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으로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다

[현장] 서울가죽패션창업지원센터 전시회 열려... 사회적기업과 지역이 한 마음으로 성과내

등록 2019.01.03 15:41수정 2019.01.0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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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7일 강동아트센터 1층 아트갤러리에서는 독특한 전시회가 열렸다. 서울가죽패션창업지원센터가 주관한 전시회로 가죽산업 관련 청년 창업가들과 지역 가죽관련 단체들과의 협력과 연대를 통한 성과를 알리는 자리였다. 전시장 곳곳에는 다양한 가죽제품들이 만든 이들의 브랜드 소개와 제작 의도 소개와 함께 전시되고 있었다.

이탈리아어로 바람을 뜻하는 'Vento'란 브랜드를 사용한 곳에서는 일상 속 보이지 않는 고마움으로 다가오는 바람처럼 본 제품이 우리 삶에 깊이 머물며 누군가에게 일상 속 소중함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고마움을 전하길 바라며 출시한 브랜드라는 설명이 담겨있었다. Vento외에도 eeé un, Temp's, WORN 등 4개 업체가 소개되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세계적 가방 패션쇼인 <2018년 밀라노 가죽패션쇼 MIPEL>에 초청받아 큰 호평을 받기도 했다.
 

12월 27일 강동아트센터 1층 아트갤러리에서 서울가죽패션창업지원센터가 주관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 서울가죽패션창업지원센터

  
서울시 사회적경제 특구 사업의 성공사례

행사를 주관한 서울가죽패션창업지원센터는 서울시의 사회적경제 특구 사업의 성과물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2014년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지역화 정책의 심화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사회적경제특구사업 연구를 시작해 2015년 준비사업을 시작으로 2016년 이후 본사업을 실행해왔다. ▲장소 기반 ▲지역문제 해결 ▲ 사회적경제 방식 적용 및 개발 ▲자립적 구조 구축이라는 원칙을 세워 다양한 지역의 문제를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지역사회자원의 활용을 촉진해왔다.

강동구의 경우 서울 소재 가죽 산업체 3분의 1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그런데 가죽 산업은 제작, 판매, 유통, 홍보를 개인사업자나 소규모 업체가 모두 하다 보니 초기 진입과 성장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2017년부터 청년 중심의 사회적경제 제조업체를 통한 지역 사회적경제 특화 산업 육성을 목표로 강동구 사회적경제 특구사업이 시행되었다. 또 서울가죽패션창업지원센터를 운영해 가죽패션 관련 오프라인 허브 역할을 하는 동시에 청년 제조업체와 지역 제조업체를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특구와 센터의 성과로 인해 지난 6월 20일에는 사회적경제 방식의 제조,일자리 창출 관련 사례로서 고용노동부 2018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대상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역할이 가능했던 건 지자체의 예산지원 못지않게 가죽업체를 연결하고 지원해주는 활동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구 단장이면서 서울가죽패션창업지원센터장을 겸임하고 있는 홍찬욱 단장은 본인 자신이 2014년 사회적기업 코이로를 설립해 운영해온 청년 사회적경제인이다.

특구와 센터 활동은 강동구에서 이미 지역 제조업체와 청년 그리고 어르신을 연결해 일자리를 창출하며 지역 경제에 기여해온 그의 활동의 확대판인 것이다. 2019년 특구의 3년차를 맞이하면서 그가 계획한 것은 오프라인 공동매장이다. 전시회는 그동안의 성과를 알리는 동시에 새로운 활동을 알리는 자리이기도 했다.
 

12월 27일 강동아트센터 1층 아트갤러리에서 열린 서울가죽패션창업지원센터의 전시회에 소개된 Vento 작품. ⓒ 서울가죽패션창업지원센터

   
업종별 성장 지원을 위한 방안 제시


홍찬욱 센터장은 "사회적경제 중간지원조직이 설립시 포괄적인 행정지원을 하는 단계를 넘어서 업종별로 성장을 지원하는 역할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성과를 낸 비결은 본인 스스로가 가죽산업의 사업가로서 가진 노하우를 지역 내 다른 업체들에게 적극적으로 공유하면서 협업의 이점을 증명해갔기 때문이었다.

추상적인 협동의 가치만으로 사람이 움직이지 않는다. 함께 했을 때 생기는 이점이 명확해져야 비로서 공동 사업에 대한 참여가 생긴다. 홍 센터장이 섣불리 가치를 얘기하지 않는 이유이다. 서울가죽패션창업지원센터 공간에서 함께 하면서 자연스레 네트워크의 장점을 알아가도록 했다.

"청년들이 갖고 있는 감각과 아이디어가 어르신들의 숙련된 노하우와 결합될 수 있거든요.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해낼 수가 있어요"

서울가죽패션창업지원센터는 2018년 제조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10명의 시니어 일자리를 창출해냈고, 경기 하남자활지원센터와 협약을 맺어 6명의 취약계층 일자리 지원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매년 평균 30명이 넘는 청년의 취업과 창업을 돕고 시니어 일자리 80여 개를 만들어오고 있다. 또한 사업자들의 협업과 네트워크를 사회적 경제조직으로서 발전시켜나가며 지역 안의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2017년부터 시작한 서울가죽소년단 협동조합은 올해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일자리가 복지인 시대. 대기업의 낙수효과만을 바라보는 게 아닌 지역자원이 결합된 지역 일자리가 화두인 시대에 강동구 사례가 주는 시사점은 크다. 지역에서 출발한 협업 사업은 홍콩, 상해 등 아시아 시장의 제품공급 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유럽, 남아공, 아프리카 등 22개 업체와 계약협상을 하며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강동구의 2019년 사회적경제 특구 3년차의 성과에 더욱 기대가 되는 이유이다.
#서울가죽패션창업지원센터 #사회적경제특구 #강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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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및 사회적경제 연구자, 청소년 교육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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