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후 금강수질 좋아졌다?... 납득 못할 논문

박석순 교수 논문, 부족한 자료로 성급하게 결론

등록 2019.01.25 20:36수정 2019.01.25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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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녹조가 창궐한 금강 ⓒ 김종술

 
일부 언론이 4대강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홍보에 앞장섰던 한 학자가 쓴 논문 "대규모 강 복원사업에 의한 수질변화의 통계적, 시각적 비교"의 주장을 인용하며, 금강 수질이 4대강사업으로 개선되었다고 왜곡된 결과를 보도했다. 하지만 인용된 논문이 분석한 자료는 수질변화 분석에 필요한 포괄적 자료가 아니고 한 측면만의 자료였다.

4대강사업은 흐르는 강물을 가두어 정체케 함으로써 수심에 따른 수질 변화가 커지는 성층화가 일어나게 했다. 따라서 4대강사업으로 인한 수질변화를 정확히 분석하려면 수심별 수질 변화를 분석해야 한다.

그런데 인용 논문이 분석한 자료는 국립환경과학원의 수질측정망 자료이다. 이 수질측정망 자료는 일정 수심(대략 70에서 80㎝ 깊이)의 수질만 측정한다. 대체로 이 측정 수심은 정체된 4대강물에서 수질이 가장 좋은 수심이다. 특히 녹조가 심할 때 클로로필a 농도는 녹조 발생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

따라서 인용 논문은 4대강사업으로 펄과 유기물이 퇴적되어 혐기(무산소) 상태가 된 강바닥에서부터 표층까지의 수질 변화를 전혀 알려 줄 수 없다. 결국 인용 논문은 4대강사업으로 수체의 물리화학적 성질이 완전히 달라진 4대강 수질의 사업 전후 변화에 대해 평가할 수 없는 결핍된 자료 분석으로 성급하게 결론짓고 있을 뿐이다.

인용 논문은 4대강 수질의 계절 변화를 언급하고 있는데, 월별 강우량이 수질에 끼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같은 월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또한 연도별 강우량 변화와 기온에 따른 수온 변화가 수질의 연도별 변화에 끼치는 영향 또한 상당히 크다. 따라서 4대강사업 이전으로 설정한 2009년 자료가 사업 이전의 대표적인 기준 자료가 될 수 없다.

더구나 금강 4대강사업은 2009년 후반에 이미 시작되었으므로 2009년 자료는 비교기준으로 적합하지 않다. 그리고 사업 이후로 언급된 2012년도 금강의 보가 준공되고 있던 때이다. 금강의 부여보가 준공된 후 2012년 10월 수십만 마리의 물고기가 떼로 죽는 일이 발생되었고, 이 사건 이전부터 금강 곳곳에서 물고기 등 많은 수서동물들이 사업 이전과 다르게 폐사하여 떠오르고 있었다.

수질측정망 자료 이용은 자료 수집이나 분석에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 인용 논문의 연구는 2017년 저자의 소속 대학이 지원한 연구비로 수행이 되었다. 그런데 실제로 사업이 시작되어 진행되고 있던 2009년 자료만 사업 이전의 비교기준으로 삼은 이유와 사업 이후 자료도 2016년까지 포함하지 않은 이유도 궁금하다.


사실 4대강사업으로 인한 수질변화를 사업 이전과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4대강사업 이전에는 비교에 적절한 수심별 수질 자료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4대강사업으로 인한 수질 변화를 평가하는 유일한 방법은 4대강사업 이후 수심별 시간에 따른 변화를 꾸준히 측정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연구가 체계적으로 진행된 것은 없는 듯하다.

과학적 분석은 결론을 미리 설정하고 그에 맞게 자료를 취사선택하는 일을 피해야 한다. 저자가 미리 설정한 결론에 맞는 자료만 취사선택하여 작성한 논문은 연구윤리에 어긋남으로 게재가 거절되거나 게재되었더라도 게재가 취소되어야 한다. 인용 논문이 그렇게 의도된 논문이라고는 믿고 싶지 않다.

4대강사업 이후 강 생태계가 저수지 생태계로 바뀌고 있는 사례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더 증가하고 심각해져 가는데도, 이를 제대로 평가하는 연구를 정부가 지원하지 않는 듯하다.

정치적 중립을 구실로 과학적 판단보다는 정치적 논쟁을 피하는 연구만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벌인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기 어려운 탓일 듯하다. 이제라도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정부를 보고 싶다.
덧붙이는 글 정민걸 기자는 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입니다.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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