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가 되게 좋은 지금, 나는 이곳으로 간다

영덕 강구항에서 맛보는 대게... 3월 21~24일에는 강구항, 해파랑공원 등에서 대게축제

등록 2019.01.14 21:38수정 2019.01.14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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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항대게거리 입구. ⓒ 김숙귀

  
대게를 먹으러 갔다. 지금쯤 강구항 어시장에는 제철을 맞은 대게가 무더기로 쌓여
있을 것이다. 입안 가득 바다향이 퍼지는 대게를 맛볼 생각에 잔뜩 부푼 마음으로
강구항에 도착했다. 


3㎞에 이르는 대게거리는 수많은 관광객과 차들로 붐볐고 늘어선 대게전문집 앞의 찜통에서는 대게를 찌는 증기가 쉴새없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간신히 차를 세우고 단골식당으로 갔다. 
 

강구항거리 대게전문식당들 맞은 편에 있는 작은 어시장. 싱싱항 대게와 홍게를 사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 김숙귀

  
게살을 무척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해마다 대게철이 되면 시간을 내어 강구항에 들린다. 수족관에서 완장을 차고 꿈틀대는 박달대게 두 마리를 쪄달라고 부탁했다. 살아있는 영덕대게는 주장처럼 붉은 완장을 차고 있다. 대게 어획량이 줄면서 수입산이 영덕대게로 탈바꿈하여 팔리는 일이 종종 생기므로 15년 전쯤부터 수협에서 완장을 채워 영덕대게에 대한 불신을 없애고 있다.

20분쯤 기다리니 주인장이 김이 오르는 대게를 가져와 먹기좋게 손질해주었다. 드디어 1년을 기다린 대게를 맛볼 시간이다. 대게의 부위중에서도 가장 차지고 맛있는 집게살부터 먹었다. 입안으로 향긋한 대게향이 퍼져나가고 나는 그저 행복했다.
대게를 다 먹고 배가 불러도 게딱지밥은 꼭 먹어야 한다. 대게 내장에 밥을 비벼 김가루를 솔솔 뿌린 게딱지밥은 고소하고 감칠맛이 일품이다.
 

먹기좋게 손질한 박달대게 두 마리. ⓒ 김숙귀

  

대게 내장에 밥을 볶아 김가루를 솔솔 뿌린 게딱지밥. 대게 못지 않게 감칠맛이 일품이다. ⓒ 김숙귀

 
황홀한 식도락을 느낀 뒤 강구항을 구경했다. 바닷가쪽에 있는 작은 어시장에는
싱싱한 대게와 홍게가 여기저기 쌓여 있고 상인과 관광객들은 흥정하느라 바빴다.
시장에서 대게를 산 뒤 식당에 가져가 찌는 비용과 차림비만 주면 대게를 싸게 먹을 수 있다.

어판장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조업을 끝낸 배 한 척이 막 들어온 듯 배위에 가득한 게를 어부들이 상자에 담는 중이다. 그리고는 상품성이 떨어지는 게들은 따로 모아 즉석에서 판매했다. 워낙 싱싱하고 싸게 파는지라 방금 대게를 먹지 않았더라면 사고 싶었다.
 

조업을 끝내고 들어온 배위에서 게를 나눠 담고 있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게를 골라내어 즉석에서 싸게 팔기도 했다. ⓒ 김숙귀

  
대게는 다리 10개가 대나무처럼 길고 마디가 붙어있어 대게로 불린다. 우리가 보통 먹는 대게는 동해산과 러시아산으로 분류된다. 익숙하게 많이 접해본 영덕 대게뿐만 아니라 동해 전지역에서 대게가 잡힌다. 러시아산 대게의 서식지는 오호츠크해와 베링해로 구분할 수 있다.  

대게는 금어기가 끝나는 11월부터 조업이 가능하지만  1월부터 3월까지가 살이 꽉 차고 맛이 좋다. 대게 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박달대게는 크기가 매우 크고 살이 꽉 차있는 최상급의 대게를 지칭하는 말로, 박달대게임을 증명하는 완장을 차고 있다. 
 

우리 연안에서 잡히는 대게는 이처럼 영덕대게임을 증명하는 붉은 완장을 차고 있다. ⓒ 김숙귀

 
영덕군에서는 해마다 대게축제를 열고 있는데 올해도 3월 21일부터 24일까지 강구항과 해파랑공원일원에서 제 22회 대게축제가 예정되어 있다.

강구항에서 대게를 맛보았다면 근처에 있는 해맞이공원도 둘러봄직하다. 해맞이공원은 멋진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아름다운 동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영덕대게공원에서 고래불해수욕장까지 약 64.6㎞의 해안길인 영덕블루로드의
한 구간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영덕 #강구항 #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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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나를 살아있게 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풍광과 객창감을 글로 풀어낼 때 나는 행복하다. 꽃잎에 매달린 이슬 한 방울, 삽상한 가을바람 한 자락, 허리를 굽혀야 보이는 한 송이 들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날마다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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