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 거론... "군사정권 때보다 더 심하다"는 당당위

[현장] 일부 시민은 '갸웃' 반응... 혜화역에서 '3차 유죄추정 규탄 집회'

등록 2019.01.12 19:07수정 2019.01.12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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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 인근에서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당당위)' 회원들이 제3차 유죄추정 규탄시위를 하고 있다. 당당위는 지난해 부산지법 동부지원이 곰탕집에서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 A씨에게 징역 6개월 선고 판결에 반발하며 결성된 모임이다. ⓒ 연합뉴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심에서 무죄를 받았는데 2심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여성단체 쪽에서 꾸준히 압력을 넣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증거 없이 범죄를 처벌하는 판결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일명 '곰탕집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단체 '당당위(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가 12일 오후 주최한 '제3차 유죄추정 규탄시위'에서 나온 말이다.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열린 이날 시위에는 120여 명이 참석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별칭 '청년화이팅'은 "안 전 지사처럼 권력을 가진 사람도 이런 상황인데 우리 같은 사람이 걸려들면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지난해 미투 운동(METOO, '나도 고발한다'는 뜻의 성폭력 증언 운동)이 활발하던 당시 안희정 전 지사의 비서 김지은씨가 성폭력 피해를 고발한 것과 관련해 이날 시위 참가자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

지역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을 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더불어 "(성폭력) 신고를 한 사람의 일관된 진술만으로도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유죄 판결을 받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것은 누가 봐도 불합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발언에 나선 서울 관악구 거주 20대 중반 남성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법부가 헌법과 형사소송법을 무시하면서 (성폭력에) 무고한 사람들의 범죄를 전폭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 나라에서는 더 이상 사법부가 정의를 추구하지 않는다"며 "검사도, 판사도, 정의를 지키지 않아 우리만 남겨졌다, 소중한 사람들의 인생이 합법적으로 영원히 박살 나는 것을 막아보려 시위에 나왔다"고 덧붙였다.

시민들 반응은 '물음표'... "성급한 일반화, 시위 내용 동의 어려워"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을 들은 시민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아무개씨(29)는 "너무 남녀가 나눠져 싸우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안 전 지사의) 비서가 괜한 말을 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김아무개씨(가명)는 "성급하게 (무고로) 일반화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성범죄 신고를 당할까 지하철에서 조심하게 된다는 친구들도 있지만 시위 내용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날 시위를 주최한 문성호 당당위 대표는 과거 민주화 운동 중 희생된 열사들과 현재 무고하게 성범죄자로 내몰린 이들을 동일선상에 놓으며 일부 남성들의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3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사법정의가 지켜지지 않는 사회였다"며 "경찰이 사람을 데려가 자백할 때까지 때렸다, 민주화 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많이 희생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는 "이제는 더 심하다"며 "이제는 나를 고소한 사람이 '내 눈물이 증거'라고 하는 사회가 됐다, 군사정권 때보다 사법정의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어떤 이를 가해자로 지목하며) '강간 당했다'고 하면 수사가 진행되고, (지목된 사람은) 회사에서 잘리고, 무죄로 나와도 아무도 모르는 끔찍한 사회가 됐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대중교통을 신체접촉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며 "무죄추정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사회에서는 밖에 나가면 온통 지뢰밭일 뿐"이라고 말했다.
 

‘곰탕집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단체 ‘당당위(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가 12일 오후 주최한 '제3차 유죄추정 규탄시위' 모습. ⓒ 조선혜


이어 발언에 나선 박영랑(25)씨는 여성의 입장을 대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수가 많지만, 남성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는 없어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성단체가 사익단체까지 포함해 몇 개인지 아느냐"며 "2016년 기준 3199개다, 남성단체는 0개"라고 말했다. 그는 "웃을 일이 아니다, 부끄러운 우리의 민낯"이라며 "여성단체가 이렇게 많아 정치적으로든 상당히 조직적으로 활동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이런 영향으로) 여성단체들이 많은 세금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상태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행동하는 1000명이 침묵하는 100만 명보다 강력하다"며 남성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사람들은 "편파 없는 공정재판", "사법정의 지켜내자", "준수하라 증거재판" 등 구호를 외치며 성범죄 수사 과정에서 무죄추정의 원칙이 준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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