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메이트 택한 김학용·나경원, 계파 구도는 더 강해졌다

'정책' 김학용-김종석 대 '경륜' 나경원-정용기로 원내대표 경선 대결, 유기준·김영우는 불출마

등록 2018.12.09 13:13수정 2018.12.09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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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종석 정책위의장 후보(왼쪽)가 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김학용 원내대표 후보의 정책위의장 후보 발표 기자회견에서 출마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기사 보강: 9일 오후 4시 28분]

복당파·비박계 vs. 잔류파·친박계

오는 11일 치러질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의 계파 대결 구도가 더 명확해졌다. 새 원내사령탑에 도전한 3선의 김학용 의원(경기 안성)이 9일 초선 김종석 의원(비례)을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로 발표했다.

김종석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당을 떠나지 않은 잔류파이나,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계파적 성격은 엷은 편이다. 오히려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이 새누리당 대표 재임 당시 2015년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으로 영입하면서 정치권에 발을 들인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비박계와 보다 가깝다. 현재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의 유일한 초선 비대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당의 경제비전 '아이노믹스' 등을 작성하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반면, 김학용 의원과 양강으로 평가 받는 나경원 의원(4선. 서울 동작을)은 재선의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을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으로 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비박계로 분류됐던 나 의원은 탄핵 정국 당시 복당파와 갈라져 당에 남은 잔류파로서 현재 친박계의 암묵적 지지를 받고 있다.

마찬가지로 정용기 의원은 스스로 자신을 "친박·비박도 아닌 친국민파"로 설명하고 있지만, 최근 유기준·윤상현·박대출·김진태·윤상직 의원 등과 함께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전당대회 출마를 종용하는 등 친박계와 정치적 보조를 맞추고 있는 편이다.

김종석 "정책위의장이 계파나 지역 안배의 산물 되어선 안 돼"


그러나 이러한 러닝메이트(정책위의장) 선택이 이례적이긴 하다. 앞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후보들은 계파·지역에 따른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중립 혹은 반대진영 표를 확보할 수 있는 러닝메이트를 택해 왔다. 이는 수도권 지역을 기반으로 한 김학용, 나경원 의원이 다른 지역, 다른 계파의 러닝메이트를 택할 것이란 추측이 나왔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김학용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계파·지역이 아닌 전문성을 고려해 정책위의장 후보를 인선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석 의원의 '전문성'을 보다 높게 쳤다는 얘기였다.

그는 "과연 야당인 자유한국당에 어떤 정책위의장이 필요할까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여당 정책위의장과 달리 특별히 도움 받을 곳이 없는 야당 정책위의장은 본인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경제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17대 국회, 한나라당 시절 때도 비례 초선이었던 박세일 전 의원이 정책위의장 책무를 아주 훌륭히 수행한 바 있다"며 김종석 의원이 '정책통'임을 강조했다.

그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앞서 당내 의원모임인 '통합과 전진' 초청 간담회 때 러닝메이트 후보로 비박계가 아닌 친박계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던 것과 다른 선택인 것 같다"는 질문을 받고서도 "복당파에선 (정책위의장 인선을) 안 해야 한다는 생각은 확실히 있었다"면서도 "복당파에서도 훌륭한 분들이 차고 넘쳤지만 몇 가지 카드를 놓고 고심하다가 정말 내실 있는 후보를 해야 한다고 판단해 김종석 의원을 삼고초려해서 모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석 의원 본인도 "정책위의장은 선수나 계파 및 지역 안배의 산물이 되어선 안 된다고 본다"라며 "저 같은 초선 의원이 정책위의장 후보로 지명됐다는 것 자체가 한국당이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정용기 "28년 간 정치 활동하면서 사람 중심의 계파 활동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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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 후보(왼쪽)가 9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후보의 정책위의장 후보 발표 기자회견에서 출마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용기 의원도 이날 오후 나경원 의원과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저는 28년 간 정치 활동을 하며 사람 중심의 계파 활동을 하지 않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가치를 구현하는 길만 고집해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제 나를 따르라는 리더십 시대는 끝났다. 의원 한 분 한 분의 정책적 의지와 아이디어를 받드는 초심을 잊지 않겠다"고도 다짐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계파 대결 구도로만 해석하는 것을 경계한 셈이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우파 재건'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내 지역구 대전은 정치적 이슈에 따라 표심이 달라지는 지역으로 이런 지역의 특성상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 정책위의장을 맡는 것은 개인적으로 굉장한 모험"이라며 "그럼에도 선당후사와 우당구국의 충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어, "우파재건의 가장 강력한 접착제는 바로 신뢰이며 이는 투명한 소통을 통해 만들어진다"며 "정부·여당의 정책 실패에 대해 문재인 정권이 발에 찔리는 듯한 아픔을 느끼게, 날카로게 비판하고 대안을 쏟아내겠다"라고 밝혔다. 또 "(프랑스) 마크롱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일방적이고 독선적이고 무지한 문재인 정권에 대한 '정책 저항' 운동이 절실하다"며 "나 의원과 함께 투명한 보수, 유능한 보수, 따뜻한 보수, 로하스 보수의 네 가지 길을 제시하겠다. 그 길에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나 의원은 "정 의원은 민주자유당 공채 1기 출신으로 제1야당 정책위의장에 최적임자"라며 정 의원과 자신의 경륜을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야당 최장수 대변인이자 치열하게 싸워온 4선 원내대표 후보와 2번의 구청장과 2번의 국회의원을 지내며 현장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정책위의장 후보가 경륜과 실력으로 품격 있는 투쟁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기준 의원(4선. 부산 서구동구)과 김영우 의원(3선. 경기 포천가평)은 이날 오후 원내대표 경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학용 #김종석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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