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에 이런 흑역사가 있었다니요?"

뉴욕에서 열린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희생자 추모식

등록 2019.01.21 21:20수정 2019.01.22 08:20
0
원고료로 응원
 

장기풍 씨가 이날 행사에서 민간인학살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 장기풍


지난 19일 오후 7시. 미국 뉴욕 플러싱 타운 홀에 1백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미주 진실화해 모임' 주최로 열린 한국전쟁 전후 한국에서 희생된 민간인 희생자 추모식과 기념강연을 위해서다. 뉴욕과 워싱턴은 물론 멀리 필라델피아 등 미 동부지역 동포들도 참여했다. <관련 기사 :미국에서도 민간인학살 희생자 추모행사 열린다>

행사는 희생자 추모 헌화와 분향으로 시작됐다. 한편에는 유해발굴 현장에서 모셔 온 희생자의 뼛가루와 각종 기록물이 전시됐다.

성악가 정은주 씨가 추모곡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부르고 시인 김자원 씨의 '영혼이여 안심하소서' 추도시를 낭송했다. 이어 아산시 배방면 설화산 기슭에서 가족을 잃은 유가족 박주성 씨(76) 증언이 이어졌다.

박선주 교수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의 진상'을 주제로 강연했다. 박 교수는 정부수립 후 대전 산내 골령골 등 민간인학살과 6.25 전쟁 중 국군전사자 그리고 홋카이도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와 중국 여순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 세월호 참사 유해발굴 현장과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전통무용가 이송희 씨가 민간인 희생자의 영혼을 위로하는 진혼무를 추고있다. ⓒ 장기풍



 

이날 행사에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의 진상’ 을 주제로 강연한 박선주 교수를 비롯해 100여명이 참석했다. ⓒ 심규상


 그는 아산 배방면 사건과 관련해서는 "희생자 85% 이상이 여성이자 10대 미만 아이들"이라며 "여성과 갓난아이를 포함한 어린이 집단학살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만행"이라고 개탄했다. 박 교수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군인과 순국선열뿐만 아니라 국가 공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살해된 민간인 희생자들에 대해서도 정부가 나서 유해발굴과 명예회복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참석자는 "소문으로만 듣던 양민학살의 실태를 직접 들으니 유가족들의 심정을 알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유학생은 "대한민국에 이런 흑역사가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며 한국의 역사교육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전통무용가 이송희 씨의 진혼무, 음악인 노예리 씨의 '쑥대머리' 노래에 맞춘 이영희 씨의 부채춤에 이은 참석자들이의 '광야에서' 합창으로 마무리했다.

한편 '미주 진실화해 모임'은 민간인 학살 사선과 관련한 자료를 영문으로 번역, 유엔 인권위원회 제소를 계획하고 있다. 또 두 번째 강연회를 계획 중이다.
#뉴욕 #민간인희생자 #진혼무 #박선주 #추도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4. 4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5. 5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