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관련 뉴스, 오보는 어떻게 탄생하나

언론중재위원회 주최 '남북 간 오보에 대한 원인 분석과 대책' 토론회... "김정은 시대 들어 <로동신문> 변해"

등록 2018.12.04 21:07수정 2018.12.04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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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간 오보에 대한 원인 분석과 대책’ 4일 언론중재위원회는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남북 간 오보에 대한 원인 분석과 대책’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 신나리

 
북의 관영매체 <로동신문>은 남측이 북 관련 보도를 할 때 단골손님으로 등장한다. 특히 보수 신문은 <로동신문>의 사설이나 논평을 보도하며 북측의 속내를 들여다본 것인양 말한다.

'미국의 추악한 속내를 해부한다'는 <로동신문>의 논평을 전하며 북측이 변한 게 없다고 비판하는 식이다. 하지만 <로동신문>의 기사는 정말 북측의 진심을 전달하는 잣대가 될 수 있을까?

4일 언론중재위원회가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남북 간 오보에 대한 원인 분석과 대책' 정책토론회에서 김영주 경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명예교수는 "<로동신문>의 기사는 다른 나라와 달리 보도성 뿐만 아니라 호소성과 전투성을 지녔다"라고 짚었다.

북측은 언론을 후계자 구도를 강화하기 위한 도구로 삼거나 인민이 당에 충성할 수 있도록 사용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또 "시대마다 <로동신문>의 역할이 바뀌었다"라며 <로동신문>의 변화를 설명했다.

로동신문이 변했다

"<로동신문>의 사설은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조금씩 수정됐다. 1970년대에는 사회여론의 대변자·조직자의 개념이 덧붙여졌고 80년대는 김정일의 사상과 영도를 구현하기 위한 혁명적 무기의 역할이 추가됐다."

김 교수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후 <로동신문>의 변화는 더 커졌다.


그는 "<로동신문>은 5면을 남한정세면으로 삼았지만 최근 남한의 소식을 싣지 않고 있다"라며 "대신 과학·기술·교육·의료·산림 등의 분야에서 일어나는 (북의) 자료 등을 싣는다"라고 설명했다. 6면에 2~3개씩 남측 소식을 전하며 논평 등으로 비판하던 것도 최근 단신보도로 변했다.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역시 "50여 년을 넘어도 변하지 않던 <로동신문>이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며 변화를 겪고 있다"라고 짚었다. 이 교수는 "김정은식 세계화가 두드러지는데, 언론 역시 젊고 활동적인 김정은식 스타일로 변하고 있다"라고 풀이했다.

언론에 공개하는 속도는 빨라졌고, 뉴스 진행자가 교체되는 등 적잖은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게 이 교수의 분석이다. 북측의 오락프로그램도 남측의 먹방 식 프로그램처럼 바뀌기도 했다.

오보는 어떻게?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북을 향한 '편견'이 남북 관련 기사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의도가 담겨있는 편향된 보도와 북측에 사실을 확인하지 못해 발생하는 오보 모두를 총칭한 것이다.

통일·외교 전문기자인 왕선택 YTN 기자는 "한국 언론은 북을 불량국가로 규정하고, 불량국가를 규탄하는 보도는 정당하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면이 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미동맹과 관련한 보도 또한 미국 중심의 가치만을 존중하는 태도가 오보를 낳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보수와 진보 등 기준선을 가르고 자기 진영을 위한 보도만 쏟아내면, 오보를 낼 수밖에 없다"라며 "북과 관련한 오보를 방지하려면, 기존에 북측과 관련해 알고 있는 내용이 편향됐다는 사실 자체를 인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우영 교수도 "북은 고정돼 변하지 않는 존재가 아니다. 북측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맥락을 살피는 게 중요하다"라며 "언론에서 북을 고립된 특수한 존재로만 해석하면 오보가 난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언론사에서 북측 담당 기자가 제일 좋은 것이 (북측이 문제를 제기할 수 없어) 언론중재위원회에 갈 일이 없다는 것"이라 남측 보도의 현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북 #오보 #김정은 #로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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