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서울, 부산과 극적인 무승부로 잔류 확정... 아직 갈 길은 첩첩산중

[축구] 살아난 FC 서울, 옛 명성 되찾을 수 있을까

18.12.09 18:11최종업데이트18.12.09 18:12
원고료로 응원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서울과 부산의 2차전 경기에서 박주영이 경기 추가시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벼랑 끝에서 살아난 서울

'KEB하나은행 K리그 2018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FC 서울과 부산 아이파크가 마지막 한 장 남은 K리그1 티켓을 놓고 격돌했다. 경기는 1차전 승패가 가려져 선수 능력과 팀 전력 이전에 분위기가 승패를 가늠할 수 있는 한판 승부였다. 그 분위기는 1차전에서 경고누적으로 인한 수적열세로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친, 부산 아이파크가 아니라 이의 수혜자로 3-1 승리를 챙긴 FC 서울의 몫이었다. 

하지만 FC 서울은 상암벌에서 이런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일방적인 공격을 펼친 부산 아이파크와 1-1 무승부를 기록, 종합전적 1승 1무(합계 득점 4-2)로 K리그1(클래식) 잔류에 성공했다. 명문 구단인 FC 서울의 잔류는 상처뿐인 영광이었고, 오직 2019 K리그1(클래식) 통한 위상 확립을 위한 많은 과제만을 안게됐다. 굳이 플레이오프전 경기를 복기하지 않더라도 FC 서울의 올 한 해 시즌은 총체적 난국 상황으로 치달았다.

지난 5월 황선홍(50) 감독 퇴진 후 이을용(43) 감독 대행이 약 6개월여 동안, 팀을 이끌었지만 FC 서울은 부진의 늪을 빠져 나오지 못했다. 이에 2년 4개월 만에 팀을 구하기 위해 돌아온 최용수(45) 감독 역시도 반전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FC 서울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승강 플레이오프 나락으로 떨어졌고, 절박함과 간절함이 묻어난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불운에 운 부산 아이파크를 꺾고 기선을 제압하며 한 숨을 돌렸다.

2차전 경기는 부산 아이파크에게 지난 6일 홈에서 3실점 이란 최악의 결과가 나와 기적을 연출해야 하는 경기였다. 기적을 위해서는 3골 차 이상의 득점이 필요했다. 그러나 부산 아이파크는 이런 압박감으로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아쉬운 1득점에 그쳐 뒤집기에 실패했다. 이로서 2015년 시즌 K리그2(챌린지)로 강등된 후 2전 3기 승격에 도전했던 부산 아이파크는, 반전 드라마를 쓰지 못한 채 2019년 시즌 또 다시 K리그1 승강을 위한 힘겨운 싸움을 펼치게 됐다. 

마지막 한 경기 FC 서울에게 모든 것이 필요했다. 승리는 물론이고 그동안 부진을 벗어나지 못한 경기력과 더불어 실추된 자존심 회복까지, 그야말로 FC 서울에게는 K리그1 잔류보다 더 시급히 풀어야할 문제점들이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 산적해 있었다. 이에 FC 서울은 90분 경기에 모든것을 쏟아붓는 '이유 있는 일전'을 펼쳐야 했다. 그렇지만 FC 서울은 경기 시작과 함께 라인을 하프라인 부근까지 최대한 끌어올려 펼치는 부산 아이파크의 거센 공격앞에 수비에 급급한 축구로 일관했다.

서울의 의무와 책임 플레이  

사실 1차전에서 FC 서울은 내용에서 지고 스코어에서는 이기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는 곧 부산 아이파크 경기력이 FC 서울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이 같은 결과는 2차전 전반전 45분 동안에도 여실히 드러났고, 급기야 전반 32분, 호물로(23.브라질)의 왼쪽 측면 낮은 크로스를 이어 받은 김진규(21)에게, 공의 방향을 바꾸는 감각적인 슈팅으로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가기에 이르렀다.

한 마디로 FC 서울의 전반전 45분은 공수 모두에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무기력함 그 자체였으며, 이는 단 1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아울러 선수들도 능동적이기 보다는 수동적이어서 전체적으로 부산 아이파크의 조직적이고 공격에서의 세밀한 플레이에 대한 수비를 하는데 급급했다. '지키는 축구가 더 어렵고 힘들다' 이 같은 축구를 하기에는 FC 서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그 이유는 명문 구단으로서 당연히 의미있는 축구를 해야 하는 의무와 책임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서울과 부산의 경기에서 서울 고요한이 상대 수비에 넘어지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더구나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밀려난 FC 서울에게는 이 같은 의무와 책임 이행은 더욱 부여되어 있었다. 하지만 FC 서울은 후반전에서도 전반전과 같은 경기 흐름에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 채, 후반 13분 호물로를 상대로 두 명이 수비하는 과정에서 가랑이 사이로 공을 밀어넣는 돌파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그나마 FC 선수들의 의지를 일깨워 주는 역할을 한 선수는 후반 16분 득점 찬스 기회를 만들며 전후반 많은 활동량으로 분전한 주장 고요한(30)이었다. 

하지만 FC 서울의 반전은 없었고 오히려 후반 26분 부산 아이파크 한지호(30), 30분, 44분 호물로에게, 연이어 아찔한 추가 실점 위기까지 맞으며 여전히 부산 아이파크의 총 공세에 시달렸다. 분명 FC 서울의 최소한 무승부 경기는 경기 전 목표일 수 있다. 아울러 1차전 승리에 대한 방심일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내용과 스코어 모두 FC 서울 답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준 실망스러운 90분 경기였다. 특히 반전을 위한 변칙적인 전술과 전략도 2차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이는 1차전과 다를 바 없는 뻔한 전술과 선수 구성에서 부산 아이파크에게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가장 위험한 요소였다. 결국 FC 서울은 2차전 무승부는 골키퍼 양한빈(27)의 선방과 김동우(31), 윤종규(20)를 주축으로 한, 포백의 강한 의지와 집중력에 의한 수비력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결정적인 순간 경기 추가 시간인 후반 48분 약 50m의 환상적인 장거리포 극장골을 뽑아내며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구한 백전노장 박주영(33)도 빼놓을 수 없다.

이래저래 FC 서울의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은 우여곡절이 많은 경기였고 이에 최용수(45) 감독은, 결코 박주영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차원높은 플레이에도 웃지 않았다. FC 서울은 "뼈를 깎는 각오로 다시 본 모습을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 최용수 감독 바람처럼 과연 변화에 성공하며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