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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의 '놀라운 뒷심', 호주 오픈 1R서 3-2 '대역전승' 거둬

[2019 호주 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1R] 정현 3-2 브래들리 클란

19.01.15 16:20최종업데이트19.01.1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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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브레이크 포인트에서 두 번이나 실패하는 바람에 벼랑 끝에 몰렸던 정현이 결코 쉽지 않았던 게임을 멋지게 뒤집어 버렸다. 정현이 지난해 이 대회 4강까지 올랐던 좋은 기억이 떠오를 법하다. 

한국 남자테니스의 희망 정현(세계 랭킹 25위)이 우리 시각으로 15일 오전 10시 50분 호주 멜버른 파크 8번 코트에서 벌어진 2019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1라운드에서 브래들리 클란(미국, 78위)을 상대로 3시간 37분만에 3-2(6-7, 6-7, 6-3, 6-2, 6-4) 대역전승을 거뒀다. 

서브 실수로 내준 2세트 타이 브레이크
 

한국 테니스 선수 정현 ⓒ EPA/연합뉴스

 
2세트가 끝날 때까지 두 선수는 자기 서브 게임을 완벽하게 지켜냈다. 그만큼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위력적인 서브를 내리꽂았다는 뜻이기도 했다. 

48분 걸린 1세트를 타이 브레이크에서 아쉽게 내준 정현은 2세트에서 반전을 노렸지만 왼손잡이 강 서버 브래들리 클란을 충분히 흔들지 못했다. 그래서 2세트도 타이 브레이크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정현은 과감한 포핸드 패싱샷, 포핸드 발리 등의 기술을 자랑하며 5-4로 앞서나가기도 했지만 브래들리 클란의 왼손 서브 위력이 빛나면서 6-5로 타이 브레이크 포인트가 뒤집혔다. 세트 포인트 위기에 몰린 정현은 서브권을 두 개 쥐고 있었기에 다시 역전을 기대했지만 어이없는 서브 실수(더블 폴트)를 저질러 1세트와 똑같은 성적표를 받아들고 말았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노박 조코비치를 이기며 세계 남자프로테니스계를 놀라게 했던 정현이 1라운드에서 미끄러질 위기에 직면한 셈이었다. 하지만 정현은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3세트부터 놀라운 뒤집기 스트로크가 시작된 것이다.

서브부터 차근차근 다시 가다듬은 정현

3세트 시작은 브래들리 클란의 서브 게임이었다. 여기서 정현은 관중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내는 포핸드 드롭 발리 기술을 자랑하며 첫 번째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잡아냈다. 정현의 기세에 놀란 브래들리 클란은 백핸드 스트로크 실수를 저지르며 3세트 첫 게임을 내주고 말았다. 

정현은 3세트 다섯 번째 게임에서도 아름다운 백핸드 다운 더 라인으로 듀스를 만들며 따라붙었다. 그리고는 과감한 포핸드 스트로크로 두 번째 브레이크 포인트를 가져온 것이다.

브래들리 클란은 정현이 3세트에서 4-1로 멀리 달아나자 등 근육을 풀어주기 위한 메디컬 타임 아웃을 요청하기도 했다. 2010년 US 오픈을 통해 그랜드 슬램 타이틀에 도전하기 시작한 브래들리 클란은 메이저 대회 2라운드(64강) 경험이 단 세 번(2012, 2013년 US 오픈, 2018년 윔블던)에 불과하고 등 부상으로 공백기가 길었기에 다시 아픈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브래들리 클란은 다시 코트로 나와서 정현을 상대했지만 넘어간 노란공의 흐름을 되찾아오기는 매우 어려웠다. 3세트 아홉 번째 게임에서 서브를 넣은 브래들리 클란은 두 개의 세트 포인트 기회를 정현에게 내준 것이다. 3세트 위닝샷은 정현의 백핸드 크로스였다.

이렇게 한숨을 돌린 정현은 4세트에서도 각도 큰 백핸드 크로스 기술을 맘껏 자랑했다. 궁지에 몰린 브래들리 클란의 스트로크 실수를 이끌어내며 34분만에 6-2 점수판을 만들어낸 것이다. 

5세트를 자기 서브 게임으로 시작한 정현은 부드러운 포핸드 다운 더 라인을 뿌리며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브래들리 클란도 더 물러설 수 없다는 듯 위력적인 서브로 자기 서브 게임을 놓치지 않았다.

마지막 갈림길은 5세트 열 번째 게임, 브래들리 클란의 서브 게임에서 만들어졌다. 어쩌면 1라운드 마지막 게임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낀 브래들리 클란은 포핸드 스트로크 실수를 연거푸 저지르며 스스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브래들리 클란의 포핸드 크로스가 옆줄 밖에 떨어지며 정현에게 매치 포인트 기회가 찾아왔고 이어진 포인트에서도 브래들리 클란의 포핸드 스트로크가 네트를 넘지 못했다. 파이널 세트 소요 시간은 34분이었다.

2라운드(64강)에 오른 정현은 세계 랭킹 53위에 있는 피에르-위그 허버트(프랑스)와 만나게 됐다. 허버트는 1라운드에서 미국의 샘 쿼리를 3-1로 이기고 올라왔다.

2019 호주 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1R 결과
(15일 오전 10시 50분, 멜버른 파크 8번 코트)

★ 정현 3-2(6-7{5TB7}, 6-7{5TB7}, 6-3, 6-2, 6-4) 브래들리 클란

◇ 주요 기록 비교
서브 에이스 : 정현 10개, 브래들리 클란 22개
더블 폴트 : 정현 2개, 브래들리 클란 4개
첫 서브 성공률 : 정현 70%(101/145), 브래들리 클란 64%(105/164)
첫 서브 성공시 득점률 : 정현 80%(81/101), 브래들리 클란 71%(75/105)
세컨드 서브 성공시 득점률 : 정현 66%(29/44), 브래들리 클란 59%(25/59)
브레이크 포인트 성공률 : 정현 43%(6/14), 브래들리 클란 50%(1/2)
네트 포인트 성공률 : 정현 70%(19/27), 브래들리 클란 62%(23/37)
리시빙 포인트 성공률 : 정현 30%(50/164), 브래들리 클란 23%(33/145)
위너 : 정현 34개, 브래들리 클란 58개
리턴 위너 : 정현 3개, 브래들리 클란 4개
언포스드 에러 : 정현 35개, 브래들리 클란 84개
리턴 언포스드 에러 : 정현 6개, 브래들리 클란 27개
가장 빠른 서브 속도 : 정현 249km/h, 브래들리 클란 195km/h
첫 서브 평균 속도 : 정현 187km/h, 브래들리 클란 195km/h
세컨드 서브 평균 속도 : 정현 150km/h, 브래들리 클란 171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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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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