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택배' 여성 조합원 "경찰이 밀어붙여 성적 수치심 느꼈다"

CJ대한통운 창원진해 성산터미널, 13일 상황 ... 경찰 "성적 수치심 행위 없었다"

등록 2018.11.27 13:50수정 2018.11.2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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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동자 노동조선 개선을 위한 경남지역 시민사회 대책위원회’는 11월 27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눈물을 흘렸다. '택배노동자노동조선건개선을 위한 경남지역시민사회대책위원회'가 27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택배여성노동자들은 "폭력 과잉진압 경찰을 규탄한다"며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이들은 지난 23일 창원진해 풍호동에 있는 씨제이(CJ)대한통운 성산터미널에서 벌어진 충돌 상황과 관련해 '피해자 지원'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소속 씨제이대한통운 조합원들은 파업을 벌이고 있으며 사측은 대체 차량 등을 통해 택배 운송을 하고 있다.

택배연대노조는 지난 23일 성산터미널 앞에서 대체 차량 출입을 막았는데 조합원들은 바닥에 드러눕기도 했다. 이에 사측은 업무방해라 주장했고, 경찰은 200여명을 동원해 조합원들을 끌어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조합원들이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여성조합원 5명은 바닥에 드러누워 있는 남성 조합원과 별도로 한 모퉁이에 모여 있었다. 그리고 남자 경찰관들이 여성조합원을 에워싸는 상황이 벌어졌다.

여성조합원들은 "경찰들한테서 가장 가까운 바깥 쪽에 모여 있었음에도 그대로 경찰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밀어붙였다"며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여성조합원 ㄱ씨의 가슴을 미는 행위가 발생했고, 그 여성은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여성조합원들은 "학창 시절 만원버스에서 성추행을 당했던 ㄴ씨는 국가가 저지르는 폭력 앞에 심각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ㄷ씨가 응급상황을 호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밀어붙였다"고 했다.


당시 현장에는 여성경찰관들이 배치되었지만, 여성조합원을 에워싸고 충돌할 때는 남성경찰관들이 움직였다.

한 여성조합원은 "처음에 경찰이 왔을 때 우리를 보호하러 오는 줄 알았다. 남성 조합원들이 배려해서 우리는 한 모퉁이로 가 있었는데, 정작 경찰은 우리를 보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한 여성조합원은 속옷이 풀어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우리는 당시 그렇게 당하고 나서 억울해서 한 시간 넘게 울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좀 더 나은 환경에서 택배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합법적인 쟁의행위를 하는데 왜 그러느냐"며 "당시 우리가 받은 정신적 피해 고통을 앞으로 어떻게 극복할지 정말 막막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택배노동자 노동조선 개선을 위한 경남지역 시민사회 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정당한 노조 활동을 보호해 주기 위해서 출동했다고 믿었던 여성조합원들은 생명의 위협과 더불어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대책위는 "국가 공권력이 국민의 편이 아니라 재벌의 편에 서 있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여성조합원들은'너무도 억울하고 분해서 따귀를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한다"며 "1시간이 넘도록 눈물만 흘렸던 여성노동자들의 설움은 누구의 책임이냐"고 했다.

대책위는 "폭력과잉진압 경남경찰청장은 사과하라", "폭력과잉진압 책임자를 즉각 처벌하라", "폭력행위 가담한 모든 가해자를 즉각 구속하라"고 촉구했다.

경찰 "성적 수치심 느낄 만한 행위는 없었다"

이에 대해 진해경찰서는 "당시, 노조원 50여명은 터미널 정문 안 쪽에서 드러누워 차량이 나가는 것을 계속 방해하였다, 여러 차례 경고 방송 후 차량 통행로 확보를 위해 누워있던 노조원 주위를 에워쌌다, 이에 누워있던 노조원들이 경찰들을 미는 과정에서 경찰과 노조원이 밀착된 상태로 대치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해경찰서는 "그 과정에서 노조원을 체포하거나 강제진압한 사실은 없다, 택배 차량의 통행로를 확보하는 조치를 하였다"고 했다.

진해경찰서는 "노조 측에서 주장하는 '진압'이라는 표현은 사실과 다르며, 경찰에서 누워있던 노조원을 공격적으로 밀어붙인 사실은 없다"며 "노조 측에서 택배차량이 출차를 시작하자 이를 방해하기 위해 경찰대열을 밀어붙여 경찰이 이를 차단한 것"이라고 했다.

또 진해경찰서는 "현장 상황을 자체 확인한 바 경찰에 의해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행위는 발생치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당사자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가 있을 경우 조사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여성경찰관이 현장에 있었지만 여성조합원을 막지 않았던 것에 대해, 이태규 진해경찰서장은 "검거 작전이 아니고 노조원을 한 쪽으로 고립시켜 차량 통로를 확보하는 게 목적이었다"며 "당시 여성경찰관 6명이 배치되어 있었지만, 여경들로 막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했다.

경찰은 CJ대한통운 측이 업무방해로 고소한 3건과 노조원이 폭행으로 고소한 1건 등 4건의 고소사건에 대하여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씨제이대한통운 #진해경찰서 #택배연대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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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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