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당권 도전에 '브레이크' 걸린 이유

평행선 달리는 자유한국당 단일-집단 지도체제 논쟁... 차기 총선 공천 셈법까지 겹쳐져

등록 2019.01.11 16:04수정 2019.01.11 18:06
9
원고료주기
a

11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회 토론회 '30·40대 왜 위기인가?'에서 오세훈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금 시점을 특정해서 말씀드리기는 너무 이른 것 같고 이제 막바지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논의과정을 지켜보면서 하도록 하겠다."

오세훈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위 위원장이 11일 오전 전당대회 출마 선언 시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 답변이다. 아직 당의 지도체제나 당대표 선출 방법이 결정되지 않아서 자신이 당대표 출마를 결정하기엔 조금 이르다는 설명이었다.

그의 말대로 한국당 지도체제에 대한 논의는 11일 현재까지 '미완' 상태다. 현행인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아래 단일지도체제)를 유지할 것인지, 일반적인 집단지도체제(아래 집단지도체제)로 변경할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14일 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안을 상정해 17일 열릴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거쳐 의결한다는 계획만 확정돼 있다.

"집단체제, 계파갈등 제어 못 해" vs. "단일체제, 당대표 권력 전횡"

단일지도체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선출하는 제도다. 이 경우엔 최고위원 경선을 '마이너리그'로 부를 만큼, 당대표 경선의 정치적 비중이 크다. 지도부 입성이 원천 차단되는 낙선의 위험 부담을 감내한 당대표에게 보다 큰 권한이 주어진다. 반면 집단지도체제는 최다득표자를 당대표로 세우고 그 이후 득표순으로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엔 합의형 지도체제에 가까워 당대표의 권한이 상대적으로 단일지도체제보다 적은 편이다.

단일지도체제를 주장하는 쪽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차기 총·대선을 돌파해야 한다는 논리를 전개한다. 또 집단지도체제일 땐 계파논리에 따라 지도부가 흔들릴 것이라고 반대한다. 이들이 집단지도체제의 부정적 사례로 드는 건 2014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체제 때다. 비박(비박근혜)을 대표하던 김무성 의원은 친박(친박근혜) 좌장이었던 서청원 의원을 압도적인 표 차로 꺾고 당대표로 선출됐다. 그러나 집단지도체제는 계파갈등을 제어하지 못했다. 친박의 견제가 계속 이어졌고 결국 이는 2016년 총선 공천 파동 및 패배로 이어졌다.

집단지도체제를 주장하는 쪽은 권한이 집중된 당대표의 전횡 가능성이 크고 당내 민주화에도 역행된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단일지도체제의 부정적 사례로 드는 건 2016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체제 때와 2017년 한국당 홍준표 대표 체제 때다.

이정현 당시 대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대안으로 제시됐던 '지도부 전원 사퇴' 카드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버티기'로 일관했다. 이는 당시 분당 사태의 단초 중 하나였다. 홍준표 전 대표도 당 안팎의 비판을 무시하면서 당을 진두지휘했다. 이는 지난해 지방선거 패인 중 하나로 꼽힌다.

즉, 양쪽 모두 역사로 실증된 장단점이 명확한 셈이다. 결국 전날(10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결론은 없었다. 한국당은 이때 단일지도체제·집단지도체제·권역별 지도체제 등 세 가지 안 중 하나를 선택하는 설문조사도 진행했지만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a

목 축이는 나경원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 남소연


이에 대해 나경원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투표가 아닌 의견 취합"이라며 비대위 논의의 참고자료로 쓰일 것이라고 전했다. 또 "발언하신 의원 수는 비슷했다, 집단지도체제를 선호하는 분들이 조금 더 많은 정도였다"면서도 "의총은 보고를 받는 곳이고 결정 권한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즉, 지도체제 결정과 관련해선 비대위의 권한을 존중하겠다는 얘기였다. 현재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는 단일지도체제를 보다 선호하는 편이다.

오세훈 "총·대선 승리 이끌 제도 무엇인지에 초점 맞춰야"

지도체제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차기 지도부가 2020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한다는 점까지 겹쳐져 셈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승자독식 가능성이 큰 단일지도체제냐, 계파별 지분 확보가 가능한 집단지도체제냐 등을 놓고도 물밑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전날 의총 당시 기자들과 만나 "단일지도체제가 맞다고 보는 사람들은 침묵하고 있다"며 "이해관계가 있는 이들만 (집단지도체제 주장) 발언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친박 중진 유기준 의원은 같은 날 기자들을 만나 "의총에서 많은 사람들이 얘기한 안(집단지도체제)과 다른 안이 (비대위서) 올라간다면 상임전국위 개최부터 어렵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2.27 전당대회 출마자들의 생각도 각각 다르다.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혔거나 가능성이 점쳐지는 인사 중 정우택 의원과 오세훈 위원장,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은 단일지도체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심재철·조경태·주호영·김진태 의원 등은 전날(10일)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주장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오세훈 위원장은 이날도 총·대선 승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사실상 단일지도체제 유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어느 시스템이나 제도적으로 장단점이 있다"면서도 "어떤 것이 총·대선 승리를 이끌 수 있는 제도인가, 여기에 초점을 맞춰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110명이 넘는 의원들 방을 일일이 돌면서 의견을 취합한 결과, 초·재선 의원들의 정서는 초계파·탈계파다. 리더십을 발휘해 통합의 총선, 미래로 가는 총선으로 이끌어달라는 것이었다"며 "앞으로 당 지도부를 구성할 분들은 이러한 염원을 담아서 통합적인 리더십으로 미래비전을 이끌어가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댓글9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AD

AD

인기기사

  1. 1 고문실을 유스호스텔로 꾸민 MB... "사람들이 이걸 알까?"
  2. 2 '이완영 아웃'이 재판 때문? 나경원의 이상한 평가
  3. 3 오죽하면... 경찰도 서울시도 "거기 갔다간 맞아죽어요"
  4. 4 '자택 구금 수준'이라더니... 만나고 싶은 사람 다 만나는 MB
  5. 5 "서울도 아닌데 최저임금 달라고?"... 지방 떠나는 청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