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으려고..." 김용균 빈소 찾은 청와대 수석에 '야유' 세례

[현장] 노동자들 항의 속에 조문 마쳐... "빠른 시일 내에 대책 마련"

등록 2018.12.14 16:10수정 2018.12.1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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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웅


14일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 고 김용균씨 빈소를 찾았다가 동료 노동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태안화력 협력업체 노동자인 김씨는 지난 11일 충남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에서 일하던 중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목숨을 잃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조문 온 이 수석은 빈소를 지키고 있던 동료 직원들의 항의로 어렵사리 조문을 마쳤다. 그 뒤 서울로 기자회견을 하러 떠난 고인의 부모를 대신해 고모부와 이모부와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유족들은 "그곳은 사람이 일 할 현장이 아니다"라며 "한 사업장에서 12명의 사람들이 죽어나갔는데 이것이 인재지 산재냐"라고 따져 물었다. 또 "우리 용균이가 마지막 희생자가 되어야 하는데 사측은 현재도 다른 호기에서 계속 일을 시키고 있다"며 "지금도 용균이와 같은 사고가 일어날지 모르니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달라"고 호소했다. 

"사진 찍으러 왔느냐" 동료 노동자들 크게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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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 수석은 "현재 사측에서 조사를 하고 있고, 정부도 합동조사를 실시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이 대답을 들은 한 동료 노동자는 "공기업이기 때문에 정부가 사측으로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또 다른 노동자는 "그제 청와대 비서관에 전부 얘기했는데 상황 파악도 못하고, 오늘은 비서관이 사진 찍으러 여기 왔느냐"며 "어머니는 용균이가 그토록 만나고 싶어 하던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만나게 해달라고 호소하러 서울기자회견을 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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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석은 "오늘 아침 대통령께서 젊은 청년 노동자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전하며 유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해 줄 것을 지시해 조문을 왔다"며 "빠른 시일 안에 정부합동조사를 통해 책임소재를 묻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오늘 노동자들과 유족들의 뜻을 대통령께 상세히 전하도록 하겠다"라는 말을 남기고 한국서부발전 본사로 향했다. 이 수석이 자리를 뜰 때 고인의 동료들 사이에서 야유가 터져나왔다. 

같은 날 서울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는 "고인의 부모님이 빈소에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누구에게 대통령의 위로를 전달하러 간 것인지 의문"이라며 "고인의 어머니는 사측도 정부도 못 믿으니 대통령과 직접 만나 하소연을 하겠다는 심정"이라고 전했다. 


#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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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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