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의 경고 "이학재, 이부자리는 내놓고 가라"

한국당 복당 예고한 이학재에 일침... 바른정당 출신 이탈 움직임에 사전 경고?

등록 2018.12.17 11:55수정 2018.12.1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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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 주재한 손학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7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 한 말이다.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이 오는 18일 자유한국당 복당 기자회견을 예고한 것에 대해 '붙잡을 생각이 없다'고 말한 것이다. 특히 그는 국회 정보위원장 직책을 유지한 채 탈당하겠다는 이 의원을 겨냥해 "절에서 덮으라고 주는 이부자리까지 가지고 가는 경우는 없다"고도 지적했다. 당을 떠날 땐 바른미래당 몫으로 받았던 상임위원장직을 내놓으라는 요구다.

앞서 바른정당 출신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이탈 가능성에 당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단결을 주장했던 손 대표가 더 이상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 이 의원의 탈당을 신호탄으로 바른정당 출신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이탈이 본격화되는 것을 사전에 조치하겠다는 성격이 짙다.

실제로 그는 기자들과 만나서 "저는 그동안 당대표에 취임해서 포용적으로 모든 사람을 안고 가려고 했다"면서 "그런데 나이 든 사람이 설득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앞으로는 당이 포용해야 되겠지만 기강을 잡아야 할 것은 기강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강을 잡는다는 게 무슨 뜻이냐"는 질문엔 "최고위원들과 논의하겠다"고만 말했다.

손 대표만 아니라 최고위원들도 이날 회의에서 이 의원의 이탈을 차갑게 비판했다. 이 역시 바른정당 출신 당 의원들의 추가 이탈 가능성을 사전에 경계하는 뉘앙스였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학재 의원께서도 한국당에 조만간 돌아갈 것이라고 말하셨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이 바뀐 것인지, 탄핵에 대해서 반성문을 쓰고 돌아가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앞으로 만약 우리 당에서 탈당하거나 빠져나가는 인사가 있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실력 있고 젊은 개혁보수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도부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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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이 11일 강릉선 KTX철도사고 등 현안보고를 위해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이학재·유승민·오신환 지역구 비워놓은 한국당


그러나 손 대표의 선제 조치에도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이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한국당 조직강화특위는 지난 15일 당협위원장 심사 결과 발표 때 69곳의 당협을 '일반 공모 대상 지역'으로 비워놨다. 이 가운데는 이 의원(인천 서구갑)을 비롯해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과 오신환 의원(서울 관악을)의 지역구도 포함돼 있다. 한국당 조강특위가 두 의원의 복당을 위해 자리를 미리 비워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이진곤 한국당 조강특위 위원은 이날(17일)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과 한 인터뷰에서 "꼭 그분을 위해서 자리를 비워놓고 기다리는 건 아니다. 그분이 와서 응모를 하면 다른 경쟁자 분들과 같이, 같은 조건에서 심사를 하게 된다"라면서도 "만약 당에서 이분들을 영입 형식으로 모셔온다면 좀 더 유리한 조건이 부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의원의 국회 정보위원장 직책 유지 입장도 갈등의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대 국회 당시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현 바른미래당)으로 당적을 옮겼던 박주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의 사례를 보면 이 의원의 주장도 일리는 있지만 기존 소속 당의 양해가 전제돼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현 한국당)·바른정당(현 바른미래당) 분당 때 익히 겪었던 상황이기도 하다. 당시 상임위원장은 '국회직'인만큼 당적을 옮겨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바른정당 입장과 원 구성 협상 때 정당 몫으로 배분한 취지를 지켜야 한다는 새누리당 입장이 맞부딪혔다.
#이학재 #손학규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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