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지도 상승은 바람... 진정성과 성과 때문인 듯"

[신년 기자간담회] '친형 강제입원' 사건 재판 앞두고 "정신질환자 방치, 안타깝다"

등록 2019.01.03 20:25수정 2019.01.04 10:44
27
원고료로 응원
 
a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일 오후 도지사 공관 카페동에서 경기도청 출입기자들과 2019년 신년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 경기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최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순위가 상승한 것과 관련 "아무 의미 없는 바람"이라면서도 "저에 대해 기대를 하는 이유는 아마도 진정성과 성과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이재명 지사는 3일 굿모닝하우스(구, 도지사 공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각종 악재 속에서도 지지도가 오른 것과 관련 "(지지도는) 순식간에 불어왔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허망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차기대선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선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도 했다.

이재명 지사는 또 최근 발생한 정신과 의사 살해 사건 등을 언급하며 "정신질환자가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 등으로 검찰에 기소돼 오는 10일부터 재판을 받는다.

"대선에 관심 없어... 공정한 사회 유지 됐으면"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해 12월 24일과 26∼28일 나흘간 2011명을 조사한 '2018년 12월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포인트) 결과, 이재명 지사는 전월 대비 2.0%p 오른 9.0%를 기록, 지난달 공동 4위에서 단독 3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

검찰이 지난해 12월 11일 '친형 강제입원' 의혹 등과 관련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이재명 지사를 기소했지만, 오히려 이 지사의 지지도가 상승했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여러 가지 부족한 것이 많고 논란도 많지만, 그 점들을 다 감안해서라도 여전히 믿겠다는 분들이 많다는 것은 (저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의미"라며 "그 기대에 부응하려면 도정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어 "아무런 정치적 경력도 없이 시민운동을 하다가 성남시장을 재선한 것이 경력의 전부인데 저에 대해 기대를 하는 이유는 뭘까, 생각해 보면 아마도 진정성과 성과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제가 정치를 하는 한 우리 사회가 공정하게 유지되면 좋겠다"면서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게 아니라 이미 합의된 규칙과 법, 합리적 자유경쟁이 가능한 사회, 합리적 시장경제 질서 등의 가치가 현실이 되도록 하는 게 제 목표"라고 강조했다.
 
a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일 오후 도지사 공관 카페동에서 경기도청 출입기자들과 2019년 신년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 경기도

  
이재명 지사는 이어 "그중 제일 쉬운 것이 공정한 질서를 유지하는 것인데, 우리가 만든 법과 규칙은 공정하게 되어 있다"며 "판단의 여지가 있을 때는 억강부약의 정신을 발동해서 약한 다수에게 유리하게 해석해 주는 것 정도만 잘 관철된다면 우리 사회가 활기 있고,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또 "저는 실용주의자다. 저보고 이상주의자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 것 같은데, 저는 실현 불가능한 일을 하지 않는다"면서 "시간 낭비를 정말 싫어하고 형식과 절차보다 내용, 결과, 실질 등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칙을 양보하지 않는 것 때문에 과격하고 고집불통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부당한 것을 관철하기 위해서 제 주장을 굽히지 않은 일은 없다"며 "정당한 일, 남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 고집을 부리다 보니 충돌도 발생하고, 저의 정책으로 피해 보는 측은 반발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지사는 "보통정치인들은 (사람들이) 반발하면 물러서지만 저는 물러서지 않았기 때문에 적대감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면서 "대신 그 점을 보고 우호적인 분들도 생겼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점을 믿어주고 기대하시는 분들이 꽤 작게나마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신질환자 관리 안 되고... 대형 사고가 날 때까지 방치"

이재명 지사는 오는 10일부터 시작되는 재판과 관련 "최선을 다해서 설득하면, 사실에 기초한, 진실에 입각한 합리적 결론이 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게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지켜온 마지막 보루 아니겠나. 의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또 '개인적인 일'이라는 점을 전제로 "(정신질환자가) 관리되지 않다 보니 꼭 대형 사고가 날 때까지 방치하게 된다"며 "병이 있어서 치료받아야 한다고 인정하지 않는 한, 현재 방식으로 (제도를) 운용하면 사고를 쳐서 강제로 (병원에) 가는 것 외에는 절대로 진단도, 진료도 못 한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이어 자타해 위험이 있는 정신질환자를 강제 진단하고 치료하도록 한 '(구)정신보건법 25조'의 제정 배경을 설명했다. 1995년에 제정한 이 법의 내용은 "'정신질환으로 자타해 위험이 의심되는 자'를 발견한 정신과 의사나 정신보건 요원은 지자체장에게 '진단 및 보호'를 신청할 수 있다(1항)", "지자체장은 신청 즉시 진단을 의뢰해야 한다(2항)" 등이다.
 
a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일 오후 도지사 공관 카페동에서 경기도청 출입기자들과 2019년 신년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 경기도

  
이 지사는 "지난 2000년 대법원 판례(2000도4415)도 이 법을 적극 이용하라고 명시하고 있다"며 "그러나 공직자들이 자기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서 국민들에게 해야 할 행정서비스를 포기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이 법은 사문화됐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또 "인권단체가 '(정신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서라도 엄격한 절차를 거쳐라'고 주장해서 새로운 법이 만들어졌고, 이젠 진단도 함부로 못 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이재명 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의혹 사건과 관련 "당시 절차가 다 갖춰져서 (강제입원을) 할 수 있었지만, 안 했다. 공무원들이 안 하려고 해서 제가 하지 말자고 정리했다"며 "그런데 그 일 때문에 제가 재판받을 뿐만 아니라 (친형 가족과) 원수가 되어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지사는 "정신질환자 중에는 극단적으로 살인을 한 사람, 의사를 찌른 사람, 불을 지른 사람, 차로 박은 사람 등 (사고가) 엄청 많다"며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개인을 원망할 게 아니고 안전하게 환자를 보호하는 길이 무엇인지에 대해 책임 있는 판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누군가가 죽고 살고, 감옥을 가야 하고, 왜 이렇게 악화하도록 방치하는지 안타깝다"며 "원래 이런 걸 막으려고 만들었던 제도를 활성화되도록 해야 하는데, 그 제도를 (집행)하려다가 직권남용이라고 해서 제가 재판을 받고 있으니까, (제도 활성화를) 더 말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재명 #이재명대선지지도 #이재명차기대선주자 #이재명친형 #이재명재판
댓글2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3. 3 "명품백 가짜" "파 뿌리 875원" 이수정님 왜 이러세요
  4. 4 [동작을] '이재명' 옆에 선 류삼영 - '윤석열·한동훈' 가린 나경원
  5. 5 '휴대폰 통째 저장' 논란... 2시간도 못간 검찰 해명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