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용균이는 가고 작업복만 남았다

[사고현장 조사] 공장에서 오열한 어머니 "우리 아들은 잘못됐지만, 너희들은 안전하게..."

등록 2018.12.14 00:41수정 2018.12.1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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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을 잃은 작업복 고인의 탈의실에는 이름이 선명한 작업복만 남겨져있다. ⓒ 신문웅

 

너희는 다치지말아라 고인의 어머니가 고인의 동료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끌어않고 안전을 당부하면서 오열하고 있다 ⓒ 신문웅(시민대책위 제공)


"용균아..."

세상을 떠난 아들의 이름이 새겨진 작업복을 본 어머니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13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태안화력에서는 11일 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 김용균씨 어머니와 노동조합, 노동부 관계자, 산업안전공단, 원청인 태안화력, 서부발전 관계자가 사고현장 조사를 벌였다. 

탈의실에 걸려있는 외아들의 작업복을 본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태안화력 관계자들에게 "신고는 왜 늦게 했느냐", "혼자 일하도록 지시는 다 내려놓고 관리감독은 누가 한거냐"고 따져 물었다. 관계자는 "지시는 우리가 내릴 수 없다"며 하청업체에 책임을 미뤘다.
  
특히 고인의 어머니는 휴게실 앞에서 또래의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끌어안고 "우리 아들은 잘못됐지만 너희는 안전하게 일해야 한다"며 오열했다.

"안방처럼 깨끗해진 현장"... 사고현장 훼손 '의혹'
 

은폐 의혹이 제기된 사고현장 평소와 달리 깨끗해진 사고 현장에 대한 노동자들은 원청들이 치운것이 아니냐고 제기하는 가운데 낙탄을 치우던 삽이 보이고 있다 ⓒ 신문웅

 
 

위험 천만 작업 현장 낙탄을 치우기 위해 노동자가 좁은 틈으로 어렵게 진입을 시도하는 작업 모습이 제연되어 현장 조사에 나선이들을 놀라게 했다 ⓒ 신문웅

 
사고 3일 만에 현장을 본 노동자들은 현장 훼손 의혹을 제기했다. 사람들은 "석탄이 쌓여있던 현장이 안방처럼 깨끗해졌다, 원래는 곳곳에 탄가루가 날렸다"고 증언했다. 이어 "지금은 현장에 있는 화이트보드에 티끌 하나 없었다"며 "현장 조사에 앞서 서부발전 원청이 현장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또, 사고 전 작업환경 개선을 요구한 현장 노동자에게 원청인 태안화력 측이 '3억이 들어 안 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노동부의 노란 작업중지공고문이 붙어있는 사고 현장 입구 ⓒ 신문웅(시민대책위 제공)

 
한편 이날 태안화력 시민대책위(임시 대표, 이태의 공공운수연맹 부위원장)는 고용노동부 보령지청과 면담을 통해 유족들과 해당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를 전달했다. 시민대책위는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와 관련해 유족으로부터 일체를 위임받았다.

이날 면담에서 시민대책위는 △사고조사에 노동조합참여 및 유가족 현장방문 △사망재해 발생 장소(9,10호기)에 대한 부분 작업중지에서 전면 작업중지로 변경 △작업해제심의위원회에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전문가 참여 △ 회사 안전보건계획서 제출시 노동조합 합의 △특별근로감독 실시 및 노동조합 참여(12월 17일부터 2주간) △ 종합 안전진단 명령시 노조추천 단체 △ 동료들 트라우마 치료 즉시 실시(12월 14일부터 충남근로자건강센터)등을 약속받았다.

한편 노동조합은 이날 현장조사 내용을 14일 낮 기자간담회 형식으로 브리핑한다. 또 주말인 15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공공운수노조의 '죽음의 외주화 중단하라!' 촛불집회가 열릴 계획이다.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태안화력 시민대책위 #한국서부발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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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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