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검 점거한 해고노동자들, 8시간만에 전원 연행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 박윤해 대구지검장 면담 요구

등록 2018.12.27 21:06수정 2018.12.27 21:42
0
원고료로 응원
a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이 27일 오후 대구지검 1층 로비를 점거하고 지검장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조정훈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이 박윤해 대구지검장과의 대화를 요구하면서 대구지방검찰청 1층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으나 8시간 만에 전원 연행됐다.

금속노조 구미지부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소속 해고자 11명은 27일 오후 1시부터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에 있는 대구지방검찰청에 들어가 '아사히글라스 기소하라' '검찰은 직무유기' 등의 구호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대구지검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1층 로비에 앉아 검찰이 아사히글라스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사건 수사를 마치고도 기소 여부를 밝히고 있지 않다면서 수사 지연 이유를 물었다. 

해고노동자인 오수일(46)씨는 "검찰의 재기 수사명령이 떨어진 지 8개월이 지났고 담당 검사는 이미 수사를 종료했다"라면서 "하지만 아직 기소 여부를 밝히지 않고 지연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지검장을 만나 듣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차헌호(44) 노조 지회장은 "절박한 심정으로 해고노동자들은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지만 검찰은 올해도 해를 넘기려고 한다"라며 "불법파견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 아직까지 기소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고의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이 1층 로비에서 농성에 들어가자 검찰은 출입문을 잠그고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수성경찰서는 기동대 1개 중대를 인근에 대기시켰다.
  
a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이 27일 오후 대구지검 1층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자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이 잠긴 출입문 밖에서 안타까운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다. ⓒ 조정훈

 
아사히글라스 해고노동자들이 농성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노총 대구본부와 경북본부 소속 조합원 20여 명도 함께했다.

결국, 경찰은 이날 오후 7시 40분쯤 강제해산에 나서 11명 전원을 연행했다. 연행이 시작되자 검찰청 밖에 있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몸싸움까지 벌였다. 불과 10분 만에 농성 노동자들을 모두 끌어냈고, 수성경찰서로 연행해 조사에 들어갔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불법을 조사해 달라는데 아무런 답이 없고 항의하러 온 노동자들을 끌어내는 것이 경찰이 할 일이냐"라면서 항의했다. 이들은 또 "검찰 개혁을 하라고 했더니 힘없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만 외면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이 27일 오후 대구지검 1층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자 경찰이 이날 오후 이들을 강제로 끌어내고 있다. ⓒ 조정훈

  
a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이 27일 오후 대구지검 1층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자 경찰이 이들을 끌어내 차량에 태우고 있다. ⓒ 조정훈

   
경북 구미에 있는 아사히글라스는 지난 2015년 7월 하청업체인 GTS(지티에스)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자 해고했다. 이에 대구지방고용노동청 구미지청은 지난해 8월 불법파견을 인정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고 해고자 전원 직 고용을 사측에 지시했다.

하지만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지난해 12월 원청 대표 등 13명에 대해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노조가 항고한 끝에 올해 5월 14일 재수사가 시작돼 8개월째 재수사 중이다.
#아사히글라스 #해고노동자 #대구지검 #점거농성 #강제해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AD

AD

AD

인기기사

  1. 1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2. 2 버스 앞자리 할머니가 뒤돌아 나에게 건넨 말
  3. 3 "김건희 여사 라인, '박영선·양정철' 검토"...특정 비서관은 누구?
  4. 4 죽어라 택시 운전해서 월 780만원... 엄청난 반전이 있다
  5. 5 천연영양제 벌꿀, 이렇게 먹으면 아무 소용 없어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