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학교, 잠자는 교실 새해에는

교사가 쓰는 한 주간의 퍼포먼스

검토 완료

조기철(akshdtoa)등록 2019.01.09 18:43
 수업과 잠! 
 한평생 교직에 발을 내딛고 생활하면서 먼저 해결되었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면, 어느 수업 시간이든 잠자는 학생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업 시간에 일어나는 일이기에 담당 교사에게 맡겨야 한다고 한다면 이것은 관리자의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수업권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은 담당 교사다. 그러나 똑같은 교실에서 여러 선생님이 수업을 하는데 어떤 선생님은 잠을 재우지 않고 어떤 선생님은 잠을 재우고 수업을 한다면. 관리자가 수업 시간에 복도를 오가면서 잠자는 학생이 있는 수업을 목격하고도 담당 수업 교사와 아무런 상담도 없이 지나가 버린다면. 그것은 서글픈 일이다. 늘 잠자는 학생은 다른 수업 시간에도 수면으로 일관한다. 그러나 담당 선생님의 엄한 지도로 또는 여러 다른 수업 지도 방법을 동원해서 잠을 재우지 않는 선생님은 두 배의 노력을 기울여 수업을 하는 결과가 된다. 잠자는 학생은 잠을 자게 해 두고 공부하고 싶은 학생만 데리고 수업을 하면 얼마나 편할까? 관리자는 왜 복도를 순회할까? 수업을 하지 않는 교사를 찾아내려고 복도를 오갈까? 잠자는 학생을 찾아내 더 아름다운 학교를 만들어 가려는 노력으로 복도를 순회할까? 지금까지도 나는 수 없이 생각해 보았다. '관리자의 임무는 어디에 있을까?'에 대해서. 한 사람의 교사가 학교 풍토를 바꾸기에는 어려움이 있어도 한 사람의 관리자는 학교 풍토를 바꿀 능력이 있어야 한다. 

교실 수업이 바로 서야 교권이 바로 선다 

지나간 이야기의 한 토막을 제시해 본다. 학부모 총회가 있었던 날 모학교에서 일어난 이야기다. 마침 학교에도 왔고 그래서 자식의 교실도 알아볼 겸 자식이 수업을 받는 교실 안을 살며시 엿보게 되었다. 그런데 다른 학생들은 다 고개를 들고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있는데 학부모의 자식만 책상 위에 엎드려 잠을 자고 있었다. 그래서 한참이나 더 기다려 보아도 여전히 잠을 자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담당 교사는 잠을 자지 말고 일어나 앉으라든가 세수를 하러 가라든가 하는 방안이 전혀 없었다. 이에 화가 난 학부모가 교장실에 들어가 어찌하여 다른 학생들은 잠을 재우지 않고 수업을 받게 하고 자신의 자식은 잠을 자는데도 아무런 조치도 치하지 않고 수업을 할 수 있느냐고 항변을 했다고 한다. 수업을 마친 후 교사는 교장실에 호출되어 교장의 지도를 받고 차후 그런 일이 없게 하겠다고 했다는 일화는 아직도 나의 뇌리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수업에 대한 학생의 무반응!
 당연히 교사의 책임이다. 그렇지만 맹목적인 엎드림, 운동선수이기에 엎드려도 되고, 책이 없어도 되고, 졸업장만 있으면 되니 간섭하지 말아 달라는 웃지 못할 변명, 위탁을 갈 것이니 수업에 관심 없다는 등등이 오늘의 교사들을 괴롭힌다. 이런 것을 듣기도 하고 보기도 하지만 때로는 참을 수 없는 열정 교사에게는 수업을 못한다는 비난, 교원평가에서 감정을 개입시켜 악평하기, 입에서 비속어 내뱉기 등등 참으로 형언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반응하기도 한다. 이런 것을 총괄적인 관점에서 해결할 교사도 관리자도 갈수록 찾기 힘들어진 시대로 변하고 있다. 수업권을 더욱 강력하게 해서 수업권에 대한 도전은 그 무엇보다도 일벌백계해야 하다. 수업 시간에 뒤에 세워 놓아서 학생의 허리에 문제가 생겼다. 운동장을 돌게 하여서 학생의 발목에 인대가 늘어났다. 뜨거운 여름철에 학생을 운동장에서 풀을 뽑게 하여 더위를 마셨다 등등 온갖 민원이 교사들의 발목을 잡고 수업을 방해하는 등등이 결국 공교육을 무너뜨리고 교권을 더욱 수렁으로 빠뜨리는 행위가 아닌 지? 그렇다고 교사가 다 잘한다고 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학생은 바른 수업을, 학부모는 교사 존중을, 교사는 정도(正道)를

 우리 교육이 새해를 맞이해서 관리자와 교사와 학부모가 합심해서 학교 풍토 바로잡기가 우선시 되는 그런 학교가 곳곳에서 일어났으면 좋겠다. 언제까지 학부모의 민원에 눈치에 연연하면서 수업을 해야 하고, 언제까지 학생들이 잠자는 교실에서 교사가 열강을 해야 하고, 억지춘향꼴 흥미수업을 해야 하고, 교사 앞에서 뒤에서 비속어를 예사로 표출하는 것에 배부름을 느끼면서 교단에 서 있어야 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교사의 권위를 자존감을 지탱해 주는 것도 학생이요, 학부모요, 관리자요, 사회의 언론이다. 동시에 교사들의 자존심을 자존감을 훼손시키는 자도 학생이요, 학부모요, 관리자요, 사회의 매스컴임을 우리 모두 기억해 볼 필요가 있다. 2018년에 교사들이 품위훼손으로 언론에 보도되는 건수가 수시로 나타날 때마다 가슴 한 구석에는 교사로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이 살다가 보면 별별 일이 다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도 우리 사회는 아무리 교권이 무너졌다 해도 어느 한 구석에는 보이지 않는 교권이 면사포를 쓰고 살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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