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 200여 명 긴급 체포

IT범죄 담당자 "외국인 보이스피싱 조직, 수도뿐만 아니라 시골 마을과 국경 도시 등에서 활동"

등록 2018.11.27 17:54수정 2018.11.27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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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프놈펜 시내 중국어 간판 모습 최근 캄보디아 현지수사당국은 한달여간 수사끝에 중국인 보이스피싱 범죄 가담자 200여명을 긴급체포했다. ⓒ 박정연

캄보디아 경찰이 한 달여 수사 끝에 지난 26일(현지시각)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중국인 200여 명을 긴급 체포했다.

캄보디아 내무부 산하 대테러방지본부 책임자는 "수도 프놈펜 남부 다께오주 4개 마을에서 체포된 중국인은 235명이며, 이 가운데 여성이 36명"이라고 밝혔다.

캄보디아 내 중국계 갱 조직 등이 저지르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주로 중국 본토인들을 상대로 이뤄지고 있다. 이들은 동남아 지역, 특히 캄보디아를 범죄 소굴로 활용하고 있다. 인터넷 환경이 좋고 지리적 여건 상 베트남과 태국, 라오스 등 주변 국가로의 도주가 쉬운데다, 캄보디아 당국의 IT 관련 범죄 단속이 상대적으로 소홀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약 400여 명의 중국인들을 본토로 강제 송환한 데 이어, 올해 3월과 8월 수도 프놈펜 지역에서 각각 100여 명과 225명의 보이스피싱 사기단이 잡혔다. 지난 9월 말에도 102명의 중국인들이 같은 범죄로 현지 경찰에 긴급 체포된 바 있다.

이들 대부분은 현지 교도소 수감 대신 중국 본토로 강제 송환됐다. 캄보디아와 중국이 범죄인 인도 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해 매우 강하게 처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정부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현재까지 보이스피싱 및 각종 경제 관련 범죄로 추방된 중국인의 수는 1천649명이다. 일부 현지 언론들은 정부 집계보다 많은 2천 명 수준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 이어 올해 10월에도 중국 정부가 특별 제공한 항공기 3대를 캄보디아로 보낸 적이 있다. 현지에서 보이스피싱에 연루된 자국인 범죄자 91명을 본국으로 송환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수갑을 챈 찬 채 중국공안 182명에 의해 연행돼 본토행 비행기에 탔다.


일부 보이스피싱 범죄 가담자 중에는 대만 출신임에도 중국 본토로 송환된 사례도 있다. 지난 2016년 당시 대만 정부가 이에 강력 항의하기도 했으나, 대만과 외교 관계를 맺지 않은 캄보디아 정부는 이를 묵살해버렸다.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은 중국 측의 입장을 고려한 캄보디아 정부의 결정이었다.

최근 들어 일대일로(一帶一路)정책에 기초한 시진핑 정부의 대 캄보디아 투자와 중국인들의 유입이 증가하면서, 보이스피싱을 비롯한 각종 사회 범죄가 더욱 기승을 부리자, 현지 경찰도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참고로 캄보디아 정부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0만 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캄보디아를 다녀갔다. 현재 수도 프놈펜에는 최소 21만 명, 해안도시인 시하누크빌에는 7만 명 이상 중국인들이 카지노와 호텔 사업을 운영하며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150만 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캄보디아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이임을 앞둔 시앙 보 주 캄보디아 중국대사가 쏘켕 캄보디아 부총리 겸 내무부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캄보디아 내에서 발생하는 자국인 범죄에 대해 캄보디아 당국이 엄중히 처벌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동시에 그동안의 중국인 범죄에 대한 철저한 수사 노력을 기울인 점에 대해서도 감사를 표한다고 말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이버범죄에 취약한 환경을 악용하는 건 비단 중국인들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말 한국인 보이스피싱 조직원 10여 명도 당국의 수사로 체포되었다가, 11개월 만에 강제추방 당한 사례가 있다(관련 기사 : 캄보디아 체포 한국인들 "가족에게 알리지 마" 요청했다).

그 외에도 2015년 씨엠립에서 7명이 체포됐다. 또 이듬해인 2016년에는 프놈펜 북서부 외곽 지역의 한 별장에 현지 경찰이 급습, 한국인 23명을 같은 범죄 혐의로 긴급 체포한 바 있다.

최근 만난 내무부 산하 IT범죄 관련 담당 책임자는 "수도 프놈펜뿐만 아니라, 현지경찰 수사력이 미치기 어려운 외진 시골 마을과 포이펫 등 태국 국경도시, 해안관광도시로 유명한 남부 시하누크빌 등에 중국인 뿐만 아니라 한국인 범죄 조직도 일부 숨어 활동 중인 것으로 안다"고 털어놨다.

다만, 이 책임자는 캄보디아 내에 얼마나 많은 한국인 보이스피싱 조직이 파악되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 '현재 수사 중'이란 말로 즉답을 피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사기 #범죄인인도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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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캄보디아 뉴스 편집인 겸 재외동포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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