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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성애-감금, 알켈리의 충격적인 범죄... 생존자들의 폭로

<서바이빙 알켈리>, 2019년 최악의 아티스트로 알켈리를 지목하다

19.01.09 18:58최종업데이트19.01.09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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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앤비 아티스트 알켈리의 성노예 생존자들을 인터뷰한 다큐멘터리 <서바이빙 알켈리>가 연초 미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 Lifetime 홈페이지

 
1990년대 미국 대중음악을 풍미했던 알앤비 스타 알켈리(R.Kelly). 국내에도 히트곡 'I believe I can fly'로 널리 알려진 그는 소울, 알앤비, 가스펠, 뉴 잭 스윙을 자유자재로 오간 천재 아티스트다. 그런 그가 2019년 시작과 동시에 최악의 아티스트로 질타받고 있다. 

미국 케이블 채널 라이프타임(Lifetime)은 지난 3일부터 3일간 다큐멘터리 <서바이빙 알켈리(Surviving R.Kelly)>(이하 <서바이빙>)를 방영했다. 알켈리의 소아 성애 및 납치, 감금 행태를 '성노예 생존자(Survivor)'들의 목소리로 공개한 것이다.

이전에도 소아 성애 성향, 미성년자 성관계 의혹으로 곤욕을 겪었던 알켈리지만 2017년 불거진 논란은 최악을 뛰어 넘었다. 10~20대 여성 팬들과 가수 지망생들을 골라 시카고와 애틀랜타 트럼프 타워의 본인 자택에 가두고, 철저히 일상을 통제하고 관리하며 일종의 '성노예'로 삼았다는 폭로다. 
 

알켈리의 성노예 논란을 2017년 폭로한 피해자 키티 존스 ⓒ Lifetime 유튜브 캡쳐

 
다큐멘터리 속 여성들은 미성년자 시기 알켈리를 만나 성 노예로 살아온 피해자들이었다. "내 순결을 앗아갔고, 내 삶을 영원히 바꿔놓았다", "알켈리는 재미있는 사람이지만, 로버트(본명)는 악마다", "알켈리로 인해 수많은 여성들이 삶을 잃었다" 등의 증언이 이어진다. 알켈리의 전처 안드레아 켈리 역시 다큐멘터리에 등장해 알켈리의 추악한 성생활을 폭로하며 자살을 고려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알켈리의 지인들과 동업자들이 밝히는 그의 진실은 너무도 추악하다. 다른 이들이 있는 자리에서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고 성관계 동영상을 일일이 녹화했으며, 피해자 중 한 명에게 가족을 살해하겠다며 협박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인 폭로가 남아있다. 피해자 리제트 마르티네즈는 고교 시절 알켈리가 강압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한 탓에 그의 아이를 갖게 되었고, 얼마 후 유산의 아픔까지 겪게 됐다.

리제트의 증언에 따르면 그런 자신으로부터 알켈리가 영감을 받아 작곡한 노래가 바로 마이클 잭슨의 1995년 히트곡 'You are not alone'이라는 것이다. 이게 모두 사실이라면 팝 팬들에겐 정말 엄청난 쇼크다.
 

'알켈리와 작업한 것은 실수였다'고 말한 챈스 더 래퍼. 방송 이후 트위터를 통해 흑인 여성에 대한 연대를 촉구하는 취지의 발언이라 밝혔다. ⓒ Surviving R.Kelly 캡쳐

 
팝스타 존 레전드와 힙합 신예 챈스 더 래퍼 역시 다큐멘터리에 등장해 목소리를 보탰다. 존 레전드는 방송 출연 이후 트위터를 통해 "그런 아동 상습 강간범을 보호할 필요는 없다. 난 피해자들을 믿기에 방송 출연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소신을 밝혔다. 챈스 더 래퍼 역시 다큐멘터리를 통해 "과거 알켈리와 작업했던 건 실수였다"고 말했다. 

알켈리는 이 모든 논란과 폭로에 대해 예나 지금이나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작년 7월 음악 공유 사이트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에 19분짜리 트랙 'I admit'을 공개했는데, 해당 음성 파일에는 8가지 근거를 들어 자신을 변호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러니까 제목의 '인정한다'는 단어는 본인의 결백을 '인정한다'는 역설적 의미였다. <서바이빙>에 대해서도 '불쾌하다'는 반응과 동시에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모든 이들을 고소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정작 그는 단 한 번도 법적 처벌을 받은 적이 없다. 15세 아티스트 알리야(Aaliyah)와의 불법 결혼 루머도 규명되지 않았고, 미성년자와의 성관계 및 동영상 촬영 혐의 역시 시카고 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았다.
 

'I believe I can fly' 뮤직비디오 속 한 장면. 1990년대를 풍미한 아티스트는 이제 아동 성범죄자의 오명으로 더욱 익숙하다. ⓒ RKellyTV 유튜브 캡쳐

 
성노예 사건 폭로에도 그는 여전히 당당하다. 여성들이 원해서 한 일이며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았는데도 인종차별적인 언론의 편향 보도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알켈리의 성노예 사건은 현재 진행형이다. 물론 알켈리 측의 주장도 들어봐야 한다. 그러나 대중의 인식 속에서 그가 최악의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했음은 이미 반론의 여지가 없다. 팬들은 더는 알켈리를 1990년대 천재 뮤지션으로 기억하지 않는다. 추악한 아동 성범죄자로 기억할 뿐. 자업자득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도헌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브런치(https://brunch.co.kr/@zenerkrepresent/295)에도 실렸습니다.
알켈리 소아성애 성노예 성범죄 미투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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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평론가 - 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2013-2021) - 대중음악웹진 이즘(IZM) 편집장 (2019-2021) 메일 : zener1218@gmail.com 더 많은 글 : brunch.co.kr/@zenerkrepre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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