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득 할머니 밝혔던 1억원 반납 절차 진행해야"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 밝혀

등록 2018.11.24 12:47수정 2018.11.2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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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남망산공원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조형물인 '정의비'. ⓒ 윤성효

 
"한국정부의 공식적인 화해치유재단 해산 발표를 환영하며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아래 시민사회와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합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에 한일정부가 조속히 나설 것을 촉구한다."

여성가족부의 화해치유재단 해산 발표에 대해,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통영거제시민모임(상임대표 송도자)는 11월 24일 낸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그동안 피해자와 관련단체, 국내외 시민사회, 국제기구에서 끈질기게 요구해왔던 재단해산이 2015한일합의 3년이 다 된 시점에서야 나왔다"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에 환영을 표한다"고 했다.

아래는 입장문 전문이다.

화해치유재단해산 발표에 대한 입장

드디어 정부가 공식적으로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을 발표하였다. 이는 2015한일'위안부'합의가 무효임을 공식화하는 실질적 조치 중 하나로 여기며, 우리는 환영의 뜻을 표한다.

졸속적이고 기만적인 '2015 한일합의'가 발표된 지 어언 3년이 다 된 시점에서 나온 여성가족부의 이번 조치는 그간 참담한 고통을 감내하며 2015 한일합의의 무효화를 위해 외쳐온 생존피해자와 시민사회, 그리고 국제사회의 포기하지 않은 노력의 결과라 할 것이다.


피해자를 배제한 채 비민주적 절차와 과정인 밀실야합으로 생겨난 한일합의는 생존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를 짓밟아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절망을 안겨준 참사였다. 그럼에도 피해자와 시민사회의 무효선언과 끈질긴 무효화 운동은 국제사회의 지지와 연대를 견인하였고, 마침내는 정부의 여러 입장 표명을 이끌어내었다.

2017년 5월 아베 신조 일본총리에게 전한 문대통령의 '2015 한일합의' 발언을 시작으로, 일본군'위안부'해자문제 합의 검토 TF출범, 검토보고서 발표, 이어진 2018년 대통령 신년사와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위안부'합의 처리 및 방향 등, 일련의 정부 입장발표는 10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화해치유재단 해산이라는 하나의 실질적 조치를 내놓았다. 더불어 재단 해산을 위한 법적 절차를 즉시 이행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또한 재단 잔여기금(약 57.8억원)과 위로금 10억엔에 대한 정부예산충당금(양성평등기금사업비 103억원 편성) 처리는 피해자와 관련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여가부의 이번 발표를 환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려도 든다. 이 발표가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기에 해산의 법적 절차가 또 얼마나 걸릴지, 위로금 10억엔 반환조치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를 없애기 위해서는 화해치유재단 해산절차와 10억엔 반환을 위한 로드맵을 수시로 피해자, 관련단체와 협의하여 마련하고 국민들에게 알리는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이행해가야만 할 것이다. 또한 이번 발표를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조치도 따라야 하리라 여긴다.

또 하나, 화해치유재단 해산발표에 따라 정부가 마땅히 뒤따라해야 할 것은 피해자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이다. '2015 한일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재단은 일본정부의 대리인 역할을 자처하며 기만적인 언행으로 피해자들에게 크나큰 고통과 상처를 주었다.

그 대표적인 피해자가 바로 고 김복득 할머니시다. 100세가 다 된 고령의 피해자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한 사실은 이미 2017년 언론보도를 통해 적나라하게 알려져 있다. 조카가 수령한 위로금 1억을 수차례에 걸쳐 반납의사를 밝혔으나, 화해치유재단의 거부와 여성가족부의 무관심과 무책임으로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한 채 2018년 7월 눈을 감으시고 말았다.

김복득 할머니는 가장 많은 피해자가 난 곳인 경상남도 지역에서 일본군'위안부'문제해결의 구심점이 되어 운동을 이끌어 오신 분이다. 생전에 "나는 돈도 필요 없다. 일본이 참말로 잘못했다는 그 한마디면 된다, 다른 거 없다"라며 일본정부의 공식적인 사죄 한마디만을 바라시던 할머니, 말은 잘 못하지만 자신이라도 나서야 한다며 오랜 세월 해결운동의 앞에 나서는 것을 마다 않으셨던 경남 최고령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김복득 할머니.

이제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시작하는 지금, 여성가족부는 피해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를 해야 한다. 동시에 김복득 할머니가 생전에 밝혔던 위로금 1억원 반납절차를 진행하여, 살아생전 일본군'위안부'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길을 걸어오신 할머니의 발걸음이 헛되지 않도록 조속히 나서줄 것을 요청한다.

한국정부는 이번 화해치유재단 해산 선언으로 '2015 한일합의'의 무효화를 공식화했다. 반민주적 절차와 반인권적 내용과 이면합의로 점철된 한일합의는 더 이상 "일본군'위안부'문제 의 최종적 불가역적 해결"이 될 수 없다. 이제 일본정부는 피해자와 국제사회의 준엄한 요구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남은 과제는 정부가 이미 표명했듯이 피해자중심주의 원칙아래 시민사회와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합하는 일본군'위안부'문제의 정의로운 해결로 조속히 나아가는 것이다. 일본군'위안부'문제의 정의실현으로 피해자의 인권명예회복은 물론, 지금도 전쟁 하에 자행되고 있는 전시성폭력에 경종을 울려 차별로 인한 폭력과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미래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한 국가적 책무를 이행해 가야만 할 것이다.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통영거제시민모임
#정의비 #화해치유재단 #김복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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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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