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회의 보고서 "외고→일반고 전환 뒤 자사고도 흡수"

특권고교 2단계 전환방안 첫 제시...통합형고교 신설로 고교체제 단순화

등록 2018.12.04 08:21수정 2018.12.04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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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교육회의 보고서 표지. ⓒ 국가교육회의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의 의뢰를 받은 연구진이 '외국어고(외고), 국제고, 과학고를 일반계고로 전환한 뒤 장기적으로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도 통합형고교에 흡수'시키는 고교체제 단순화 완성 모형을 제시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내용은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로 논의를 넘긴 '외고, 자사고 등 특권고의 일반고 전환' 방식에 대한 밑그림을 처음 그린 것으로 보여 눈길을 끈다.

학교 구성원 2만 명 설문, '경쟁', '수월성'이 최하위 가치

4일, 국가교육회의 보고서 '유·초·중등교육분야 미래 교육비전 및 교육개혁 방향'을 입수해 살펴봤다. 모두 494쪽으로 된 이 보고서는 국가교육회의의 연구용역 의뢰를 받은 단국대 산학협력단(대표연구자 이영희)이 만들어 지난 8월 31일 국가교육회의에 보고한 것이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우선 특수목적고 지위를 갖고 있는 외고, 국제고, 과학고를 일반계 고교로 전환하는 '고교체제 단순화 1단계 모형(안)'을 제시했다. 특수목적고 체제를 일반고로 전환해 일반고-특성화고-영재학교 등 3개 유형의 고교체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런 뒤 장기적으로는 일반계고, 특성화고, 자율고를 통합해 통합형고교로 단일화하는 내용을 담은 '고교체제 단순화 완성 모형(안)'을 내놨다. 자사고도 자율고에 속한다. 이 체제가 완성될 경우 고교체제는 통합형고-대안학교-영재학교 등 3개 유형을 갖추게 된다.

연구진은 정책과제 제안문에서 "교육의 수월성과 사학의 자율성을 명분으로 설립, 운영되고 있는 특목고와 자사고의 도입으로 일반고가 황폐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고교체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요구된다"고 적었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 보고서에서 외고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또는 흡수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보고서 내용. ⓒ 국가교육회의

  

국가교육회의가 제시한 '고교체제 단순화 완성 모형(안). ⓒ 국가교육회의

 
보고서는 '우리교육이 중시할 종합적 가치'로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31.5%가 '인간 존엄'을 꼽았다고 밝혔다. 이어 '협력'이 21.5%, '다양성'이 15.8%, '평등'이 8.0%, '자율'이 7.2%를 차지했다. '경쟁'과 '수월성'은 각각 1.3%와 0.8%로 나란히 최하위권이었다. 전국시도교육청의 협조를 얻어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 2만98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다.


또한 이 보고서는 학생자치회, 학부모회, 교직원회의 법제화 방안도 제시했다. 기존 심의기구인 학교운영위원회도 의결기구로 격상하는 방안도 내놨다. "학교를 자치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학교 민주주의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서"다.

'4년+4년' 교장을 할 수 있는 교장중임제를 없애는 방안도 내놨다. 4년 한 번으로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교장 승진을 한 번으로 국한해 교원들에게 고른 승진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서"다.

교장중임제 폐지하고 교장선출보직제도 제안

연구진은 중장기 교원정책으로 교장선출보직제 시행을 제안했다. 교장공모제를 넘어 학교자치회가 교장을 선출할 수 있는 법령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교감도 부교장제로 바꿔 교장과 함께 선출한다는 복안이다.

승진제도 변화에 따라 교육기관이 주던 승진점수란 인센티브를 없애는 대신 수당을 주는 방안도 내놨다. "현재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학교 안 성과금을 폐지해서 이 가운데 일부를 담임수당, (시골)벽지수당, 부장수당으로 전용하여 지급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에 대해 국가교육회의 관계자는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연구진과 중간보고회를 갖는 등 의견교환을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이 보고서 내용은 국가교육회의가 선별해서 활용할 내용일 뿐 국가교육회의 결정내용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국가교육회의 #교장선출보직제 #학교 자치기구 법제화 #자사고 #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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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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