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조사 종료... 귀갓길에도 '포토라인 패싱'

약 14시간 만에 조사 마쳐... ‘김앤장’ 만난 문건 질문에도 묵묵부답

등록 2019.01.12 00:17수정 2019.01.1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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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사법농단 관련 검찰조사를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4시간 만에 첫 검찰 소환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원장으로서 검찰 조사를 받은 그는 오전 검찰 출석에 이어 귀갓길에도 기자들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포토라인을 지나쳤다.

양 전 대법원장은 11일 오후 11시 55분께 조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건물을 빠져나왔다. 청사 15층에 마련된 특별조사실에서 조사를 받고 나온 그는 자신의 변호인인 최정숙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 등과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뒤 청사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오전 (대법원 기자회견에서) 편견, 선입견 말씀하셨는데 검찰 수사가 그렇다고 보나", "법무법인 김앤장과 강제징용 재판 논의한 문건 나왔는데 이에 대해 할 말이 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미소를 띤 채 검은색 차량을 타고 사라졌다. 약 12초 만이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1522호 조사실에서 본격적인 검찰 조사를 받았다. 조사가 시작되기 전,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조사 과정 등을 설명했고, 박주성 특수1부 부부장이 오후 4시까지 핵심 혐의인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민사소송 개입 의혹을 따져 물었다.

이후 단성한 특수1부 부부장이 양승태 대법원에 비판적이거나 박근혜 정부 관심 재판을 비판한 법관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혐의를 조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점심과 저녁 모두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징용소송 재판거래' 의혹과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을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구체적인 물증이 제시되는 경우에는 실무를 맡은 법관들이 한 일이라 알지 못한다는 등 본인에게는 법적 책임이 없다는 식이다. 검찰 관계자는 "혐의와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8시 40분부터 조서가 제대로 작성됐는지 확인하는 '조서 열람'을 시작했다. 그는 3시간 동안 변호인과 자신의 조서를 검토했다. 일부 시민들은 늦은 저녁까지 서울중앙지검 주변에서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오전에도 포토라인 무시... 이르면 주말 재조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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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탄 현수막 쳐다보는 양승태사법농단 피의자로 검찰소환을 앞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소환 직전 서초동 대법원 정문앞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도착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포토라인에 서기 전 자신을 규탄하는 법원노조 현수막을 쳐다보고 있다. ⓒ 권우성

 
'포토라인 패싱'은 전날 오전에도 일어났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 소환에 앞서 11일 오전 9시께 승용차를 타고 대법원 정문 바로 앞까지 이동해 본인의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시위대의 저지에도 "대법원에서 기자회견을 한다기보다는 법원에서 전 인생을 근무한 사람으로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법원을 한번 들렀다 가고 싶은 마음이었다"라며 "편견이나 선입견 없는 시선으로 이 사건을 봐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검찰 조사를 향한 불만이었다.

그러나 정작 200여명의 취재진이 기다리던 서울중앙지검에서는 10초 만에 포토라인을 통과해 청사 안으로 사라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자신의 주요 혐의인 일제 강제징용 민사소송과 법관 인사 불이익 등에도 입을 굳게 다물고 바로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이런 양 전 대법원장의 태도에 법조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사법농단 연루된 판사들 대부분이 묵묵히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 양 전 대법원장이 저런 식이면 국민이 '판사는 다 저렇게 오만하구나' 생각하지 않겠나"라며 "매우 비상식적인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검찰은 혐의가 방대한 만큼 몇 차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방침이다. 이르면 이번 주말 내 양 전 대법원장을 비공개로 재소환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사회적 주목도와 관심을 감안할 때 너무 오래 조사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나 생각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외에도 수사기밀·영장정보 유출, 공보관실 운영비 유용 등 여러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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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사법농단 관련 검찰조사를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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