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자도..." 이해찬 '할아버지'가 유치원 간 까닭

[현장] 못 다 이룬 유치원3법... "국방비 부담 호전, 보육 제정 확대 가능"

등록 2019.01.11 13:10수정 2019.01.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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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뭐야?"

감정을 읽기 힘든 '무표정'의 대명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곱슬머리 남자 아이를 무릎에 끌어다 앉히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10여 명의 아이들 틈바구니에 이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앉아 5분여 간 어색한 자리를 이어갔다. 11일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한 서울 구로구의 한 사립유치원 교실에서다.

'패스트트랙' 빠진 유치원3법, 민주당의 최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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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이해찬 대표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1일 서울 구로구 혜원유치원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민주당 지도부가 사립유치원을 새해 첫 현장 최고위 장소로 선택한 배경은 지난해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처리 대기' 상태가 된 유치원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에 있다. 보통 현장 최고위 때와 달리,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이날 현장에 취재진이 붐빈 이유이기도 하다.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으로 본회의 상정까지는 무리가 없게 됐지만, 최소 330일이 걸리는 시간 문제가 남아있는 상황. 문재인 대통령까지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유치원3법의 조속한 통과를 국회에 요청한다"라고 읍소한 만큼 유치원3법은 민주당의 상반기 최우선 과제일 수밖에 없다.

"우리 손자는 신림동 살 때는 구립 단설 보냈는데 새로 이사한 곳에서는 사립 보냈다. 국공립은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짧아서. 나머지는 다 별도로 해야 하고..."

이 대표는 이날 유치원 체육관에서 열린 간담회 자리에서 자신도 유치원을 다니는 손자를 둔 할아버지임을 누차 밝혔다. 학부모들의 고민을 충분히 잘 알고 있다는 일종의 '어필'이었다. 동시에 유치원3법 처리 연기에 대한 유감 표명과 '2월 처리'를 강조하기도 했다.

사립유치원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국공립 유치원과의 예산 불균등, 국가 지원 부족 등에 대해서도 "이제라도 공공교육과 보육을 강화하는 쪽으로 훨씬 많이 가야 한다고 본다"라면서 국가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는 "교육부장관을 했었는데, 보육은 국가가 책임을 많이 져야 하는 영역이다"라면서 "예산 때문에 하지 못한 부분인데 훨씬 (국가의 영역으로) 많이 가야 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해법을 남북 관계 개선에서 찾았다. 그는 "국방비 부담으로 교육 재정에 사용을 많이 못했는데, 이번 년도에는 상황이 많이 호전돼 가는 것 같다"라면서 "안보 비용의 수요가 줄어드니 (교육 쪽으로) 더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교육의 국가화, 보육의 국가화 방향으로 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사립유치원의 유치원3법에 대한 오해를 거둬 달라고 읍소했다.

홍 원내대표는 "3법이 통과되면 국가가 재산을 몰수하고 설립자는 원장이 못된다는 이야기를 하시던데, 3법은 그런 법이 아니다"라면서 "3법에 대한 많은 오해를 원장님들이 거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어 "여야간 협상을 통해 330일 이내라도 처리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라면서 "유치원3법이 사립유치원의 명예도 되찾고 신뢰도 회복하는 그런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장현국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한사협) 공동대표는 이에 "장기수선충당금(유지관리비) 현실화 문제만 확실히 하면 에듀파인을 도입할 수 있다"라면서 "일부 사립유치원들이 아무 이유 없이 재산이 몰수 된다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정치권이) 안정감을 줘야 한다, 설립자들의 기여 부분을 인정하고 확실히 발표한다면 빠른 시일 내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정부 유아교육 방향 홍보 나선 이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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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 노는 모습 지켜보는 이해찬, 홍영표이해찬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들이 11일 서울 구로구 혜원유치원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어린이들을 만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자리 참석하려고 연차 냈다. 연차 한 번 내기가 너무 어렵다. 어머님 찬스, 아버님 찬스 없이는 이런 자리에 올 수가 없다."

광주에서 간담회 참석을 위해 올라왔다는 한 '직장맘'은 이 대표에게 맞벌이 부부가 국공립만 의지해서는 아이를 돌볼 수 없는 현실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며 아이 유치원을 찾아보면 사립을 많이 보낼 수밖에 없다, 야근을 할 때도 어려움 없이 (돌봄) 지원을 해주기 때문이다"라면서 "경제적 부분에서 사립과 공립의 지원이 차이가 나는 게 사실인데 학부모 입장에서는 공평한 지원 여건만 마련된다면 부담을 좀 더 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립유치원에서 7년간 아이들을 가르쳐왔다는 한 교사 또한 국공립과 사립간 '교사 격차'를 강조하며 공평한 환경을 요구했다. 그는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자격을 취득해 같은 교육을 하지만, 사립이라는 이유만으로 국공립보다 더 낮은 처우를 받고 있다"라면서 "저도 대학원을 다니면서 좋은 교사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변함없는 격차를 볼 때마다 교사로서 회의감이 든다"라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이날 마무리 발언을 통해 현 정부의 지원 확대 방침을 강조했다. 그는 "새 정부에 들어와 (국가 보조금도) 더 늘리고 아동수당도 10만 원씩 더 주고 있다"라면서 "여러분의 재산을 보호하며 공공성도 강화하고 유치원의 질을 더 높여 학부모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가는 것이 현 정부의 유아교육 정책이다, 그런 부분을 더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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