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태블릿PC 조작설 변희재 '실형', 개신교계도 반성해야

등록 2018.12.11 14:40수정 2018.12.11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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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 PC 조작설’ 변희재, 징역 2년 실형 선고박근혜 정권 ‘비선 실세’로 불린 최순실씨의 태블릿PC 관련 보도가 조작됐다고 주장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고문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 받고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 유성호

 "<미디어워치>가 허위임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입증됐다."

서울중앙지법(형사 13단독)이 10일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미디어워치> 대표 고문 변희재씨에게 징역 2년형을 선고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변씨는 2016년 12월부터 줄곧 국정농단의 실체를 알린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 보도가 조작이라는 주장을 <미디어워치>를 통해 제기해왔다. 

JTBC 뉴스룸 '팩트체크'는 이날 태블릿 PC조작설 관련 기사가 563건이라고 전했다. 2년 동안 이틀에 한 번 꼴로 기사를 생산한 셈이다. <미디어워치>의 행위에 대해 재판부는 사뭇 준엄한 판결을 내렸다. 

"피고인(변희재 고문 - 글쓴이)은 추가 보도가 사소한 부분에서 최초 보도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허위·날조·조작·거짓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JTBC가 조작 보도한다는 기사를 반복해 제시했고, 내용상 JTBC 보도 내용의 비판이나 견제 목적으로 기사를 작성했다고 보기 어렵다."

비록 1심 판결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법원이 변씨의 행위에 제동을 건 건 한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법원 판단이 다는 아니다. 변씨의 태블릿PC 조작설은 비단 허위 보도에 그치지 않았다. 극우 세력은 <미디어워치> 보도를 근거로 태블릿PC 조작설을 온오프를 가리지 않고 퍼뜨렸고, 심지어 JTBC 손석희 당시 보도부문 사장의 자택 앞에서 시위까지 벌였다.

그 뿐 아니다. 태블릿PC 조작설은 국회로까지 흘러 들어갔다. 특히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미디어워치> 보도를 정치공세의 도구로 즐겨 활용했다. 보수 언론도 검증없이 이를 보도했다. 결국 <미디어워치>가 태블릿PC 조작설을 생산하면, 극우세력과 보수 야당, 보수 언론 등이 유통한 셈이다. 

보수 대형교회, 가짜뉴스 '주요' 유통망
 

<미디어워치>가 생산한 태블릿PC 조작설은 극우 집회와 보수 야당-언론 등을 통해 유통됐다. ⓒ JTBC

  
태블릿PC 조작설 유통 경로 중 빼 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보수 대형교회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이 임박했던 2017년 3월 1일, 서울 광화문에서는 대규모 탄핵반대 시위가 열렸다. 그런데 이때 경기도 안양의 대형교회인 은혜와진리교회 조용목 목사가 성도들을 시위에 동원했다는 정황이 <뉴스타파> 보도로 드러났다. 이 교회 성도 김가람씨(가명)는 <뉴스타파>에 이렇게 말했다. 

"(조용목 목사가) 변희재닷컴의 예시를 들면서 지금 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다 조작된 것이라는 그런 설교를 한 거예요."

대형교회가 대규모 탄핵반대 시위에 신도들을 동원한 사실은 당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태경 토지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2017년 3월 3일 자 <허핑턴포스트 코리아> 기고문에서  "진정 놀라운 건 인생의 강도를 만난 세월호 희생자와 유족들에게는 그토록 적대적이던 목사들과 개신교인들이 민주공화국을 파괴하고 헌정을 유린한 박근혜는 결사옹위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면서 "나는 인생의 강도를 만난 세월호 희생자와 유족들의 이웃이 되기는커녕 세월호 희생자와 유족들을 능욕하고, 저주하고, 폄훼한 목사들과 개신교인들을, 박근혜 비호에만 급급했던 목사들과 개신교인들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은혜와진리교회는 신도수가 20만에 이르며 서울, 경기를 포함해 대전·대구·원주·경주 등지는 물론 중국·싱가포르·영국 등 해외에도 지부를 둔 초대형교회다. 이런 교회가 탄핵반대 집회에 신도들을 동원한 건 예사로이 넘길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 교회가 신도들을 시위에 동원하면서 근거로 든 정보가 바로 <미디어워치>의 태블릿PC 조작설이었다. 요약하면, 목회자가 허위정보로 신도들을 동원한 셈이다.

목회자의 말이 진리는 아니다 
 

은혜와진리교회 조용목 목사가 JTBC 보도가 거짓이며, 극우논객 변희재가 진실이라는 설교를 한 정황이 불거졌다. ⓒ 뉴스타파

 
은혜와진리교회 외에도 보수 개신교계는 종종 가짜뉴스의 온상으로 지목받아 왔다. 이와 관련, <한겨레>는 지난 9월 27일자 보도를 통해 가짜뉴스의 생산·유통 거점으로 이용희 가천대 글로벌경제학과 교수가 대표로 있는 '에스더기도운동'(아래 에스더 운동)을 지목했다. 

이들이 생산한 가짜뉴스는 ▲ 동성애 커플 주례 거부 목사 징역형 ▲ 메르스 에이즈 결합 슈퍼 바이러스 창궐 ▲ 동성애 합법화 하면 수간도 합법화 ▲ 동성애 케이크 제작 거부 미국인 1억 6000만원 벌금 폭탄 ▲ 동성애 교육 항의 아버지 감옥행 등 주로 성소수자·이슬람 혐오가 주된 주제였다. 그리고 이 주제들은 보수 개신교계가 왜곡하는 의제와 거의 일치한다.

보도에 따르면 에스더 운동은 가짜뉴스 생산뿐만 아니라 유통까지 관여했다. 이와 관련, <한겨레>는 "에스더는 창립 이래 지속적으로 청년을 모아 하나님의 뜻을 전달하는 '댓글부대'를 양성했고, 이용희 대표를 정점으로 한 기획실에서 가짜뉴스를 만들었다"고 복수의 에스더 운동 내부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어 "기독교발 혐오 뉴스를 가장 왕성히 전파하는 25명 가운데 21명이 에스더와 직, 간접으로 관련이 있는 인물이었고, 최근 기독교발 가짜뉴스 22개가 모두 에스더와 연관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짜뉴스의 생산·유통은 심각한 폐해를 미친다. 재판부는 <미디어워치> 변희재 고문에 대해 실형을 선고하면서 말미에 이렇게 적었다.

"이러한 행위로 인해서 사회 불신과 혼란이 확대가 됐고, 피해는 온전히 사회 전체의 몫으로 돌아갔다."

보수 개신교 교회에서, 주로 목회자의 입이나 '단톡방'을 통해 퍼지는 허위 정보 역시 사회 전체에 피해를 안긴다. 

일단 법원이 태블릿PC 조작설을 허위로 판단했으니만큼, 성도들 앞에서 조작설을 진실이라고 주장한 목회자들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짊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은혜와진리교회 조용목 목사는 허위정보로 신도들을 극우집회에 동원한 데 대해 성도들과 한국 사회에 머리 숙여 사과하기 바란다. 

또 하나, 기독교인들은 목회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무조건 진리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 목회자의 말을 무조건 믿기보다 스스로 진리를 찾고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지혜를 쌓아야 한다. 거짓 정보가 퍼지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뉴스는 신뢰할 수 있는 출처에서 나옵니다. 누가 의심스러운 정보를 퍼뜨리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저작물에는 '출처'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인터넷사이트도 작성자, 편성책임자, 그들의 주소와 연락처가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자세한 정보가 누락되었다면, 그것은 조작된 정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특정 언론사만 보도했다면, 그것은 의심할 여지가 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 심영섭 방송통신위원, "그래서 '가짜뉴스'를 어떻게 할 것인가?" 중에서
덧붙이는 글 개신교 인터넷 매체 <베리타스>에 동시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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