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하루 앞둔 김성태, 5.18 조사위원 추천 또 미루나

한국당 탓에 3개월째 출범 지연... 공모 신청 종료 한참 지났지만 여전히 "심사 중"

등록 2018.12.10 07:49수정 2018.12.10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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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19일 오후 3시께, 계엄군들이 광주 금난로와 충장로로 출동, 전 지역을 들쑤셔대는 모습. ⓒ 5.18기념재단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아래 5.18 진상조사위)가 자유한국당의 조사위원 추천 지연으로 3개월 가까이 표류하고 있다.

5‧18진상조사위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의해 자행된 인권유린‧성폭력‧학살‧암매장 사건 등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여야 합의로 만들어진 기구다. 이를 위한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이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했으며, 9월에는 법률안을 뒷받침하기 위한 시행령도 발효됐다.

진작  9월 14일부터 활동을 시작했어야 할 5.18 진상조사위지만, 한국당이 조사위원 추천을 미루고 있어 5.18 진상조사위는 구성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합의 당사자였던 김 원내대표 임기는 11일까지다. 임기를 하루 앞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떠나기 전 '숙제'를 끝낼 수 있을까?

김성태의 마치지 못한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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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의원 규탄하는 지만원 5.18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이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지만원씨가 11월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방화동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지역구사무실앞에서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구국동지회, 특전사5.18명예회복위 등 주최로 열린 ‘5.18진실규명위 지만원 배제 규탄시위’에서 김성태 의원을 비난하고 있다. ⓒ 권우성


지난 11월 초 한국당이 지만원씨를 5.18 진상조사위 조사위원으로 추천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논란이 일었다. 지만원씨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는 인물이다. 여당을 비롯해 야당과 시민단체에서도 이를 비판하자 김성태 원내대표는 당시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자 오히려 지씨를 위시한 소위 '태극기 부대'가 반발하고 나섰다. 애초 조사위원으로 내정되어 있던 지씨를 김 원내대표가 뒤집었다는 주장이었다. 지씨와 극우시민단체 회원들은 김 원내대표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기도 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김 원내대표가 대안으로 내놓은 카드는 조사위원 공개모집. 김성태 원내대표는 11월 8일 보도자료를 내고 "왜곡되거나 은폐된 진실을 규명함으로써 국민통합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 취지에 부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건에 대해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인 시각이 중요하다"라며 공모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극단적인 주장으로 진실규명을 저해하거나, 국민적 상식에서 벗어난 주장으로 합리성이 결여된 인사, 공공연한 정치적 목적과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여지는 인사들은 당 인사추천과정에서 모두 걸러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지만원씨를 배제하고 가겠다는 의미였다.


공모 신청 종료 한달 넘게 지났건만... 최경환 "김성태 임기 전에 마무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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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KBS 유튜브 방송 아니라 공영방송 망각하지 말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 KBS 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환영 인터뷰에 대해 “공영방송으로서 대단히 부적절한 방송이었다”며 “KBS는 유튜브 방송이 아니라 공영방송으로서 전기요금 고지서에 수신료가 늘 붙어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지 말라”고 지적하고 있다. ⓒ 유성호


실제로 한국당은 인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11월 9일부터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한국당 공고에 따르면 신청 모집기간은 11월 14일로 종료됐다. 그러나 모집이 끝난 지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공개된 내용은 없다. 12월 중순 원내대표 선거를 앞둔 한국당 일정을 감안할 때 '시간끌기 아니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7일 오전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후 <오마이뉴스>의 질문에 "계속 심사를 진행 중"이라며 "아주 많은 분들이 신청하셨다"라고 밝혔다. 연내 5.18진상조사위 출범이 가능하겠느냐는 물음에는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면서도 "그런데 너무 많이 들어와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5.18진상조사위의 법적 활동 시한은 2년이지만, 벌써 3개월 가까이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이후 활동시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비슷한 사례가 이전에도 있었다.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세월호 특조위)의 경우 2014년 11월 특별법이 제정돼 2015년 1월 1일부터 활동 예정이었다. 그러나 청와대와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조사위원 추천 보류, 예산 미배정 등을 통해 의도적으로 구성을 늦춘다는 의혹을 받았다. 결국 세월호 특조위는 약 7개월이 지난 2015년 8월 4일부터야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 대표발의자인 최경환 민주평화당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오는 14일이면 법시행 3개월이 된다"며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고, 더 기다릴 시간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성태 원내대표 임기 전에 5.18 진상조사위 추천을 마무리해야 하고, 올해 안에 5‧18진상조사위가 반드시 출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518광주민주화운동 #518진상조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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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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