대화와 타협 양보와 고통분담을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것이) 사회를 이끄는 책임있는 경제주체로서 가져야 할 시대적 소명이다"라며 "이제 새롭게 출발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그 중심이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빠른 시일 내에 참여해주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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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노동계 대표들에게 발언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첫 회의에서 재계·노동계 대표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적 대화의 주체는 노동계와 경영계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라며 "과거에는 정부의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노사정위원회를 활용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새로 출범하는 경사노위는 의제선정, 논의방식, 결론도출의 모든 과정에서 노동계와 경영계의 자율적인 대화와 타협을 최우선 하도록 하겠다"라며 "정부는 공정한 중재자로서 노동계와 경영계간의 이견을 좁히고 정책을 실현하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특히 그는 "다만 우리 경제사회 문제를 변화시키는 주체로서 그에 걸맞은 책임성도 당부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사회적 대화의 참여와 지속성이 중요하다"라며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면 제도의 틀 안에서 대화를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경사노위 출범식에 불참한 민주노총을 두고 "그런 점에서 오늘 민주노총의 빈자리가 아쉽다"라고 말한 뒤 "민주노총은 노사정대표자 회의, 논의 과정에서 사회적 대화에 대한 의지와 진정성을 보여주었다"라며 "민주노총이 빠른 시일 내에 참여해 주길 희망한다, 민주노총의 참여야말로 노동계에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당부했다.

"광주형 일자리, 합의 이뤄지면 정부 지원 아끼지 않을 것"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모든 경제주체들이 사회적 국가적 목표를 함께 달성하기 위해 고통을 나누겠다는 마음 자세를 당부한다"라며 "양보와 타협 없이는 한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방의 희생만을 강요한다면 타협도 어렵고 이행도 어렵다"라며 "서로가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대화를 통해 절충안을 이끌어내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한다"라고 주문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최근 광주형 일자리가 마지막 협상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라며 "사회적 타협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기업은 경쟁력을 갖고 지역이 발전할 수 있는 상생형 일자리 모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고용위기에 빠진 우리 경제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라며 "통 큰 양보와 고통분담을 통해 꼭 성공하기 기대한다, 합의가 이뤄질 경우 정부도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라고 합의 이후 적극적 지원을 약속했다. 

노사상행형 일자리 모델로 주목받았던 광주형 일자리는 근로시간과 임금이 각각 '주 44시간 근무와 임금 3500만 원'에서 '주 40시간 근무와 임금 추후 결정'으로 바뀌고, '5년간 임금 및 단체협약 유예 조항'이 빠지면서 교착상황에 빠졌다.

"우리 정부에서 다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안전망개선, 노사관계발전 위한 법제도 개선, 안전한 일터를 위한 산업안전, 디지털전환 또는 4차 산업혁명과 노동의 미래 등 노동현안이 산적해 있다"라며 "국민연금 개혁과 노후소득 보장 같은 우리의 장기 비전도 논의하고 합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에서 다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조급하게 마음 먹지 말고 작은 성공부터 이뤄내 성과를 쌓아 나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에서 취약계층 소득보장 강화와 관련된 첫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냈다"라며 "ILO 협약관련 법제도 개선도 서로 양보하고 타협해 조속히 합리적 대안을 찾아주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그는 "위원회가 사회적 대화기구로서 그 위상을 굳건히 해야 사회적 합의의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라며 "저도 위원회의 합의가 실질적인 구속력과 실천력을 가질 수 있도록 대통령으로서 권한을 다해 보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문재인 #민주노총 #문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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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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