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법' 처리 부탁한 어머니... 임이자 "한꺼번에 할 수 없다"

[현장] 고 김용균씨 유가족 국회 찾아 관련법 통과 촉구... 고용노동소위 통과 불투명

등록 2018.12.24 12:11수정 2018.12.24 12:20
0
원고료로 응원
 
a

'김용균법' 통과 위해 국회 방문한 고 김용균 씨 어머니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를 방문해 임이자 소위원장,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이른바 '김용균법' 조속한 처리를 당부하고 있다. ⓒ 남소연

"법을 제대로 만들어서 우리 아들처럼 당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의 손을 잡았다. 임이자 의원은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한국당 간사이자, 위원회 산하 고용노동소위원회(고용노동소위) 위원장이다. 고용노동소위는 현재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심사하고 있다.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근무하던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는 지난 11일 연료공급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졌다. 사고가 발생한 지 4시간이 넘어서야 시신이 발견됐고, 시신이 발견된 후에도 4시간 이상 방치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미 정부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여야 간 이견차로 인해 고용노동소위의 법안 심사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1일 이장우 한국당 의원이 법안 심의 도중 "이렇게 하다가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 "정부가 낸 개정안을 도저히 심의할 수 없다"라고 발언해 법안 처리가 순탄치 않을 것을 예고했다. (관련기사 :' 김용균법' 정부안 멈춰세운 이장우 "이러다 나라 망해")

이런 문제로 인해 김미숙씨 등 고 김용균씨의 유가족들이 직접 국회에 찾아왔다. 이후 환노위 및 법사위 심의 일정까지 고려했을 때, 24일 고용노동소위에서 개정안이 합의되지 못하면 27일 본회의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27일 본회의에서 처리가 안 된다면 2019년으로 해를 넘기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오늘 안 되면 안 되는 거다? 절대 그렇지 않다"
 
a

'김용균법' 통과 위해 국회 방문한 고 김용균 씨 어머니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를 방문해 임이자 소위원장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을 만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이른바 '김용균법' 조속한 처리를 당부하고 있다. ⓒ 남소연

고용노동소위 개회 직전 임 소위원장을 만난 김미숙씨는 "이번에 관련법이 제대로 만들어져서, 통과돼야 한다고 본다"라며 "남아있는 용균이 또래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 그 아이들 다 살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저처럼 아픔을 느끼게 해주고 싶지 않다. 아이를 잃는 게 우리 부모한텐 세상 잃는 거랑 같다"며  24일 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했다. 함께한 이태의 시민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역시 "오늘 안 되면 올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이날 처리를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임 소위원장은 "오늘 해결 안 되면 안 되는 거다? 절대 그렇지 않다"라며 "기간을 못 박는 것보다 내용이 중요하다"라고 답했다. 또한 "국회의원도 사람인지라 시간이 걸린다"라며 "한꺼번에 다 할 수는 없다"라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임 소위원장은 "이 법 심사하면서 어머니 마음 잘 새겨듣고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면서도 "'오늘 아니면 안 된다'라고 생각하지 말아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24일 처리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한 셈이다.

동석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사전에 여야 5당 원내대표 간 산안법의 빠른 처리를 이미 합의했다고 강조했으나 임 소위원장은 "하여튼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라는 정도로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그때 약속하지 않으셨나... 지켜보겠다"  
 
a

'김용균법' 통과 위해 국회 방문한 고 김용균 씨 어머니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를 방문해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을 만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이른바 '김용균법' 조속한 처리를 당부하고 있다. ⓒ 남소연

오전 10시가 되자 임 소위원장은 고용노동소위 개회를 위해 회의실로 자리를 옮겼다. 김미숙씨는 임 소위원장을 포함한 여야 위원들에게 법안 처리를 당부하기 위해 함께 이동했다. 김씨가 임 소위원장의 손을 잡자, 임 소위원장은 고개를 숙이며 응대했다.

김씨는 "나라가 나서야 할 일이다"라며 "국가에서 위험의 외주화를 만들어놨기 때문에, 나라에서 책임져야 할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김동철 바른미래당 간사를 향해서도 "저희 병원에 오셨지 않나. 그때 약속하지 않으셨나"라며 "그 약속 믿어보겠다. 지켜보겠다"라고 당부했다.

김씨는 고용노동소위 위원들에게 "꼭 좀 부탁드린다"라며 자리를 떠났다. 고용노동소위는 개회 직후 언론 비공개로 전환되어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법안 처리는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김씨를 포함한 고 김용균씨 유가족은 이날 각 당의 대표들을 만나 김용균법의 조속한 처리를 부탁했다.
#김용균 #위험의외주화 #임이자 #자유한국당 #고용노동소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4. 4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5. 5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