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출범한 우리금융지주, '스타트업'서 활로 찾을까

[현장] 손태승 회장 "스타트업 성장 공유하면 우리도 이익... 성공모델 만들면 다른 곳도 따라와"

등록 2019.01.14 17:44수정 2019.01.1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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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우리금융지주 출범식에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발언하고 있다. ⓒ 우리금융지주



"스타트업 10곳에 투자해 1~2곳만 성공해도 우리금융지주에 이익입니다. 물론 투자를 받는 기업에게도 큰 도움이 됩니다. 판교에 있는, 몇천만 원으로 시작한 회사들이 몇조 원 규모로 성장했죠. 이런 성장을 공유하면 우리에게도 이익이라고 직원들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14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의 말이다.

이날 우리금융지주 출범을 맞아 서울 중구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손 회장은 지주회사 차원에서의 향후 계획과 더불어 주요 자회사인 우리은행의 경영 목표도 소개했다. 그는 지난 2017년 12월 우리은행장으로 취임한 뒤 1년 넘게 은행을 이끌어오던 중 올해부터 지주회장 직무도 함께 맡게 됐다.

손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 혁신기업에 대출을 많이 해주는 등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중소기업 대출도 하고 자영업자 대출도 많이 하고 있는데, 올해 중소기업 대출을 많이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기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해주면 우리나라 경제에도 상당히 도움되고,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스타트업 지원, 성공모델 만들면 은행들 따라올 것"

손 회장은 "은행원들이 스타트업 등에 대출한 뒤 부실이 나면 징계를 받게 되는데, 작년부터는 고의나 중과실이 아니면 이를 면제할 수 있게 바꿨다"며 "(징계를 받을까 두려워) 스타트업 심사를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9월 13곳에 투자가 들어갔고, 2차 대출도 심사하고 있다"며 "은행 투자로 부족하니 펀드를 만들었는데 3조 원 정도로 (규모를 키워) 투자를 활성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실제 실리콘밸리가 지금처럼 커진 것은 미국 금융기관들이 성장기업에 초기에 투자했기 때문"이라며 "우리은행이 성공모델을 만들면 다른 은행들도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날 손 회장은 작년 추석 우리은행이 전산시스템을 변경한 이후 모바일뱅킹 등에서 오류가 발생했던 점과 관련해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는 "지난해 15년 만에 '빅뱅' 방식으로 전산시스템을 새로 바꿨다"며 "단순한 보완이 아니라 과거 시스템을 다 없애고 새 시스템을 깔다 보니 그런 오류가 났다"고 말했다. 이후 우리은행은 시스템을 보완했고, 2월 설 연휴를 앞두고 비상대응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금융지주 통합 마케팅으로 소비자 혜택 늘어날 것"

또 손 회장은 2017년 불거진 우리은행 채용비리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채용과정 전반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채용 프로세스를 전면 개선했다"며 "작년 4차례 채용을 했는데 한 번도 잡음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은행의 개입을 상당히 줄였다. 서류심사와 필기시험은 외부전문기관에서 맡고 있다"며 "면접에도 외부인사가 절반 이상 들어오고, 점수조작을 하지 못하도록 태블릿PC에 점수를 입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손 회장은 우리금융지주의 경영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증권회사 등) 비은행 쪽으로 인수합병(M&A)를 많이 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려갈 것"이라며 "보험회사는 자본확충 문제 등으로 당분간 쉽지 않겠지만 증권의 경우 올해 인수가 어렵다면 공동지분투자 등 여러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또 "2020년이나 2021년에는 상당부분 포트폴리오를 갖춰 1등 금융그룹이 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비은행 금융기관 비중을 40%까지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주회사 출범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좋은 점은 종합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이라며 "지주사 체제에서 증권사를 갖게 되면 고객이 한자리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룹에서 통합 마케팅을 하면 소비자 혜택이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우리금융지주 출범식에서 "우리금융지주가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수익기반을 확충하고, 고객에 대한 복합적인 금융서비스 제공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최 위원장은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과 혁신을 촉발하고, 금융산업 전반의 활력을 높이는 데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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