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9호선은 '지옥철'... 언제까지 참아야할까

함께 그리는 공공개혁④ 시민 편익 무시한 교통정책, 이제는 달라져야

등록 2018.12.21 16:05수정 2018.12.2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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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10분 즈음 지하철을 탑니다. 올림픽대로는 너무 막혀서 버스를 타면 시간이 어떻게 될지 가늠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지하철 9호선을 탑니다. 급행을 타야 하는데 아침 출근시간에는 도저히 엄두가 안 납니다.

서로의 입김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꽉 차 있는 지하철에 몸을 억지로 우겨 넣습니다. 안쪽에서 몸이 눌리는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다 보니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지하철 안에서 싸우거나 욕하는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아침마다 열리는 지하철 문은 정말 지옥문을 보는 것 같습니다. 정말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요?

교통정책은 단순히 이동수단을 공급하는 정책이 아니라 생활비를 줄이고 도시 내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기본적인 사회서비스라고 봐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공공교통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편익이 과소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회서비스로서의 교통정책으로 사용자 중심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요? 지난 10월 한국사회포럼에 참가한 시민들은 총 9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① 교통재정의 혁신으로 공공교통 요금 동결

휘발유에 부과되는 세금은 2017년 기준으로 리터당 745.89원 정도이며 승용차 일일 평균 주행거리인 39.6km와 휘발유의 평균 연비 리터당 14.22km를 고려하면 하루에 승용차 한 대당 부담하는 세금비용은 2,080원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기존 인프라 공금 중심 교통재정을 전면적으로 혁신하고 공공교통 중심의 강력한 수요관리 정책을 위해 적극적인 교통요금 정책이 필요합니다.

② 분권강화를 위해 통합교통공사 설립

교통정책의 분권화를 위해 통합교통공사를 설립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기존 국토교통부 중심의 방식은 분권과 참여라는 최근 정책 방향에 비춰 볼 때 매우 부적절합니다. 따라서 광역교통의 조정을 위해 기존의 행정경계 중심의 지방정부들이 협력하여 조정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한편 중앙정부는 재원을 지원하되 정책적으로는 개입하지 않는 교통정책의 분권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③ 시내버스 대폐차시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

2005년 제정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은 시내버스 운송사업, 농어촌버스 운송사업, 시외버스 운송사업에 사용되는 승합 자동차에는 '이동편의시설' 이 설치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농어촌버스와 마을버스의 경우 중형저상버스 도입을 고려해 볼 수 있으며 국토교통부에서는 2019년부터는 농어촌버스 및 마을버스의 구체적 도입계획이 필요합니다. 

④ 특별교통수단 도입확대 및 지역편차 해소

교통약자를 위한 특별교통수단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지자체 중 강원도, 충청북도, 충청남도, 전라남도, 경상북도는 법정기준 보급대수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으며 안성시, 가평군 등 일부 지방정부는 아예 특별교통수단 자체를 도입하지 않았습니다. 2017년 10월 기준 전국 152개 기초 시‧군 가운데 교통약자 특별이동수단을 24시간 운영하는 곳은 34곳(22.4%)이고 75개 기초 시 가운데 26곳(34.7%)만 교통약자 특별이동수단을 24시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기 구리시, 충북 영동군 등 5곳은 주말에 아예 운영을 하지 않고있고 상당수 지역 역시 주말과 공휴일에는 운영시간을 줄이거나 사전예약을 한 경우에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⑤ 교통안전거버넌스 구축

대중교통의 안전 문제는 잊을만하면 뉴스에 나오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교통 안전문제에 관련된 각종 사안에 대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해 위험평가, 위험관리, 위험소통의 전체 과정에 협력적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문제를 함께 해결하면 어떨까요? 무엇보다 이러한 안전 거버넌스는 이용자인 시민이 공공서비스의 안전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보장함으로써 외부 시각으로 안전문제를 진단하고 평가에 개입하게 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또 공공서비스를 직접 생산 및 제공하면서 현장의 안전문제를 가장 잘 아는 노동자 역시 참여함으로서 상이한 이해관계자 간 참여의 보정을 통해 공공교통 안전시스템의 실질적 개선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⑥ 마을버스 공영제 확대

현재 시내버스는 민자사업인 버스준공영제와 재정지원형 버스민영제 두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역마다 수 백억원에서 수 천억 원이 소요되는 민자사업인 버스준공영제가 시민들과 시의회 등을 통한 제대로 된 검토 없이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영세하고 규모가 작은 마을버스는 부족한 인력과 빠듯한 배차로 휴게시간을 제대로 가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마을버스에 대한 공공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교통공사를 통한 마을버스 공영제 확대도 필요합니다.

⑦ 교통수단별 적정 인력제 도입 보장 

전국의 지하철 기관사는 연차를 얼마나 사용할까요? 불과 47.2%라고 합니다. 즉 월 2회 정도는 대체근무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심지어 몸이 아픈데도 출근해 일을 해야 하는 날은 연중 6.6일가량입니다. 버스는 어떨까요? 버스의 경우 전국적으로 연간 6500여 건의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데 준공영제가 아닌 지역에서는 일일 15~19시간의 과도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지나친 초과 근무로 인한 사고가 우려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매일 거리를 누비는 버스는 과연 안전할까요?

⑧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준비하는 교통체계 구축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은 이제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이제는 과감히 도심의 전체 교통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교통 패러다임을 구조를 전환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오스트리아의 그라츠는 이러한 친환경 공공교통 정책으로 대기환경개선과 에너지 저감 등 복합적 효과를 거두었다고 합니다. 물론 전기차, 수소차 등 기술적 대안이 있지만 이러한 수단들은 보급과 적용에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도로교통 수요자체를 줄이고 승용차 통행량을 제한하는 정책설계가 중심이 되는 가운데 교통에너지의 친환경 수급과 교통부문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목표가 통합되면 어떨까요?

⑨ 서울 지하철 9호선 공영화 추진

마지막은 출퇴근길 9호선을 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내용입니다. 서울지하철 9호선 등 민자 교통사업의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인 공영화가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2013년 서울시가 9호선사업 재구조화를 단행했지만 비용보존방식이라는 변형된 민자사업 형태입니다. 이로인 해 서울지하철 9호선 2‧3단계는 서울교통공사가 자회사로 재위탁하여 인력파견형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은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통정책 어떻게 바꿔야 할까요?

교통정책 무엇일까요? 단지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가게 하는 것일까요? 우리에게 교통정책은 다소 생소합니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도시 공간 재배치, 지속가능한 도시환경 구축, 시민 편의성은 물론이고 교통 접근성의 불평등 완화를 위한 부의 재분배 효과까지 포괄하여 교통정책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즉 교통정책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필수적인 공공서비스로서의 위상을 지니고 있는 셈이죠. 

그러나 우리나라 교통정책은 여전히 사업자‧관료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제 교통수단을 운행하는 노동자와 해당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교통정책에 참여하여 개입할 수 있는 거버넌스는 사실상 전무합니다. 최근 지역교통정책의 종합적인 추진을 위해 광역교통청을 신설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중앙관료체계 확장 형식입니다. 지방자치시대라는데 왜 광역교통청을 중앙에서 관리할까요? 

더 큰 문제는 교통정책이 정부에 의해 추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독립적인 재원 구조를 가지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운영기관에게 부담이 전가되고 있기 때문에 해당 기관이 수익 중심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지방공기업 형태로 운영되는 지하철체계와 정부 보조금에 의해 유지되는 버스체계를 지방자치와 시민참여의 거버넌스의 맥락에서 새롭게 재편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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