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핸드폰 바꾼 이유, 이재명측 설명 납득 안돼"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535] 노영희 변호사

등록 2018.12.01 19:08수정 2018.12.01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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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경찰이 @08__hkkim 트위터 계정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씨 것이 맞다고 결론 내리면서 이 지사가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

트위터 계정 논란을 법적으로 어떻게 봐야는지 지난달 27일 법무법인 천일의 노영희 변호사를 만나 그의 사무실에서 만나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과 전망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노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

"문준용씨 채용 의혹 부각될 수밖에 없는 것 알텐데 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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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소유주로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를 지목해 고발한 이정렬 변호사가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을 고발한 고발인 신분으로 2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수원지검에 출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 경찰이 트위터 계정 @08__hkkim의 주인을 이재명 경기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로 지목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보면 이 지사측이 계정을 만들어서 공유한 거로 보이는데 그렇게 했을 때 김혜경씨가 썼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썼을 수도 있죠. 워낙 건수가 많아서 어떤 걸 김혜경씨가 쓴 것인지를 특정하기가 쉽지 않죠.

검찰이 기소하면 공소장에 이정렬 변호사가 고발한 문제의 트윗을 누가 언제 썼는지 특정해야 해요. 그러나 당사자가 부인하고 있을 뿐더러 김혜경씨가 이 계정 주인인지도 정확하지 않아요. 검찰이 입증해야죠.

여러 트윗에 나쁜 내용이 많았는데 이정렬 변호사는 왜 굳이 문준용씨 채용 의혹과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를 비유한 것만 고발 대상으로 한 건지 이상해요. 다른 것도 나쁜 말 많았거든요."


- 아무래도 문재인 대통령과 관련된 거라서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끌어들일 목적 아닐까요?
"그럼 이 변호사의 행동은 문 대통령을 위한 일이 되어야 하잖아요. 그러나 검경의 수사 방향이나 언론에 나온 걸 보면 그것 때문에 오히려 문준용씨 채용 의혹이 다시 부각되는 모양새에요. 그게 과연 문 대통령을 위한다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인지 의심스러워요.

이 변호사가 고발한 내용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는 건데요. 그렇다면 허위사실인지 먼저 밝혀야 하고 그러려면 수사를 해야 하잖아요. 예전에 한 번 수사했다고 수사를 안 하면 다른 쪽(야당 등)이 부실수사로 봐줬다고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재수사를 할 수밖에 없게 되죠. 또 재판에서도 이 문제를 다툴 수밖에 없어요.

이 변호사가 이것을 원했느냐에요. 왜냐하면 변호사는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수사 구조라는 걸 알기 때문이죠.

두 번째로 이재명 지사가 문준용씨 채용 특혜 관련해서 '이건 허위사실인데 우린 안 했으니까 계정주가 누군지만 밝혀달라'고 했으면 괜찮은데요. 이 지사는 그렇게 말 안 하고 문준용씨 채용 비리 의혹을 수사해 달라고 했잖아요. 이게 무엇을 뜻하느냐 하면 '제대로 수사하려면 문준용씨 관련 내용 수사해라. 그런 뒤 나를 기소해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이걸 문제 삼겠다'라는 메시지를 검찰에 보낸 거에요.

- 이재명 지사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요?
"경선 당시에 문 대통령을 격렬하게 반대하고 욕보인 것이 이제 돌아왔잖아요. 그래서 자기가 잘못한 걸 느꼈어요. 이 때문에 '내가 경선할 때 싸가지가 없었다. 미안하다'라고 사과를 한 거예요. 이 정도 사과하면 자신에 대한 공격이 중단되고 민주당 사람들이 다시 자신을 지지해서 대선 후보까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정도로 안 된다는 게 사람들 생각이잖아요. 그렇다고 한번 사과했는데 또 사과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이건 자신에 대한 모함이고 음모라며 정치적 희생양 코스프레를 했어요. 그런데 이게 안 먹혀요. 더욱이 경찰이 '혜경궁 김씨' 트위터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며 아내까지 공격해 들어오잖아요. 본인 목을 너무 조르는 거예요.

그럼 여기서 할 수 있는 건 두 가지죠. 잘못했다고 살려달라고 하거나 끝까지 가보자고 하거나. 이 지사의 성격상 전자보다 후자를 선택했다는 거죠.  승부수로 던진 게 문준용씨 채용 의혹을 건드린 거죠."

- 경찰이 공식적으로 수사 발표를 한 게 아니라 언론에 흘린 거 같은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경찰이든 검찰이든 정치적 집단이죠. 언론에 적당히 피의사실을 흘려 본인들에 유리하게 하거나 상대방을 망신 주거든요. 경찰은 이 지사와 계속 싸워왔잖아요. 경찰이 아무 말 안 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길 수 있지만 일부러 언론에 흘린 것으로 봅니다. "

- 그럼 이런 방식이 문제는 없나요?
"원래는 피의사실 공표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동안 수많은 정치적 사건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가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기자들이 취재해 보도하는 걸 막아오지는 않았어요. 그런 건 중 하나라도 처벌한 게 있나요? 없어요. 노무현 대통령 논두렁 시계도 일부러 흘린 거지만 처벌 안 됐잖아요. 기자회견 열어서 얘기하면 문제 될 수 있지만 경찰은 그렇게 안 하잖아요. 단지 언론을 이용해 흘리잖아요, 이 정도로 피의사실 공표죄에 걸릴 가능성은 없죠."

"정권 안에서도 익스큐즈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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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으로 출근하며 이른바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소유주는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라는 수사결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입건된 김씨를 이날 오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 2018.11.19 ⓒ 연합뉴스

 
- 정권이 전혀 몰랐을까요?
"정권이 전혀 모르지는 않았을 거예요. 어느 정도는 흘러가는 걸 보자는 입장이었을 거에요. 문재인 정권 안에도 여러 갈래가 있잖아요. 이 지사를 왜 공격했느냐 하면 경선 때 하는 행동을 보니까 이 사람을 그냥 두면 문 대통령을 과도하게 공격할 것이라는 게 눈에 보였기 때문이죠. 그 얘기는 정권 내에서도 이 지사가 뜨거운 감자처럼 골치 아픈 존재라는 걸 의미하는 거고, 그렇기 때문에 경찰 수사가 어느 방향으로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을 수 있겠죠.

그렇다 하더라도 그걸 그대로 표현할 수 없고 흘러가는 형태로 두는 과정 중에서 어느 정도 지시는 안 내렸다 하더라도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거 아니냐는 거예요. 왜냐하면 행안부 장관은 김부겸 의원이고 경찰은 행안부 라인이잖아요. 김 장관은 문 대통령 사람이죠. 그 얘기가 뭐냐하면 정권 안에서도 익스큐즈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

- 대부분 정황 증거고 직접 증거는 하나도 없어 보여요. 트위터 본사가 김혜경씨 것이 맞다는 확인을 해주거나 김혜경씨가 트위터 하는 걸 목격한 사람이 나오지 않으면 직접 증거는 없을 거 같은 데 간접 증거만으로 법원이 판단할 수 있을까요?
"원래는 직접 증거가 있어야죠. 트위터 계정이 김혜경씨 것인지 먼저 확인해야 하고 트위터 계정이 김혜경씨 거라는 게 확인된다고 하더라도 특정 내용을 김혜경씨가 썼는지 확인해야는데 이게 어려워요.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 보기에 노영희 트위터고 노영희가 올린 게 확인되었다면 사람들은 제가 쓴 것으로 여기기 쉽잖아요. 그래서 제 것으로 보일 수 있는 간접 증거를 잔뜩 넣는 거예요. 아이디가 같고 하필 그 당시 폰 바꾸고 계정 탈퇴한 것 전부 다 하나를 가리키는 정황 증거로 봐야죠.

직접 증거가 없는 게 문제지만 직접 증거가 있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많은 간접증거가 모인다면 합리적으로 판단했을 때 계정주는 김혜경씨가 맞다고 생각할 수 있고 최소 그 팀에서 했다고 볼 수 있죠.

이정렬 변호사가 고발할 때 성명 불상자라고 써놨거든요. 그러면 성명 불상자와 김혜경씨가 공모하여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이런 식의 트윗을 올리도록 했다는 식으로 된다는 말이에요. 본인이 직접 썼다는 게 없어도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게 인정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어요."

- 김혜경씨가 맞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08__hkkim 계정의 생년월일 등이 김혜경 씨와 일치한다고 하는데요. 김혜경씨가 맞다면 굳이 실명으로 했을까요?
"실명으로 할 수도 있죠. 누구나 원래 쓰던 개인 계정 있잖아요. 그거로 하는 게 편하죠. 더욱이 그 계정을 여러 명이 쓴다면 굳이 특정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죠. 이게 옛날에 만들어진 계정이잖아요. 옛날 사이좋았을 땐 이런 거까지 예상 못 했을 거에요.

그리고 이 지사 자택이 아닌 다른 곳에서 접속되어야 하는데 그걸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하나도 없어요. 이 지사 주장이 맞다면 핸드폰 안 버리고 경찰에 핸드폰 주면서 확인하라고 하면 되죠. 핸드폰이나 컴퓨터로 했겠지 손으로 쓰지는 않았을 거잖아요. 그럼 확인하라고 했겠죠. 근데 핸드폰 버렸다잖아요. 그게 상식적이지 않다는 거죠."

"핸드폰 바꾼 이유, 이 지사측 설명 납득이 안돼" 

- 이 지사측은 핸드폰 바꾼 이유에 대해 전화번호가 공개되어서 문자가 쏟아져서라고 하는데 전화번호 바꿀 때 기계는 안 바꿔도 되잖아요. 그런데 기계를 바꾸고 기계가 어디 있는지 잘 모른다는 게 납득이 잘 안 되는데.
"바로 그거죠. 이상한 전화, 문자가 와서 바꿨다잖아요. 그럼 번호만 바꾸면 되죠. 기계는 세 거였단 말이에요. 그걸 버렸다는 게 말이 안 맞고요. 폰 바꿨다고 이상한 문자가 안 오는 거 아니잖아요. 더 웃긴 게 그 핸드폰을 캠프에서 썼대요. 이 지사가 계속 강조하는 게 '사고가 터지면 핸드폰은 뺏기지 마세요. 거기 모든 정보가 있어요'라고 말했어요. 핸드폰에 모든 정보가 있어서 절대 뺏기면 안 되는 걸 아는 사람이 언제 변절할 줄 모르는 직원에게 부인 핸드폰을 준다고요?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죠."

- 우연일 수도 있지만 지지난 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문제가 터지고 난 뒤 이 지사 보도가 나와서 삼성 문제 덮으려고 하는 거 아니냐는 시각도 있어요.
"그건 가능하다고 봐요. 왜냐하면 그동안 삼성에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항상 그 건을 막기 위해 엄청 언론사에 로비 많이 했어요. 언론사는 광고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어요. 이 때문에 쓰더라도 수위를 낮추거나 이거보다 더 큰 건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가 그걸 가지고 계속 삼성 기사를 죽이는 패턴을 보여왔어요.

사실 이번에도 이 지사보다 삼성 바이오가 더 중요하잖아요. 근데 그것에 대해 기사들 톤을 보면 경제지 기사들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아닐 수 있다, 증권선물위원회가 정권이 바뀌니 잘못 해석한다'는 식으로 기사 쓰는 거예요. 거기에 이 지사 얘기도 계속 나와요. 그럼 사람들 인식이 삼성이 잘못하는 게 아니라 정권이 바뀌니 그렇게 생각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이 지사 뉴스가 혹하고 재밌잖아요. 그러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죠. 이게 언론의 패턴인 것 같아요."

"트위터 계정은 도지사 당선과 법적으로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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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 논란과 관련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법적으로 따져 봐야 할 거 같아요. 설령 김혜경씨가 주인으로 밝혀지더라도 이 지사에겐 법적 책임이 없다고 하던데요. 이 지사가 경기도 지사 후보 시절 김혜경씨가 계정의 주인이 아니라고 했잖아요. 그럼 허위사실 공표죄가 성립되는 것 아닌가요?
"현재 고발된 걸 보면 김혜경씨에 대해 허위사실 공표죄로 고발되어 있고 이 지사는 이 건으로 고발돼 있지 않아요. 이 지사에 대해 고소된 내용은 이게 아니라 '친형 강제입원시킨 적 없다'가 거짓말이라는 것, 대장동 개발 이익 확정 안 됐는데 엄청난 이익인 거처럼 한 것, 김부선씨와 안 사귀었다는 것 등이에요. 트위터 계정 관련해 이 지사가 허위사실 공표한 적이 없어요. 그리고 이 지사가 말했어도 자신은 정확히 모를 수 있기 때문에 허위사실이라고 말할 수가 없어요.

현재 피고발인은 김혜경 플러스 성명불상자로 되어 있는데, 김혜경씨가 유죄가 나면 부인이 걸린 거니까 이 지사도 문제 되는 거 아니냐는 거죠. 하지만 이 지사가 문제 되려면 부인이 선거 때 상대 후보를 매수했거나 유권자에게 돈을 줬다거나 해서 300만 원 이상 벌금 받을 때에요. 이 경우 이 지사 당선이 무효가 되죠. 김혜경 씨 트윗은 지사 당선과 상관없어요. 법적으로 책임 안 져요. 다만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도덕적 책임을 지라는 거죠."

- 앞으로 어떻게 될 거로 전망하세요?
"트윗 관련한 부분은 12월 13일까지 기소해야 하고 이 지사가 따로 고소당한 것도 그때까지 기소해야 하니까 검찰은 종합적으로 김혜경씨는 허위사실 공표로, 이 지사는 직권남용으로 기소할 수 있죠. 나머지는 애매하기 때문에 안 건드릴 수 있어서 두 가지로 기소되면 그거로 다퉈야죠. 트윗은 김혜경씨가 썼는지 아닌지 특정 안 되면 기소돼도 유죄가 나기 어렵고 그건 이 지사가 책임 안 질 수도 있죠. 이 지사가 책임질 건 친형 강제입원 건이고 그걸 중점적으로 버텨야죠."
#노영희 #이재명 #이정렬 #@08__HK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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