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홍보하더니.... 세종보에 남은 것은 가물막이 쓰레기

[주장] 또 다시 파헤쳐지는 금강... 뒤늦게 드러난 진실에 상응하는 조치 필요

등록 2019.01.14 20:22수정 2019.01.1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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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가장 빠르게 착공된 4대강 사업 현장이 바로 세종보이다. 4대강 16개 보 중 가장 빠르게 착공하고 가장 빠르게 완공된 곳이다. 4대강 다른 보에 비해 비교적 낮은 높이(4m)라 건설 과정에서 참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 곳이다. 이런 세종보는 2019년 다시 뉴스의 중심에 섰다. 대우가 만든 세종보 가물막이를 철거하지 않은 채 준공받은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가물막이라는 임시구조물이 방치되면서 세종보의 대규모 쓰레기가 되었다.

[관련 기사]

'삽질'로 찾은 마대자루, 뒤늦게 발견한 4대강의 진실
 

2009년 6월 12일 착공식반대 기자회견모습 . ⓒ 이경호

 
가물막이가 방치된 현장은 다시 포크레인 3대가 들어가 철거를 진행하고 있다. 가물막이 쓰레기 철거를 위해 강 바닥은 다시 파헤쳐지고 있다. 이런 곳이 어떻게 준공허가가 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교훈이 생각난다. 물에 잠겨 있었다면 가물막이 흔적은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수문을 열자 진실이 드러난 것이다. 2017년 11월 세종보의 수문이 열린 결과로 이런 과거의 오류가 확인되고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물속에 있는 가물막이 모습 . ⓒ 이경호

 
4대강 사업 당시 밀어붙이며 사업을 강행한 사람들이 얼마나 졸속으로 준공허가를 내 줬는지 알 수 있다.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현재 방치된 가물막이 쓰레기는 정리하여 깨끗한 금강으로 돌려놔야 한다.
 

가물막이 1t백을 수거중인 포크레인 . ⓒ 이경호

 
이렇게 정리되는 금강의 모습과 함께 당시 사업을 추진했던 건설사와 감리·허가관청에 대한 책임도 반드시 필요하다. 토목건설 사업과정을 관리 감독해야 할 감리·허가관청인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가물막이도 철거하지 않았는데 모든 것을 완공된 것으로 처리한 것은 엄연한 직무유기다.

12일 현장에서는 담당부서 공무원과 건설사 직원 등에 대한 자료를 찾기가 어렵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찾기 어려운 것인지, 찾고 싶지 않은 것인지 알 수 없다. 정부는 세종보를 건설한 것을 치하하는 훈·포장도 줬는데 말이다. 이런 정도면 훈·포장을 취소하기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당시 허가를 관장했던 국토교통부와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그리고 시공했던 대우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것은 정의와 관련된 문제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지 않는다면 앞으로 모든 하천공사에 가물막이 방치는 관행이 될 수도 있다. 논리의 비약이지만 그만큼 이번에 책임을 제대로 묻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세종보 건설당시 모습 . ⓒ 이경호

 
4대강 사업 당시를 회상해 보면, 세종보는 환경 훼손이 크지 않다고 보여주기 위한 곳으로 가장 적합했기 때문에 고위 공직자들이 참 많이 방문했다. 아직도 보 건설 당시 세워진 홍보관에 다녀간 사람들의 단체사진을 전시해 놨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렇게 홍보에 열을 올리던 지역이었던 세종보마저 이 모양이니 다른 지역은 볼 것도 없다.

당시 현장에서 사진을 찍거나 접근을 하지 못하도록 몸싸움하며 멱살을 잡혔던 일은 너무나 비일비재했다. 필자가 멱살을 잡히고 헬맷으로 위협을 받으며 몸싸움을 벌였던 현장에서 작은 진실이 하나 드러났다. 숨기려고 했던 이유가 이제야 다시 확인되었다. 졸속으로 빠르게 강행되는 현장의 오류들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수문을 닫아 수장하기만 하면 진실을 덮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을 게다.


지난 12일까지 현장에서 약 37t의 가물막이 쓰레기가 확인되었다. 쓰레기를 치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현장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책임을 묻지 않으면 이런 일은 또 벌어질 수밖에 없다.

관리감독과 허가과정을 졸속으로 처리한 것 역시 작은 문제가 아니다. 명백한 직무유기이며 불법허가를 내준 범죄인 것이다. 이것에 동조했던 많은 관계자들이 아직도 관계부처에서 승승장구하며 지내고 있다는 제보들이 많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차원에서라도 일벌백계해야 한다. 다시 공사장이 된 세종보 현장에서 다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환경활동가의 작은 목소리를 들어주길 바란다.
#세종보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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