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비대위장 유치원 학부모들, 교육비 납부 거부 돌입

[단독] "교육비는 이사장 쌈짓돈 아냐"... 이미 50여 명 납부 안 해

등록 2018.11.29 05:41수정 2018.11.29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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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유치원 학부모들이 지난 26일 이덕선 비대위원장에게 보낸 서한문. ⓒ 윤근혁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의 이덕선 비대위원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유치원 학부모들이 교육비 납부 거부를 결의했다. 이미 50여 명의 학부모가 교육비 납부 거부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유치원 개혁 3법'을 거부하더니 학부모로부터 사상초유의 '교육비 납부 거부' 부메랑을 맞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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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출입 제한... 동 의 못하면 애 데려가라" 한유총 비대위원장의 '배짱' 가정통신문  (http://omn.kr/1dzfu)

'학부모 일동' 명의 서한문 "학부모 자존감 손상 입어"

28일 경기 화성시 동탄에 있는 리더스유치원의 '학부모 일동' 명의로 작성된 A4 용지 3장 분량의 서한문을 입수해 살펴봤다. 이 문서는 이 유치원 학부모들이 지난 26일 이 비대위원장에게 보낸 것이다.

서한문에서 학부모들은 "지난 19일 가정으로 보내온 한유총의 홍보자료를 보며 이사장님이 여전히 학부모들을 계도의 대상으로 보고 있음을 느끼고 자존감에 적지 않은 손상을 입었다"라면서 "이사장님은 유치원이 사유재산이라고 주장하지만 우리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사설학원에 보낸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부모들은 "국가지원금은 물론이고 유치원에 낸 학부모의 교육비도 아이들을 위해서 쓰도록 낸 것이지 이사장님의 쌈짓돈으로 쓰라고 내지 않았다"라면서 "우리 학부모들은 정말로 유치원을 믿고 안심하며 아이를 맡기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학부모들은 "(리더스유치원) 원장님은 12월에 새로운 법안이 통과되면 이야기하자고 말씀하시지만 이것은 박용진 의원의 '(유치원) 3법'이 아니라 자유한국당이 제출하겠다는 법안일 것"이라면서 "그 법안은 학부모들의 입장보다는 사립 유치원장, 특히 한유총의 입장을 대변할 것이 자명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학부모들은 "현행법에 근거해서 유치원이 해야만 하는 사항들을 요구했지만 이사장님의 답변을 듣지 못했다"라면서 "학부모들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함에 따라 우리 학부모들은 교육비 납부를 거부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온라인상 투표로 의견을 모은 결과 응답한 부모님 중 66%의 지지로 (교육부 납부 거부가) 가결됐다"고도 했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리더스유치원생은 모두 340여 명인데 학부모밴드에 참여하는 학부모는 모두 270여 명. 이들 가운데 이번 '교육비 거부' 온라인 투표에 130여 명이 참여해 90여 명이 찬성했다고 한다.

이 유치원의 교육비 1, 2차 인출일은 지난 20일과 26일이었다. 학부모들 가운데 50여 명이 실제 납부 거부에 동참했다고 한다. 교육비 납부를 거부한 학부모가 유치원에 그대로 노출되는 위험을 감수한 것이다.

이 유치원 학부모들은 서한문에서 '현행법에 근거해 유치원이 해야 할 사항'으로 ▲현장체험학습비와 교재, 교구비를 수익자부담금으로 분리하여 납부 ▲수익자부담금은 법률에 따라 사용 후 10일 이내 정산 ▲현재 거래 중인 교재, 교구 납품업체와 유통구조 공개 ▲유치원의 예결산서 운영위원회 보고와 동시에 홈페이지에 공개 등을 이 비대위원장에게 요구했다.

이 유치원 학부모들은 매달 기본원비와 특성화교육비, 방과후교육비 등으로 모두 39만8000원을 낸다. 하지만 이 유치원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엔 현장체험학습비와 교재비 등 수익자부담경비를 따로 걷지 않고 교육비 납부서에 포함해 받아왔다는 게 학부모들의 지적이다.

한 학부모 "우리 아이 피해 굉장히 많이 걱정 되지만..."

 

리더스유치원 모습. ⓒ 윤근혁

 
한 학부모는 이날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미세먼지로 숲 체험 행사가 취소되는 등 아이들이 체험학습에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학부모들이 돈만 내고 있다"라면서 "이런 수익자부담경비의 정산을 요구했는데도 이 유치원은 묵묵부답"이라고 하소연했다.

교육비 납부 거부에도 동참한 이 학부모는 "우리 아이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굉장히 걱정이 많이 되지만 유치원 측이 변화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참여했다"라면서 "선생님들 급여와 아이들 급식은 정부지원금으로 충당되니까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비대위원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이날 오후 전화를 걸고 카카오톡 문자를 남겼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카카오톡 메시지가 읽은 것으로 나온 것으로 보면 이 비대위원장은 기자의 질문을 읽기는 했지만 답변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유치원 개혁 #한유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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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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