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에 변화 없다? 난 양치기소년처럼 일하지 않겠다"

[인터뷰] 맹정호 서산시장

등록 2019.01.11 10:57수정 2019.01.1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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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산시청 시장실에서 만난 맹정호 서산시장. ⓒ 신영근


지방선거가 끝난 지 6개월이 지났다. 야심찬 포부를 가지고 당선된 지자체장들은 이 기간을 어떻게 보냈을까. 그중 재선 현직 시장과 겨뤄 당선된 맹정호 서산시장과 만나 그동안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물었다. 이 과정에서의 문제점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대안까지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맹 시장을 만난 건 지난해 8월 인터뷰 이후 두 번째였다. 당시 맹 시장은 이 자리에서 서산시의 최대 현안인 산업폐기물 매립장과 쓰레기 소각장 그리고 터미널 이전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지난 10일 이뤄진 두 번째 인터뷰에서는 그동안 각종 기자회견에서도 좀처럼 내비치지 않았던 자신의 속내를 이야기했다. 서산시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문제는 해결하고 성과는 쌓겠다"라고 답했다. 다음은 이날 시장실에서 맹 시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시장은 지휘자... 이제는 내 밥상을 차리겠다"
 

지난 10일 만난 맹정호 서산시장은 "솔직히 지난 6개월은 설거지하기에도 바쁜 시간이었다"라면서 "이제는 새로운 내 밥상을 차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신영근

 
- 취임 후 두 번의 정기인사가 있었다. 색깔이 없다는 의견과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엇갈렸다. 인사의 원칙이 있다면? 
"사람을 평가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선입견을 갖고 평가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자리를 바꾼다고 해서 사람이 바뀌는 것일까? 더 일을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응원해서 사람을 바꾸는 것이 인사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색깔이 없다는 평가에는 동의할 수 없다. 인사 잡음이 많은 인사가 색깔 있는 인사인가? 합리적인 인사가 맹정호만의 색깔 있는 인사라고 생각한다. 소통과 협업의 가치를 이해하고 이를 실천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더 많은 기회를 주려고 한다. 9급 신규직원이었지만 소통과 협업을 통해 좋은 정책을 제안한 직원을 발탁한 예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인사 잡음이 이번처럼 없었던 적이 있었는가?" (관련기사: 시장실 찾은 신규공무원... "시행착오 없는 정책제안 위해"

- 지역구 의원들이 정부 예산을 확보해왔다고 홍보하는 현수막을 과도하게 내걸어 주민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일도 있었다. 맹 시장은 정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정부예산 1023억 원을 확보했다. 지난해보다 무려 31%나 늘어난 금액이다. 청와대, 중앙정부, 국회를 수도 없이 방문해서 얻은 결과이다. 열심히 노력했다. 

성일종 의원이 노력한 부분이 있고 조한기 청와대 비서관이 애써준 부분도 있다. 다른 지역 국회의원들의 도움도 컸다. 누구 개인의 공이 아닌 모두가 함께 노력한 결과이다. 공을 놓고 다투지 않아도 시민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시장으로 일하는 동안 정당을 가리지 않고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다. 시장인 나는 빛나지 않아도 된다. 그 이유는, 더 많은 예산 확보는 더 새로운 서산을 만드는 일이고, 그 혜택은 시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 민선 7기에 들어서면서 전임 시장이 추진했던 사업이 속도가 나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다. 
"좀 더 많은 성과를 내라는 주문으로 듣겠다. 속도는 비교 대상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다면 민선 6기는 어떤 일이 속도감 있게 이루어졌는가? 잘 보이지 않는다. (민선 6기 당시) 대산항에 국제여객선이 뜬다고 했는데, 사실이었는가? 조금만 있으면 배가 뜬다고 얼마나 많이 떠벌렸는가? 와서 보니 실체도 잘 보이지 않았다. 서산비행장에 민항유치가 확정되었다고 했었는데, 과연 그랬는가? 말로는 하룻밤에 수많은 성을 쌓을 수는 있지만 그 성은 모래 위의 성일뿐이다. 양치기 소년처럼 일하고 싶지는 않다. 

소각장, 터미널 이전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필요하고 정당한 사업이더라도 주민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해야 할 수 있다. 그런 과정이 없거나 부족했다. 그러나 지난 6개월, 나는 전임자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좋은 것은 잘 이어받겠다고 했다. 솔직히 말하면 설거지하기에도 바쁜 시간이었다. 이제는 새로운 내 밥상을 차리겠다. 현안 문제에 대해서는 시민들의 지혜를 모아 풀고, 정책과 사업은 속도를 내어 성과를 쌓겠다."

- 마지막으로 읍·면·동장과 부서장에게 인사권과 예산을 많이 나눠주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시장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은 사람이다. 모든 악기에 대해서 알아야 하지만 악기를 다루는 사람은 연주자이다. 시장이 모든 것을 알아야 하지만 시장이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 할 수 있어도 해서는 안 된다. 이장이 있고 읍·면·동장이 있고 시장이 있는 이유는 각자의 역할과 책임이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시청의 1600여 직원 모두가 시장이 되기를 바란다. 시장 혼자 동분서주하는 조직은 권력이 집중되고 독선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된다. 

물론 아무리 많은 것을 내어 주어도 시장은 시장이다. 열심히 일하는 조직은 권한과 역할을 주고 그에 따른 책임을 물을 때 만들어진다. 읍·면 동장과 부서장들, 그 어느 때보다 일 잘하고 있지 않은가?"
#맹정호시장 #솔직토크 #서산시 #솔직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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