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답방을 대하는 한국당의 자세... 살인범 비유는 뭐지?

지도부-의원들, '조건' 내걸며 답방에 부정적인 신호 보내... 여론은 '답방 환영' 61%

등록 2018.12.06 13:14수정 2018.12.0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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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축이는 김병준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 남소연


  
"청와대가 여행사나 이벤트 기획사도 아니지 않나."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서울 답방 여부에 대해 한 말이다. 그는 6일 비상대책회의에서 "대통령과 청와대, 통일부 장관도 김정은 위원장 답방에 대해 비굴할 정도의 간절한 희망만 얘기하지, 김 위원장으로부터 북한 비핵화에 대한 진전된 입장을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을 밝힌 적이 없다"며 이 같이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의미 있는 알맹이만 쏙 뺀 채 '연내 답방'이라는 껍데기만 얘기되는 상황"이라며 "김 위원장이 한라산을 가느냐, 남산 타워를 가느냐, 남북이 화려한 공연을 펼치느냐. 이런 얘기만 있다"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기내 기자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의 답방은 그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답방 자체가 이뤄지는 게 매우 중요하다. 모든 국민이 쌍수로 환영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한 것도 문제 삼았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탈북한 태영호 전 공사가 어제(5일) 토론회에서 '김 위원장 오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보게 하자. 광화문 광장에서 환영행사도 있지만 반대하는 목소리도 듣게 해서 이것이 대한민국의 힘이라는 걸 보여주자'고 했다"며 "국민 모두가 쌍수를 들어 환영할 것이라는 청와대의 표현과 태영호 전 공사의 말 중 어느 게 더 맞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본말이 전도되어선 안 된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며 "(정부는) 김 위원장에게 뭘 얻어낼 것인지 계획을 밝혀야 한다. 그걸 밝히지 않고 쌍수를 들어 환영하라는 말이 어디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6.25 전쟁 사죄' 조건부터 '살인범' 비유까지...

즉, 김 위원장 답방 성사 여부보다 내용과 조건이 우선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최근 일부 한국당 의원들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윤상현 한국당 의원은 지난 3일 "김정은 서울 답방의 조건"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김정은은 서울 답방에 그 역사성에 부합하는 책무를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 6.25 전쟁에 대한 반성과 사죄 ▲ KAL기 폭파·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 등에 대한 사죄 ▲ 북한 비핵화 로드맵 제시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모두 북한과 김 위원장이 수용하기 쉽지 않은 조건들이다.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은 지난 4일 개인 성명을 통해 "문 대통령은 모든 국민이 쌍수로 환영할 거라는데 난 거기서 빼달라. 온몸으로 거부하겠다"며 "김정은 서울 방문 거부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위원장을 '살인범'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그 집안은 할아버지(김일성) 때부터 사람을 너무 많이 죽였다. 그 호전성은 현재진행형이다. 살인마의 손에 핵단추까지 들려 있다"며 "이런데도 살인범을 안방까지 불러들여야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직 정권 지지도를 올리기 위해 국민을 볼모로 잡을 순 없다. 평화가 그렇게 말로만 온다면 인류역사상 전쟁은 없었다"며 "임진왜란 때도 그랬고 6.25 때도 그랬다. 김정은에게 속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6일) 합류했다. 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조건은 충족되어야 한다"며 북한 비핵화와 인권문제 진전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그는 "단 한 걸음도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한 비핵화 문제에, 불과 며칠 전에도 유엔안보리인권회의 개최를 요구한 미국을 '비열하고 사악한 도발'이라며 비판하고 있는 것이 북한"이라며 앞서 내건 조건들의 이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이에 아랑곳 않고 (김 위원장에게) 어서 오라 하는 것은 일의 순서와 명분 모두에서 한참 벗어난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정은 답방, 한반도 평화에 도움되므로 환영" 응답 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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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북정상회담 환영" 서울시민환영위 결성2018년 11월 29일 오전 서울시청앞에서 ‘서울남북정상회담 환영 서울시민환영위원회 결성 기자회견’이 6.15남북공동선언 서울본부, 독립유공자유족회, 민주노총 서울본부, 대학생 겨레하나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결성식 참가자들이 평양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카퍼레이드 사진앞에서 한반도기를 정리하고 있다. ⓒ 권우성

 
하지만 한국당의 이러한 주장은 김 위원장 서울 답방과 관련된 국민 여론과는 차이가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김 위원장 서울 답방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남북화해와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므로 환영한다"는 응답이 61.3%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해당 조사에서 "북한의 위장평화 공세에 불과하므로 반대한다"는 응답은 31.3%였다. 즉, 김 위원장 서울 답방 환영 의견이 반대 의견보다 약 2배 가까이 높은 셈이다. "모름/무응답" 의견은 7.4%였다.

세부적으로도 한국당·바른미래당 지지층 등 보수층을 제외한 모든 지역, 연령, 이념성향에서 환영 여론이 높았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환영 49.4% vs. 반대 41.4%)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응답자 절반 이상이 환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 봤을 때도 전 연령대에서 응답자 절반 이상이 김 위원장 서울 답방을 환영했다.

이념성향별로는 진보·증도층에서 환영 의견이 60% 이상으로 집계된 반면, 보수층(환영 36.8% vs. 반대 49.6%)에선 반대 여론이 우세했다. 보수층의 결과는 보수야당 지지층의 결과와 연결됐다. 한국당 지지층 중 환영 의견은 18.3%, 반대 의견은 71.3%였다. 바른미래당 지지층 중 환영 의견은 28.9%, 반대 의견은 49.0%였다.

한편, 해당 조사는 tbs의뢰로 지난 5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응답률 7.9%)을 대상으로 무선(10%) 전화면접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방식으로 진행한 것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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