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놈만 패는' 김성태, 연일 박원순 때리기..."눈에 뵈는 게 없다"

26일까지 일주일간 공식 발언 때 빠짐없이 언급... 당 대표 선거 노리나

등록 2018.11.26 16:27수정 2018.11.2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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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엄청난 채용비리와 고용세습을 지금 은폐하려는 것이다." (11월 16일)
"박원순 시장의 요즘 자기정치가 도를 넘고 있다." (11월 19일)
"항간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눈에 뵈는 게 없다더라." (11월 26일)


'한놈만 패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박원순 서울시장을 타깃으로 잡은 것일까. 박원순 시장을 향한 김성태 원내대표의 공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최근 발언들을 살펴보면 이같은 내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 한 주만(11월 19일-23일) 하더라도 19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20일 의원총회, 22일 비상대책위원회, 23일 의원총회까지, 회의가 없었던 21일 수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박원순 시장을 공격했다.

김성태 "박원순, 대통령병 환자가 아닌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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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장 향하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자유한국당과 서울시의 갈등이 촉발된 건 지난 국정감사부터다. 자유한국당은 서울시교통공사 채용세습 고용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그 배후로 박원순 서울시장을 지목했다. 자유한국당은 이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대여 전선을 강화했고, 여당은 사실로 밝혀진 게 아무것도 없다며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보고 국정조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김 원내대표가 박 시장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부터다.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이 '박원순 지키기'에 나섰다는 게 발언 요지였다. 간헐적인 공방은 김 원내대표가 16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재명 시장에 비해 엄청난 특혜를 제공받고 있다"라며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나서서 박원순 지키기라도 해야 할 피치 못할 사정이라도 있으면 국민들에게 호소를 하라"라고 포문을 열면서 격화됐다.

19일에는 "대통령병 환자가 아닌 이상 한때는 서민체험 한다고 옥탑방 가더니 이제는 노조집회에 나가 나는 문재인 정부와 자기는 다르다고 하는 게 본인이 생각해도 너무 노골적이고 시기상조 아닌가"라며 "자기정치를 심하게 하다가 낭패보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잘 돌아보기를 바란다"라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그는 "야당이 사실상 내년도 예산심사까지 보이콧하면서 국정조사하자고 해서 제일 큰 이슈로 떠올랐다"라며 "민주당이 곤욕스럽게 방어하느라고 땀 흘리는데 (박원순 시장은) 그 뭇매를 감내하고 있는 민주당 동지들을 너무 서운하게 만들지 마라"라면서 "이렇게 하면 틀림없이 다음 차례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될 거다"라고 저주를 퍼부었다. 박원순 시장이 탄력근로제 등을 두고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한국노총의 집회에 17일 참여한 것을 두고 비난한 내용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20일에도 "서울교통공사에서 비롯된 고용세습 비리를 온 국민이 분노하며 밝혀지기 바라고 있는데, 박원순 시장과 일부 서울지역 의원들이 국정조사를 저지하려는 저의는 머지않아 국민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공격했다.

박원순 "제 일정까지 꿰고 계시고... 불필요한 언사 자중하라"

여야가 21일, 조사 범위를 전 공공기관 및 공기업을 확대하는 것을 조건으로, 채용비리 고용세습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에 합의했다. 그러나 합의 이후에도 김 원내대표는 박 시장을 향한 공세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진실이 아닌 저 박원순을 겨냥한 정치공세로 일관했다"라며 "국민이 원하는 건 진실이지 정치공세가 아니다"라고 야당을 비판했기 때문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22일, "요즘 박원순 시장이 이상한 정치행보를 하고 있다"라며 "왜 발끈하는지 모르겠다. 정권 홍위병 내세워 야당 물고 늘어지더니 이제는 본인이 직접 (홍위병 노릇을) 하는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감사원) 전수조사에도 적극 협조하고 있으면서 왜 국정조사에만 협조하지 않는 것인가"라며 되물었다.

23일에는 아예 작심한 듯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어제는 대전으로 오늘은 부산과 경남으로 가히 대선 행보를 방불케 하는 거침없는 움직임에 대한민국 수도의 경쟁력과 위기는 한없이 몰려온다"라며 "늦바람 무섭다더니 언제부터 왜 이리 정치발언에 갈피를 못 잡는가"라고 덧붙였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서울시장이라면 서울시장답게 하는 게 천만 서울 시민을 위한 길"이라며 "마곡 개발한다며 한국의 베니스는 고사하고 연못 하나 파놓았다. 서울역 고가공원 만든 덕에 남대문 교통체증만 늘었다"라고 서울시정을 비난했다. "요 근래 보니까 좀 잘하셔야 할 듯"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박원순 시장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박 시장은 23일 "제 일정까지 꿰고 계신 걸 보니, 저에게 관심이 참 많으신 것 같다"라며 "앞으로 불필요한 언사는 자중하고 오늘처럼 민생에 집중하는 것이 제1야당의 원내대표로서 국민에게 할 '도리' 아닐까"라고 페이스북에 쓰며 김성태 원내대표의 주장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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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발언하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김성태 원내대표는 26일 "항간에는 박원순 시장이 눈에 뵈는 게 없다더라. 서울시장 8년 하니 서울시 총재로서, 시장으로서 모든 게 안하무중(자기 밑에 아무도 없다)"이라며 "알아서 잘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오만하고 독선적인 태도는 천만 서울시민 삶을 책임지는 서울시장으로서 대단히 부적절한 태도"라고 꼬집었다.

박원순 시장을 집중 타격하는 김성태 원내대표에게 나름의 속내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때문에 원내대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김성태 원내대표가 박원순 시장을 공격하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차기 당대표 선거 등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그의 행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노이즈 마케팅이 너무 심하다"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원순 #김성태 #국정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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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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