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상회'에서 함께하는 법을 배워요

[먹거리정의센터 마을부엌이야기17] 식문화 혁신주간 '꿈샘누리'이야기

등록 2018.12.06 10:35수정 2018.12.0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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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부엌이라 무엇인가요? / 식문화 혁신주간 마을부엌이야기 ⓒ 환경정의


 
꿈샘누리는 지역마을공동체인 효도밥상, 누리공방, 소드래를 중심으로 식생활, 도예, 생활 공예 활동을 하는 마을 공방이다. 꿈샘누리 공방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효도밥상'은 이름처럼 부모님께 직접꾸민 식기로 밥상을 차려드리는 청소년 활동에서 출발하여 차차 이웃과 함께하는 밥상도 차리게 되고 함께하는 이웃들이 늘면서 공간도 마련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자라 고등학생 대학생이 되다보니 오히려 어른들의 밥상모임이 더 빈번해졌다. 동아리 활동을 해보니 자연스레 음식 나눔을 하게 되고 함께하는 밥상의 참맛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는 솜씨를 내어 음식을 마련하고 누군가는 상을 차리고 어느새 또 다른 누군가는 설거지를 하면서 당번을 정하지 않아도 내가 무엇을 해야 할 지 이미 알고 있는 듯이 움직인다. 함께하는 공동체라서 즐거운 마을부엌이다.

초핵가족화 시대의 혼밥족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서인지 환경정의 먹거리정의센터와 서울시가 협치사업으로 진행한 마을부엌 시범사업 프로그램인 '나를 위한 힐링테이블'을 서울시 식문화 혁신주간에 안국역에 있는 상생상회에서 일일체험으로 진행할 기회가 생겼다.

힐링테이블은 혼밥족들을 대상으로 식기 만들기, 테이블매트 만들기, 양념 만들기와 응용요리, 힐링테이블 차리기의 4차시로 구성되어 자신을 돌보는 밥상을 차리고 친교를 이루어 꿈샘누리를 통한 생활정보 플랫폼을 구성하게 된다. 상생상회에서는 1회성 체험으로 진행해야 해서 당일에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수정하였다.
 

나를 위한 힐링테이블 / 식탁매트만들기 ⓒ 환경정의

 
나를 위한 힐링테이블 만들기

테이블매트 만들기와 양념 만들기로 꾸리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파이토케미컬 교육인 과일꼬지와 오색영양주먹밥 만들기로 꾸렸다. 체험 장소인 상생상회 지하 1층 오픈키친은 너무나도 시설이 잘 갖추어진 부엌이었다.

다양한 가열기구, 크고 작은 냄비들, 팬, 밥솥, 조리용도구들, 소독기에 가지런히 들어있는 도마와 칼들, 선반위에 크기별로 정리되어 있는 예쁜 식기들... 흠잡을 데 없이 잘 갖추어진 부엌에서 조리도구 세팅을 하며 체험오실 분들을 기다렸다.

처음 만나 아직은 어색한 만남에 멋쩍게 자리에 앉으셨다. 엄마와 함께 온 아들, 먹거리에 관심 많으신 중년 여성, 친구와 함께 오신 분, 등 다양한 연령층의 분들이 모였다. 먼저 손바느질을 해야 하는 테이블 매트 만들기를 진행하였다. '어머 바느질 솜씨가 좋으시네요', '저는 곰손이에요', '새로운 재능을 발견 했어요~' 여기저기서 감탄사 연발이다.
 

나를 위한 힐링테이블/ 아이들과 함께 오색영양주먹밥 만들기 ⓒ 환경정의

 
서로 상생하는 마을부엌

상생상회에서 처음 만나 함께 손바느질을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오고가며 바느질에 몰입하게 되었다. 손바느질을 정리하고 실생활에서 쉽게 요리에 응용할 수 있는 양념 만들기를 시작했다. '아... 눈매워...양파부터 썰지 말걸...', '와~칼질 예술이다~' 젊은 엄마들은 칼질을 하면서 살림9단 왕언니들의 칼질을 눈여겨보며 요령도 배웠다.

채소를 열심히 다지고 볶아서 완성한 맛된장 양념으로 된장국을 끓이고 맛고추장으로 떡볶이를 만들어 함께 시식하는 시간을 가졌다. 옆에서는 아이들이 과일꼬지를 꿰고 색색의 채소를 넣어 주먹밥을 만들어 도시락에 담고 옆 테이블에 어른들께도 드린다.

어느새 한상가득 차려진 음식을 먹으며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이들처럼 도란도란 이야기꽃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마침 상생상회라는 새로운 공간을 구경하려고 온 외국인들이 있어 떡볶이와 된장국 등 우리의 음식을 함께 나누는 기회도 되었다.
 

마을부엌 / 내가 참여할 수 있는 우리동네 마을부엌 ⓒ 환경정의

 
상생상회에 모이셨던 분들이 조리를 못해서 배우러 오신 분들은 거의 없었다. 공지를 통해 보고 비슷한 관심사의 분들이 모여 바느질과 조리활동을 하며 공통의 추억을 만들려고 오신 분들이었다. 이제는 밥이 없어서 못 먹는 사람들 보다 혼자 밥을 차려 먹기가 싫어서 제대로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혼자의 시간 속에 갇혀 많은 것들과의 단절된 삶속에서 정신적 허기는 육체적 허기로 이어진다. '몸튼튼 마음건강'이란 말이 있다. 몸과 마음은 하나로 이어져 있다. 건강한 먹거리 활동은 소중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의 첫 발자국이라 할 수 있다.

초핵가족화시대에 함께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과 밥 한 끼 하는 것만으로도 훨씬 더 건강한 삶을 살아갈 힘이 된다. 마을부엌 안에서 함께 즐거운 활동을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를 함께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자신을 돌보는 또 다른 방법이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꿈샘누리 김화경 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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