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평화를 향한 문 열어 둬"... 조명균 장관과 면담

3박 4일 방한... 북 향한 우호적 메지시 남겨

등록 2018.12.21 10:54수정 2018.12.2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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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견실로 향하는 스티븐 비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면담을 가지기 위해 접견실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미국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한 달 여 만에 다시 만났다. 3박 4일 일정으로 지난 19일 방한한 비건 대표는 21일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조 장관과 면담했다. 앞서 조 장관은 지난 11월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비건 대표 등을 만났다. 

면담에 앞서 조 장관은 "짧은 기간에 비건 대표와 4차례 만났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통일부 장관이 미국측 고위 관료를 가장 짧은 기간에 많이 만난 경우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이것이 얼마나 한국과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 남북관계 발전을 올바른 방향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북한에도 긍정적 메시지로 전달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비건 대표는 한미 간의 파트너십을 언급하며 화답했다. 그는 "조 장관의 한미간 파트너십을 돈독하게 하기 위한 노력에 감사하다"라며 "우리가 함께하는 일은 한미관계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한반도 미래에 관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지난 11월 3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이루어진 남북철도 공동조사에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비건 대표는 "남측 철도가 북측으로 출발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매우 기뻤다"며 "이번 면담에서 남북 철도 공동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라고 말했다.

면담 후 비건 대표는 '미국의 대북 메시지가 다소 바뀐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평화를 향한 문을 열어두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조 장관과)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를 논의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외교부에서 오늘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이고 오후에 질문받겠다"고 말했다.

비건, 북 향한 '당근'

앞서 그는 19일 방한한 후 연일 북측을 향한 우호적 메시지를 남겼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미국인 북한 여행 금지 조치'의 일부 해제 가능성을 시사한 후 20일 오전에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찾았다.


그는 오전 10시께부터 오후 1시까지 약 3시간가량 판문점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은 미국측의 요청으로 비공개로 이뤄졌다. 외교부 등 별도 정부측 인사의 별도 동행도 없었다.

이어 21일 열리는 한·미 워킹그룹 회의에 참석해 '800만 달러 인도적 지원 허용'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800만 달러 인도적 지원 허용이란 정부가 2017년 9월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에서 남북협력기금을 통해 공여하기로 심의·의결한 금액이다.

당시 교추협은 유니세프와 WFP(세계식량계획)의 북한 모자보건·영양지원 사업에 800만 달러를 공여하기로 했다. 이후 1년 3개월여가 지났지만 북미 간 비핵화 협상과 남북관계 상황 등을 지켜본다는 이유로 집행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날 한미 워킹그룹회의에서 미국 측인 비건 대표가 지지를 밝히면, 연내 집행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이 밖에도 회의에서는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26일), 이산가족 화상 상봉, 북한 양묘장 현대화, 남북 간 국제항공로 신설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비건의 이러한 행보는 교착단계인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화를 하자'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건이 가져온 '당근'이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북측의 마음을 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비건 #조명균 #대북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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