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들 새해에도 촛불 "죽음의 외주화 중단하라"

고 김용균씨 사건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요구

등록 2019.01.04 09:35수정 2019.01.0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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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권실현적폐청산대전운동본부’는 1월 3일 저녁 7시에 둔산동 타임월드 앞 인도에서 ‘청년 비정규직 故 김용균님 대전시민 3차 추모촛불행동’을 진행했다. ⓒ 임재근

 

‘청년 비정규직 故 김용균님 대전시민 3차 추모촛불행동’에서 대전청년회 노래모임 ‘놀’이 노래공연을 하고 있다. ⓒ 임재근

 
지난달 27일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지만, 대전지역 단체들은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죽음의 외주화 즉각 중단을 요구하며 지난 주에 이어 추모 촛불행동을 이어갔다.

대전지역 80여 개 단체로 구성된 '국민주권실현적폐청산대전운동본부'는 3일 오후 7시에 둔산동 타임월드 앞 인도에서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님 대전시민 3차 추모촛불행동'을 진행했다.

이들은 "'김용균법'이라 불려진 산업안전보건법이 28년만에 개정되었지만 고 김용균님과 2년 전 구의역 사건의 김군의 일터는 여전히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며 "고인의 희생이 슬픔만으로 끝나지 않도록, 우리가 들었던 촛불이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큰 걸음을 이루는 힘이 되도록 대전지역에서도 촛불을 계속 이어가고자 한다"고 촛불집회 지속 이유를 밝혔다. 
 

촛불행동은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합동 분향과 전체 추도묵념으로 시작됐다. 묵념 후 이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 임재근

   

‘국민주권실현적폐청산대전운동본부’는 1월 3일 저녁 7시에 둔산동 타임월드 앞 인도에서 ‘청년 비정규직 故 김용균님 대전시민 3차 추모촛불행동’을 진행했다. ⓒ 임재근

 
이날 촛불집회에서 발언에 나선 이대식 민주노총대전본부장은 "함께 슬퍼하는 것으로 멈추지 말고 우리 청년들이 더 이상 그렇게 고통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하는 심정으로 노동자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호소했다.

이태진 금속노조대전충북지부 노동안전부장도 발언에 나서 "더 이상 김용균 같은 억울한 죽음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며,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진상이 조사되어야 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기 정의당 대전시당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수소경제, 스마트공장, 자율주행차는 꼭 집어 이야기하면서 대화와 타협, 양보하고 고통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할 때는 누가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지는 말하지 않았다"며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 이후에 이 정부가 노동 존중을 위해서 일하겠다는 희망도 그리고 공정하고 평등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겠다고 하는 다짐도 조금씩 계속되고 물러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안타까워했다.

노원록 민중당대전시당위원장도 "당당히 일하고, 다치지 않고, 죽지 않는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는 게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 노동자들, 우리 민중들의 마음"이라며, "반드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단결하자"고 호소했다.
 

‘청년 비정규직 故 김용균님 대전시민 3차 추모촛불행동’에서 노래공연을 하고 있는 파인애플 밴드의 박홍순(오른쪽)과 밴드 프리버드의 송인재(왼쪽) ⓒ 임재근

    

대전작가회의 김희정 시인이 ‘이름’이라는 제목의 추모시를 낭독하고 있다. ⓒ 임재근

 
이날 촛불행동은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합동 분향과 전체 추도묵념으로 시작됐다. 파인애플 밴드의 박홍순, 밴드 프리버드의 송인재씨는 '물 좀 주소'와 '사노라며'를 부르며 추모의 행동에 함께 했고, 대전청년회 노래모임 '놀'도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와 '난쟁이들의 노래'를 불렀다. 대전작가회의 김희정 시인은 '이름'이라는 제목의 추모시를 낭독하기도 했다. 시 전문은 아래와 같다. '국민주권실현적폐청산대전운동본부'는 다음주 목요일에도 촛불행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름

- 김희정


나에겐 이름이 많다
세상에 태어나
부모님이 가장 먼저 불러주신 이름
김. 용. 균.
편의점에서는 알바
대기업에서 부르면 파견
똑같은 일을 하는데 비정규직
청바지도 입지 않았는데 블루칼라
내가 꿈꾸었던 이름은
사장님도, 대표님도, 화이트 칼라도 아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이름이었다
아버지, 엄마 이름이었다
그 이름 속에는
안전이 살고있다
저녁이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있다
노동이 생존이 아니라
생활이 되어야 한다는 이름은
꿈도 꾸지 않았다
저녁이 있는 삶의 이름
말한 적 있었던가
김토일金土日은 쉬어야 한다는
어느 시인의 아들 이름은
잊은 지 오래다
내가 원하는 이름은
사람이 하는 노동, 사람이 있어야할 공간
사람이라는 단 하나의 이름이다
#김용균 추모촛불 #국민주권실현적폐청산대전운동본부 #故 김용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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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교육연구소장(북한학 박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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