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59년 숙원 도전 벤투호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20019년 1월 5일 킥 오프되어 2월 1일까지 25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한국은 이번 2019 UAE 아시안컵에서 '2015 호주 AFC 아시안컵' 준우승의 한을 푸는 게 목표다. 축구대표팀은 1960년 홈에서 개최됐던 제2회 AFC 아시안컵 우승 이후 59년 만의 우승컵 탈환에 도전한다. 이에 한국은 우승 전초전으로 먼저 조별리그(C조)에서 필리핀(1월 7일), 키르기스스탄(1월 12일), 중국(1월 16일)을 상대로 16강 진출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조별리그에서 상대할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중국은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한국보다 한두 수 아래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우승컵 탈환을 위한 조별리그는 순항이 예상된다. 하지만 방심과 자만은 금물이다. 공은 둥글고 축구는 그 어느 스포츠보다 이변이 많이 연출되는 종목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축구는 뼈저린 경험을 가지고 있다. 바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게임 당시 얘기다.
김학범(58)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세 이하 대표팀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자만과 방심 속에, 선수 로테이션이라는 명목으로 경기에 임해 급기야 말레이시아에 1-2 충격패를 당한 바 있다. 물론 한국의 말레이시아전 패배는 금메달을 목에 걸기까지, 정신력과 자존심을 일깨우며 전화위복으로 작용했다. 이는 이번 UAE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서 하나의 좋은 선례이며 한편으로 반면교사가 아닐 수 없다.
현재 UAE 벤투호의 분위기는 좋다. 대표팀은 지난 8월 부임한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 체제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를 마크하고 있던 우루과이를 상대로 하여 36년만에 승리(2-1)를 거뒀다. 또한 11월 첫 해외 원정에서 호주를 상대로 하여 1-1 무승부를 기록했고 우즈베키스탄과의 피날레 평가전 4-0 대승까지 벤투호는 6경기에서 3승3무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대표팀의 전력은 안정되어 있다.
조별리그 첫 단추 잘 꿰어야
현재 벤투호의 최종 목표는 숙원인 UAE 아시안컵 우승에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조별리그 3경기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1차전 상대인 필리핀은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서 명장 스벤예란 에릭손(70.스웨덴) 감독 효과로 동남아 축구 최강으로 손꼽히는 태국을 밀어내고 4강에 진출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비록 필리핀은 우승을 차지한 베트남에 1,2차전 합계 2-4로 결승 진출에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전원 해외 귀화 선수들로 구성된 필리핀은 우승을 거머쥔 베트남보다 개인 기량 만큼은 오히려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2차전에서 맞붙는 키르기스스탄은 한국에게는 낯선 팀이다. 키르기스스탄은 아시안컵 참가팀 규모가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확대되면서 사상 첫 본선 진출권을 따낸 수혜 국가다. 따라서 한국에는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넌다'는 경구처럼 적당한 긴장감을 가지고 키르기스스탄을 상대할 필요성이 있다. 키르기스스탄을 이끌고 있는 알렉산드르 크레스티닌(40) 감독은 이번 UAE 아시안컵에서 '돌풍'을 일으킬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지난 11월 일본과 가진, UAE 아시안컵 모의고사에서 0-4 대패를 당한 경기 결과로 볼 때 알렉산드르 크레스티닌 감독의 '돌풍' 의지는 한국의 제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한국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갖는 중국이다. 중국 축구는 한국 축구에 '공한증'이라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그 만큼 중국은 한국의 벽을 넘는 데 선수 기량과 팀 전력 등 모든 면에서 한계성을 띄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공한증'도 2017년 10월 FIFA가 발표한 랭킹에서 잠시 사라졌다. 한국은 처음으로 중국의 57위보다 뒤처진 순위인 62위를 기록해 중국에 밀리는 수모를 당했다. 그 원인의 시발점은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1차전 2-2 무승부였다. 이어 '2018 러시아 FIFA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에서는 한국은 결국 0-1로 발목이 잡히며 중국의 '공한증' 극복 빌미와 함께 자신감을 심어줬다.
이로써 중국 축구에 대한 한국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에 이번 UAE 아시안컵에서 중국에 도전은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한국과 중국의 맞대결은 '공한증' 유무 이전에 조 1, 2위를 결정짓는 중요한 한판 승부로도 관심을 모은다. 물론 조 3위까지 와일드 카드로 16강에 진출하는 아시안컵 규정으로 한국의 16강 진출은 불변의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우승을 노리는 벤투호가 만에 하나 중국에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조 2위로 추락한다면, 벤투호의 우승전선에 적잖은 어려움이 뒤따르게 된다. 또한 후폭풍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현재 UAE 아시안컵 도전에 희망적인 요소보다 부정적인 요소를 더 많이 안고 있다. 중국은 '축구 굴기' 정책에 발맞춰 세계적 명장 마르첼로 리피(70.이탈리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지만, 기대에 걸맞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번 UAE 아시안컵을 끝으로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놓고, 거스 히딩크(72.네덜란드) 감독이 후임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 황의조가 지난 11월 호주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골을 터뜨린 후 환호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중동 돌풍, 우승 전선에 변수
이와 더불어 UAE 아시안컵 개최를 앞두고 중국은 24일 가진 이라크의 평가전에서도 1-2로 무릎을 꿇었다. 상승세의 벤투호에는 호재로 작용하기에 충분한 요소들로 확실한 '공한증'을 증명하는 완승은 필연이다. 한국은 일본 이란, 호주와 함께 이번 UAE 아시안컵 강력한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축구 숙원인 아시안컵 우승 사냥을 위해서는 조별리그 순항으로 16강, 8강, 4강 대전의 유리함을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에 벤투호가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 될 사항은, 16강 전부터 맞대결을 펼치게 될지 모르는 홈팀 UAE와 인접국인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카타르 등 복병 역할을 할 중동세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다. 한국은 '1996 UAE 아시안컵' 8강 성적에 그친 이후 우승에 도전했지만, 번번히 일본과 중동세에 밀려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하며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도 결승에서 호주의 벽에 막혔다. 벤투호의 UAE 아시안컵 우승 카운트다운은 시작됐다. 무엇보다 우승을 위해서는 맞으면서 가는 경기보다, 맞지 않고 가는 뛰어난 경기력이 우선이다. 조별리그 3경기야말로 그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다.
◆ 한국의 아시안컵 역대 성적 |
횟수 연도 개최지 우승 준우승 3위 한국성적
1회 1956 홍콩 한국 이스라엘 홍콩 우승
2회 1960 한국 한국 이스라엘 우승
3회 1964 이스라엘 이스라엘 인도 한국 3위
4회 1968 이란 이란 버마 이스라엘 본선 진출 실패
5회 1972 태국 이란 한국 태국 준우승
6회 1976 이란 이란 쿠웨이트 중국 본선 진출 실패
7회 1980 쿠웨이트 쿠웨이트 한국 이란 준우승
8회 1984 싱가포르 사우디 중국 쿠웨이트 4강 진출 실패
9회 1988 카타르 사우디 한국 이란 준우승
10회 1992 일본 일본 사우디 중국 본선 진출 실패
11회 1996 UAE 사우디 UAE 이란 8강
12회 2000 레바논 일본 사우디 한국 3위
13회 2004 중국 일본 중국 이란 8강
14회 2007 동남아 이란 사우디 한국 3위
15회 2011 카타르 일본 호주 한국 3위
16회 2015 호주 호주 한국 UAE 준우승
17회 2019 UAE
18회 2023 미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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