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원도심 주민들 "여기가 투기할 만한 곳인가"

목포 만호동 주민자치위원회 기자회견 열어... "사람들의 노력과 열정 난도질"

등록 2019.01.21 17:42수정 2019.01.2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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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전남 목포시 만호동 거리에서 만호동 주민자치위원회 주민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차질없는 도시재생사업 시행을 촉구하며 건강한 구도심 살리기 운동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2019.1.21 ⓒ 연합뉴스

 
손혜원 국회의원의 목포 '문화재 거리' 투기 의혹과 관련해 목포 만호동 원도심 주민들이 21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투기 의혹을 제기한 언론이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또 "대다수가 버려진 도시라고 생각할 때 이 동네서 살길을 찾고자 함께 고민하던 사람들의 노력과 열정이 소위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난도질당하는 현실은 참고 볼 수 없다"며 "SBS를 포함한 모든 언론의 무분별한 추측성 보도에 대한 철회"를 요구했다.

목포 만호동 원도심 주민들은 만호동 주민자치위원회 명의로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오랜 시간 잊힌 공간이었고 신도시로 살길을 찾아 우리의 이웃들이 떠나고 하나둘씩 불이 꺼진 이 거리는 어떤 희망도 기대할 수 없었다"며 "최근의 근대역사문화공간이라는 이름도 이 거리를 보호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눈을 들어 한 번만 돌아보라, 이곳이 언론이 말하는 투기를 할 만한 곳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지금도 썰렁한 이곳은 직접 본 사람들이 하는 말인가?"라며 "상식적인 사람들이라면 스스로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라고 최근 언론의 왜곡된 보도태도를 비판했다.

또 "아직까지 자리를 지키는 서너 곳의 주민들이 없다면 근대문화역사 공간 선정도 없어질 것이다. 작은 희망으로 버티고 있는 주민들의 소중한 마음을 건드리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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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전남 목포시 만호동 거리에서 열린 만호동 주민자치위원회의 기자회견에 동참한 주민들이 차질 없는 도시재생사업 시행을 촉구하는 성명에 서명하고 있다. 2019.1.21 ⓒ 연합뉴스

  
주민들은 "대다수가 버려진 도시라고 생각할 때 이 동네서 살길을 찾고자 함께 고민하던 사람들의 노력과 열정이 소위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난도질당하는 현실은 참고 볼 수 없다"며 "열심히 살아온 우리 토착민들마저도 마치 투기지역의 투기꾼으로 만들어 생각지도 못한 고통을 주고 있음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또한 "이 거리를 저녁에도 불이 켜진 동네, 사람의 냄새가 피어오르는 동네.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오는 동네로 만들고 싶다"면서 "이제야 기지개를 켜고 새롭게 시작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소중히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우리의 입장이라며 ▲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민간차원에서 추진하는 근대문화자원 추진사업의 적극 환영 ▲ SBS를 포함한 모든 언론의 무분별한 추측성 보도에 대한 철회 ▲ 목포시 구도심살리기 운동본부를 결성 등 5가지 사항을 강조했다.


주민들의 입장발표는 최근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에 대한 강한 유감과 함께 자칫 투기지역으로 오도돼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 지장을 받을 것을 우려한 데 따른 것이다. 

성명서 전문은 다음과 같다.

지역발전과 문화자원을 보호하려는 진심에 단 하나의 의심도 없다.

목포 구도심은 이곳의 토착민인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터전이지만 오랜 시간동안 잊힌 공간이었다. 신도시로 살길을 찾아 우리의 이웃들이 떠나고 하나둘씩 불이 꺼져가던 이 거리는 어떤 희망도 기대할 수 없었다.

최근의 '근대역사문화공간'이라는 이름도 이 거리를 보호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눈을 들어 한 번만 돌아보라 만일 이곳이 언론이 말하는 '투기'를 할 만한 곳인가? 지금도 썰렁한 이곳은 직접 본 사람들이 하는 말인가? 상식적인 사람들이라면 스스로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사람이 살아야 거리가 살아나는 건 당연한 이치다. 이제까지 힘들게 자리를 지키지 않았다면 이곳의 '근대문화역사공간 선정'도 없어질 것이다. 오래된 마을을 지키기 위해서, 내일은 조금은 나아지겠지라는 작은 희망으로 버티고 있는 주민들의 소중한 마음을 건드리지 말아달라.

대다수가 버려진 도시라고 생각할 때 이 동네서 살길을 찾고자 함께 고민하던 사람들의 노력과 열정이, 소위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난도질당하는 현실은 참고 볼 수 없다. 열심히 살아온 우리 토착민들마저도 투기지역으로 투기꾼으로 만들어 생각지도 못한 고통을 주고 있음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이 거리를 저녁에도 불이 켜진 동네, 사람의 냄새가 피어오르는 동네.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오는 동네로 만들고 싶다. 이제야 기지개를 켜고 새롭게 시작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소중히 해 달라.

우리의 입장.

첫째.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민간차원에서 추진하는 근대문화자원 추진사업을 적극 환영한다.

둘째. SBS를 포함한 모든 언론의 무분별한 추측성 보도에 대한 철회를 요구한다.

셋째. 목포 구도심은 투기의 대상이 아니며 이후로도 투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민 스스로 참여와 감시를 한다.

넷째. 목포시민을 분열시키고 이간질시키는 어떤 외부세력의 개입도 우리는 결연히 거부한다.

다섯째. 목포시 구도심살리기 운동본부를 결성하여 지역과 주민을 위한 올바른 정책이 세워지도록 노력한다.

2018년 1월 21일
목포시 만호동 주민자치위원회
#목포 #손혜원 #원도심 #만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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