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도 속인 박소연, 사퇴해야" 뛰쳐나온 케어 내부자들

직원들 "안락사 논란 박 대표, 사퇴"... 박 대표 "모금·공간 때문에 안락사한 것 아냐"

등록 2019.01.12 17:49수정 2019.01.1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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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안락사를 자행했다는 폭로가 나온 동물권단체 케어의 직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소연 케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연합뉴스

안락사 논란이 불거진 동물권단체 '케어' 직원들이 박소연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 열고 "박 대표가 직원도 속였다"며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케어 대표 사퇴를 위한 직원 연대'(아래 연대)는 <뉴스타파> 등의 언론을 통해 드러난 내용을 설명하며 "안락사에 대한 의사 결정은 박소연 대표, 동물관리국 일부 관리자 사이에서만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케어는 2011년 이후 '안락사 없는 보호소(No Kill Shelter)'를 표방해 왔다. 모두 거짓임이 이번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앞서 11일 <셜록>, <뉴스타파> 등은 "케어가 지난 2015년 초부터 2018년 9월까지, 200여 마리의 구조된 동물을 안락사 시켰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병들거나 아프지 않은 건강한 개체였다"는 내부제보자의 증언을 공개했다. 또 "이같은 안락사는 명확한 기준 없이, 단지 보호소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개체수 조절을 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주장을 소개하며, 박 대표가 직원 등과 나눈 온라인 메신저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날 광장에 선 연대 측은 "(이런 일을) 직원들도 몰랐다. 연이은 무리한 구조, 업무 분화로 케어 직원들은 안락사에 대한 정보로부터 차단됐다"면서 "많은 결정이 대표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으로 이루어지는 시스템에서 직원들은 안락사와 같이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 듣지 못한 채 근무해 왔다"고 밝혔다.

연대는 "필요에 따른 안락사에 절대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도 수많은 동물보호소가 안락사를 시행한다"면서도 "하지만 금번 보도가 지적한 것처럼 케어는 안락사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의사결정권자의 임의적 판단에 따라 안락사가 진행돼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죽이기 위해 구조하고, 구조를 위해 죽이는 것은 죽음의 무대를 옮긴 것에 불과하다"면서 "시민들이 바라는 케어의 동물구조 활동은 이러한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다. 또한 이만한 규모로 안락사를 진행했다면 반드시 후원자들에게 알렸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이 바란 동물구조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 것"

이들은 박소연 대표의 운영 행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연대는 "점차 심화되어 가는 독단적인 의사결정, 강압적인 업무지시, 무리한 대규모 구조 등은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면서 "특히 2018년도 최대 구조였던 '남양주 개농장 250마리 구조'는 케어 여력 밖의 일이었다. 그 과정에서 활동가들은 많은 의견을 제시했지만, 대표는 '이미 결정되었다'며 더 들으려 하지 않고 힘에 부치는 구조를 강행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이 같이 박소연 대표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우면서도 "이제 더 추워지는 날씨 속에 동물들의 따뜻한 보금자리와 먹고 마실 것이 필요하다"라며 "위기의 동물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도움을 주시던 분들이 많이 분노하고 계시겠지만 이 동물들을 잊지 않고 함께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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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 안락사 논란을 보도한 뉴스타파 영상 갈무리. ⓒ 뉴스타파 갈무리

한편, 박소연 대표는 '안락사 없는 보호소(No Kill Shelter)'를 표방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안락사를 진행한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하지 못한 점은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대표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내부 총의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박소연 대표는 12일 기자와 통화에서 "(케어에서) 구조, 보호한 동물들 중 안락사 비율은 10~15%다. 정부 보호소에서도 안락사를 하는 상황이다. 우리가 (안락사)한 동물들은 상처가 심하거나 구조가 어렵고, 애니멀호더, 개농장에서 구조한 애들"이라고 주장했다.

'후원금 때문에 구조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혀 아니다. 동물을 구조하면 초기 치료비가 엄청나게 들기 때문에 모금이 필요하다. 구조를 했기 때문에 모금한 것이지, 모금을 위해 구조한 것은 아니다. 이후 관리 등의 추가비가 발생한다. 각오하고 구조했다"고 말했다.

또 '공간 문제 때문에 안락사를 감행했다'는 의혹 제기에는 "2년 전보다 보호소 규모가 3배 이상 늘었다. 위탁 비용, 사료비 등으로 1000만 원 넘게 드는데 박소연이 부를 축적했다는 말은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안락사는 어떻게 결정됐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예전 공동대표, 국장 등의 동의 하에 이뤄졌다. (심하게 다치거나, 보호할 수 없는) 상황이니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모금 때문에, 공간이 부족해서, (안락사) 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미 안락사를 예정하고 구조했다'는 비판에는 "구조는 구조대로 한 것이다. 뭐하러 보호소를 늘렸겠나. 사람들에게 알릴 수 없었던 것은, 아픈 동물에 대한 안락사 기준도 사람들마다 달랐을 것이다. 이 불편한 것들을 알릴 수가 없었다. 동물들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안락사) 했다. 제 이미지를 위했다면 안락사를 안 하면 됐다"라며 일부러 속인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남양주 개농장 250마리 동물 구조는 케어의 능력을 벗어나는 일인데 강행했다'는 내부적 문제제기에 대해도 언급했다. 그는 "개농장을 2년간 다녔다. 갈 때마다 애들이 늘어났고 상태가 안 좋아졌다. 조금씩 구조했지만 해결이 안 됐다. 해외단체가 개입하면서 치료비와 입양을 지원하겠다고 해서 용기를 냈다"며 "나중에 관리나 사료비, 인건비 등은 우리(케어)가 책임진다고 했다. 정말 동물들이 폭염에 죽어가고 있었고 우리가 힘들더라도 데리고 오자는 생각이었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의 대표 사퇴 촉구에 관래 어떤 입장인지 묻자 "혼란스러운 직원들의 심정은 이해한다"면서도 "제 최종목표는 '케어가 무너지면 안 된다'이다"라고 말했다. "케어는 동물 편에 서 있는 단체다. 대책위가 꾸려지는 것은 바라지만 일방적인 보도만 믿고, 우리가 했던 진정성을 폄하하는 것에는 우려가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또 외부단체들이 개입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직원들이 케어의 정신 만큼은 의심하지 말고 케어 안에서 진정한 대책위를 통해 결정하는 구조로 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한편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내부고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80마리,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총 250마리의 동물이 안락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내부고발자 측은 대부분의 안락사가 '보호소 공간 확보'를 위해 이루어졌고, 건강하고 문제가 없는 동물도 안락사 됐다고 주장한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연간 후원금 20억 규모로 운영되는 시민단체다. 활동가들도 40여 명에 달한다. 박소연 대표 사퇴를 위한 직원 연대에는 18명의 활동가가 이름을 올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먼컨슈머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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