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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영화 아니라 히어로물" 혹평에도 사랑받은 이유 있다

[리뷰] 영화 <어거스트 러쉬> 스토리보다 음악이 주는 감동

18.12.05 11:27최종업데이트18.12.0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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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거스트 러쉬> 포스터 ⓒ (주)영화사 그램

 
올 한 해도 수많은 작품들이 재개봉을 하며 관객들과 다시 마주하였다. <트루먼 쇼>, <워크 투 리멤버>,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러빙 빈센트> 등 다시 극장에 걸린 이 작품들의 특징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영화라는 점이다. 영화가 준 재미와 감동을 잊지 못한 관객들은 다시 한 번 작품을 극장에서 만나고 싶어 한다. 6일 재개봉되는 영화 <어거스트 러쉬> 역시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음악 영화다.
 
<어거스트 러쉬>는 관객과 평단의 반응이 양분된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김태훈 팝 칼럼니스트는 제14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언급하며 "<어거스트 러쉬>는 음악영화라기보다는 히어로영화에 가깝다"고 말했다. 악기를 한 번도 다뤄보지 않은 소년 에반 테일러(프레디 하이모어)가 기타를 능숙하게 다루고 배우지 않은 작사까지 해내니 그 어떤 히어로보다 뛰어난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가 유머러스하게 던진 이 농담은 '고아 소년의 부모 찾기'라는 진부한 스토리와 함께 이 작품의 아쉬운 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관객들은 이 영화의 이런 단점까지 사랑하고 좋아한다. 음악영화를 가장한 비현실적인 판타지가 그들에게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어거스트 러쉬>는 고아 소년 에반 테일러가 부모님을 찾아나서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눈을 감으면 모든 소리가 들리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소년 에반은 부모에 대한 기대를 버린 고아원 아이들과 달리 꼭 부모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여긴다.
 
에반은 자신이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처럼 부모도 자신의 소리를 듣고 찾아올 것이라 여긴다. 에반의 천부적인 음악 재능은 부모의 능력을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밴드 보컬이자 기타리스트인 루이스(조나단 리스 마이어스)와 첼리스트 라일라(케리 러셀)는 열혈하게 사랑했지만 라일라 아버지의 방해로 헤어지게 된다. 임신한 상태였던 라일라는 불의의 사고를 당하게 되고 아이를 유산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알고 보니 아이가 있으면 루이스에게 딸이 갈 것을 염려한 아버지가 고아원에 보내버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아이를 찾아 나선다.
 
에반은 부모를 찾는 걸 도와주겠다는 시설에서 만난 남자 리차드(테렌스 하워드)를 만나기 위해 뉴욕을 향한다. 하지만 리차드의 연락처를 잃어버리며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신세가 되어버린다. 아이들에게 길거리에서 음악연주를 시켜 돈을 버는 위저드는 에반의 음악적인 재능을 알아보고 에반을 통해 돈을 벌려고 한다. 그리고 아무도 에반을 데려가지 못하게 가명 '어거스트 러쉬'를 지어주고 자신이 아니면 어머니를 찾기 힘들 것이라 겁을 준다.
  

<어거스트 러쉬> 스틸컷 ⓒ (주)영화사 그램

 
작품의 줄거리만 본다면 진부한 통속극와 신파극이 떠오른다. 부모의 반대와 출생의 비밀, 거짓말로 부모와 만나지 못하게 만드는 악인의 등장, 엄마 찾아 삼만리를 떠나는 에반의 모습까지. 스토리는 진부하다. 하지만 이 영화의 음악이 이루는 판타지는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음악을 통해 부모를 찾을 것이란 에반의 믿음은 착한 사람의 믿음이다. 착하고 순수하기에 간절히 염원하면 소원을 이룰 것이라 생각한다.
 
이 믿음이 이뤄지는 마법 같은 순간은 환희를 선사한다. 음악을 통해 하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염원이 현실이 될 때 작품 속 에반의 능력은 허황된 판타지가 아닌 믿음의 증표로 자리 잡는다. 음악이 주는 감동은 진부하고 신파적이지만 감동이 확실한 이야기와 만나며 그 효과가 배가 된다. 천재 소년의 재능은 부모를 향한 소망이고 간절한 기도이며 이것이 이뤄지는 순간 관객은 판타지가 지닌 허상이 아닌 감동에 빠져든다.
 
관객은 영화를 통해 현실의 고통보다는 감동이란 판타지를 얻길 바란다.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가 쌍천만 관객을 얻은 이유도 비슷하지 않을까. 현실과 달리 '바보처럼 착하게 산 귀인은 인간으로 환생해 새 삶을 선사받고 나쁜 짓을 한 악인은 평생 지옥에서 고통 받는다'는 판타지는 효과적이었다.
 
<어거스트 러쉬>는 음악이 주는 감동과 판타지를 담아낸 영화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음악. 음악의 '숨겨진 힘'을 통해 가족을 찾아가는 천재 소년의 이야기는 10년이 더 지난 오늘 날에도 관객들의 가슴 깊이 아름다운 '판타지'를 선사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기자의 개인 블로그와 브런치, 키노라이츠, 루나글로벌스타에도 실렸습니다.
어거스트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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